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클의 몰락...포그바, 결국 '도핑 테스트' 양성 확인→'4년' 자격 정지 가능성+유벤투스는 계약 해지 고려
[포포투=한유철]
폴 포그바가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을 보였다.
한때 월드 클래스 선수였다. 미드필더로서 필요한 능력을 모두 갖췄다고 평가받았으며 뛰어난 스타성이 그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 190cm가 넘는 큰 키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려한 움직임과 빠른 스피드, 뛰어난 축구 지능을 보유하고 있다. 운동 신경도 좋아서 공수 양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에 걸맞게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성장한 그는 2011-12시즌 성인 무대에 데뷔했다. 당시 뛰어난 유망주로서 기대를 모았지만, 정기적인 출전 시간을 원했고 2012-13시즌 자유계약(FA)으로써 유벤투스로 향했다.
신의 한 수였다. 포그바는 유벤투스에서 날아다녔다. 이적 첫해 리그 27경기에 출전하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2013-14시즌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리그에서만 7골 11어시스트. 단숨에 포그바는 세계가 주목하는 선수가 됐다.
그렇게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 성장했다. 이탈리아 세리에 A, 코파 이탈리아, 수페르코파 이탈리아나 등 유벤투스에서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4-15시즌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우승까지 기록했다. 이 활약에 힘입어 2015 국제축구연맹(FIFA)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렸으며 2016-17시즌 1000억 원이 넘는 금액으로 맨유에 금의환향했다.
맨유는 포그바가 팀의 중심이 돼주기를 바랐다. 당시 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경이 떠난 이후, 몰락의 길을 걷고 있었기에 팀의 정체성을 확립해줄 그런 선수가 필요했다. 퍼거슨 경의 철학을 잘 알고 있던 포그바였기에 그러한 임무를 잘 수행해줄 것이라고 예상됐다.
하지만 헛된 희망에 불과했다. 맨유에서의 통산 성적은 233경기 39골 51어시스트. 표면적인 기록은 좋았지만 실질적인 영향력은 적었다. 잦은 부상으로 커리어 말미엔 거의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또한 재계약과 관련해 맨유 수뇌부들의 골머리를 썩히기도 했다.
결국 다시 한 번 맨유를 떠났다. 이번에도 FA였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에릭 텐 하흐 감독은 '리빌딩'을 천명했고 팀 내 기여도가 적은 선수와 베테랑 선수들을 모두 떠나보냈다. 이 과정에서 포그바와 제시 린가드, 후안 마타, 네마냐 마티치, 에딘손 카바니 등이 맨유 유니폼을 벗었다. 맨유는 1000억 원이 넘는 이적료 중 단 한 푼도 회수하지 못했다.
포그바의 행선지는 '친정팀' 유벤투스였다. 자신의 커리어를 발전시켜준 팀이기에 좋은 기억만을 갖고 있었다. 유벤투스 역시 '레전드' 포그바의 복귀에 격렬한 환영을 보냈다. 그렇게 이 이적은 '윈-윈'이 되는 듯했다.
그러나 포그바는 팀 내에서 완전히 잊힌 존재가 됐다. 여러 번의 부상으로 인해 아예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2022-23시즌 그의 성적은 컵 대회 포함 10경기 1어시스트. 아무리 이적료가 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막대한 주급을 감당하는 유벤투스 입장에선 당황스러운 상황이었다. 현지에선, 유벤투스가 포그바의 계약 종료를 고심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포그바 역시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었다. 영국 매체 '익스프레스'는 "포그바의 에이전트인 라파엘라 피멘타는 그의 고객이 유벤투스 첫 시즌을 망친 것에 대해 미안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라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피멘타는 "포그바는 유벤투스에서의 시즌에 대해 미안해 하고 있다. 복귀는 그의 꿈이었으며 그는 돌아와서 매우 행복해 했다. 불행하게도 시즌은 그의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포그바의 신체적인 역량은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 상황은 긍정적이다"라고 전했다.
그렇게 새 시즌에 돌입한 포그바. 포부와는 달리 개막 전부터 부상을 당하며 팬들을 분노케 했다. 지난여름엔 사우디 이적설까지 떠오르기도 했다. 이탈리아 유력 매체 '디 마르지오'는 "알 이티하드가 포그바를 영입하기 위해 3년 동안 1억 달러(약 1349억 원)에 달하는 연봉을 제안했다"라고 전했다. 알 이티하드엔 포그바의 대표팀 동료인 카림 벤제마와 은골로 캉테가 있었기에 이들의 존재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였다. 그럼에도 포그바는 유럽에 남았다.
포그바를 처분할 기회를 놓친 유벤투스. 이는 한으로 남을 듯하다. 포그바가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섰기 때문. 지난 9월 유벤투스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유벤투스 풋볼 클럽은 오늘, 포그바가 국제 반도핑 조사위원회로부터 사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는 것을 알린다. 구단은 다음 단계에 대해 계속해서 알아볼 예정이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역시 "유벤투스 미드필더 포그바가 양성 반응으로 인해 반도핑 위원회로부터 사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사전 정지이긴 하지만, 상황은 심각했다. 이탈리아 매체 '가제타'에 따르면, 도핑 결과에서 나온 테스토스테론은 선수가 복용하면 안되는 물질로 분류돼 있다. 이로 인해 포그바가 최대 4년 동안의 자격 정지를 받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후 한 달이 지난 지금, 포그바가 여분의 샘플 테스트에서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로마노는 6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포그바가 오늘 여분의 샘플로 도핑 테스트를 했고 양성 판정을 받았다. 장기 징계가 예상되는 가운데, 유벤투스는 그의 계약을 어떻게 처리할 지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선수 생활 자체가 위기에 놓였다. 미국 'CBS 스포츠'의 벤 제이콥스는 포그바가 4년 정도 징계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포그바의 나이는 30세. 4년 후엔 34세가 된다. 여전히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나이지만, 4년 동안 '실전 경험'이 없는 34세 선수를 품을 클럽은 어디에도 없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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