4명 사상 정선 15톤 탑차 사고 유족 ‘인재 (人災)' 주장
군 “산재 적용 검토·안전조치 예정”
경찰, 운행기록계 감식 의뢰
정선에서 4명의 사상자를 낸 15톤 탑차 추돌 사고는 ‘인재’ (人災)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사고와 관련해 유가족이 “위험성이 예견됐음에도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발생한 사고”라며 ‘인재’ (人災) 가능성을 제기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고로 숨진 30대 나모씨의 누나 나혜영(40)씨는 “사고 지점 인근 도로는 경사가 심해 주민들이 지속해 위험성을 지적해온 곳”이라며 “그런데도 군이 관리사무소 위치를 옮기지 않고 계속 운영해오다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무실 위치를 옮길 수 없다면 방지턱 등 최소한의 완충·안전장치라도 설치해 경사면 바로 앞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했어야 했다”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사고 지점과 맞닿아 있는 도로는 15t 이상 트럭이 진입할 수 없는 곳이기 때문에 통행 통제 도로표지판을 곳곳에 설치했어야 함에도 군의 미흡한 조치로 트럭이 군청 앞까지 들어설 수밖에 없었다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요약하면 유족은 △위험한 사무실 위치 △안전장치 부재 △도로 통제 안내판 설치 부실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나씨는 “두 아이의 아빠이자 노력하는 남편, 양가 부모님께 최선을 다하는 평범한 아들이 황망하게 세상을 떠났다”며 “사고는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지만 이번 사고는 예견된 사고였다”고 토로했다.
이어 “트럭 기사의 잘못을 논하기 전에 그런 도로를 트럭이 주행하도록 한 강원도와 정선군에도 분명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군은 사무실이 생긴 2016년 이후 진정으로 접수한 관련 민원은 없다고 설명했다.
사무실 위치 선정 이유에 대해서는 상습 불법 주정차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장소를 거점으로 대처하기 편한 곳에 건물을 뒀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유가족 측에서 제기하는 위험성 등에 공감해 내년 3월에 착공할 예정이었던 주차 타워로 사무실을 옮길 예정이었다”고 했다.
안전장치 부재와 관련해서는 “사무실 쪽이 도로 옆면으로 차량이 통행하는 곳이다 보니 장치 등을 설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군은 안전을 이유로 사고 지점과 맞닿아 있는 도로에서 15t 이상 차량, 건설기계 특수차량 통행을 제한해 왔고, 이를 안내하는 도로표지판도 곳곳에 설치하는 등 조치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레미콘 업체 차량 등 통제 도로를 지날 것으로 예상하는 지역 내 업체 등에 사전 통보를 하거나 홍보 활동도 해왔다”고 해명했다.
군은 이번 사고로 해당 지점을 더 이상 교통 안내 초소로 이용하기 어렵다고 판단, 읍사무소 등 공공건물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교통 통제 사무실을 운영하고, 이후 주차 타워가 완공되면 타워 안으로 사무실을 옮길 예정이다.
또 숨진 공무직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산업재해 적용을 검토하는 등 보상 방안을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주민 홍보를 통해 15t 이상 중차량이 통제 도로를 우회해 통행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라며 “적극적인 도로 정비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일 오전 11시께 정선군 사북읍 사북리 사음1교 인근 도로에서 60대 B씨가 몰던 15t 탑차가 정선군청 주정차관리사무실이 있는 조립식 임시 건물을 들이받고 인근 하천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건물 내부에 있던 20대 주정차 단속요원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고, 탑차에 치여 하천 아래로 실종됐던 나씨는 2시간여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 외에 건물에 있던 또 다른 30대 직원과 운전자 B씨도 중경상을 입었다.
석회석을 싣고 경남 양산으로 향하던 중 사고를 낸 B씨는 경찰 조사에서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차가) 밀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디지털운행기록계(DTG·Digital tacho Graph)를 보내 감식을 의뢰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도로 통행금지 지시 위반 여부를 조사해 범칙금을 부과할 예정”이라며 “과적 여부 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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