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프리뷰]"일본 이겨야 하는 이유는 너무 많다" 축구인생 걸린 한일전 90분, '파부침주'를 새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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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호가 결전지인 중국 항저우로 출국한지 약 3주가 지난 지금, 황선홍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출국 전에 언급한 사자성어를 다시 꺼낼 필요가 있다.
출국하기 한참 전부터 황선홍호가 꿈꾸던 바로 항저우아시안게임 결승전이다.
조별리그부터 토너먼트까지 6경기에서 25골을 넣고 단 2골만을 허용하며 전승을 따낸 한국은 7일 오후 9시(한국시각)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황룽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전통의 라이벌' 일본과 금메달을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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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황선홍호가 결전지인 중국 항저우로 출국한지 약 3주가 지난 지금, 황선홍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출국 전에 언급한 사자성어를 다시 꺼낼 필요가 있다.
파부침주(破釜沈舟). 솥을 깨트리고,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결사의 각오를 나타낸다. 이 사자성어에는 황 감독과 22명의 태극전사의 각오가 담겨있다. 남들은 따기 어렵다는 은메달을 목에 걸어도 실패자가 되는 대회인 아시안게임에 어떤 마음가짐으로 출전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와일드카드 측면수비수 설영우는 "1등이 아니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했다.
결전의 날이 밝았다. 출국하기 한참 전부터 황선홍호가 꿈꾸던 바로 항저우아시안게임 결승전이다. 조별리그부터 토너먼트까지 6경기에서 25골을 넣고 단 2골만을 허용하며 전승을 따낸 한국은 7일 오후 9시(한국시각)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황룽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전통의 라이벌' 일본과 금메달을 다툰다.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결승 맞대결이다. 당시엔 이승우의 연장 결승골에 힘입어 한국이 2대1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16강에서 키르기스스탄을 만나고 8강에서 중국을 상대한 한국의 대진운이 아무리 좋다한들 일본은 우승을 위해선 어차피 한번은 만나야 할 상대였다. 두 팀 모두 이렇다 할 고비없이 마지막 무대에서 운명처럼 재회했다. 일본은 동나이대(20~22세) 최고의 선수를 모두 발탁한 것은 아니지만, 연령별 대표를 지내고 J리그 클럽 유스에서 성장한 선수가 다수인 팀이다. 선수들의 기본기가 탄탄하고, 2021년부터 23세이하 팀을 이끈 오이와 고 감독 체제에서 조직력을 쌓았다.
이영표 KBS해설위원은 일본과 카타르의 조별리그 경기를 현장에서 관전하며 일본 선수들의 포지셔닝에 감탄했다. 필요한 포지션에 선수들이 잘 포진해있다는 있다는 뜻이다. 냉정히 말해 한국은 이번 대회에 들어 아직까지 '제대로 축구를 하는 팀'을 만나본 적이 없다. 중국은 발을 이용한 파울, 우즈벡은 팔을 이용한 파울로 한국을 잡아보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축구다운 축구를 하는 팀을 결승에서 처음 만난 셈인데, 갑자기 높아진 대회 레벨에 당황해선 안된다.
설영우는 6일 훈련장 인터뷰에서 "한일전에서 이겨야 할 이유는 너무 많다"고 했다. 일본에 식민지배를 당한 치욕적이고 참혹하고 가슴아픈 역사가 있다. 일본에 가위바위보도 져선 안된다는 인식은 10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 이어진다.
한국과 일본은 늘 몇 장 안되는 메이저대회 출전권을 두고 전쟁을 벌였다. 한국은 투쟁심을 앞세워 일본에 우위를 점한 시절도 있었지만, 최근엔 연령을 불문하고 0대3으로 패하며 자존심에 생채기가 심하게 난 상태다. 금메달결정전에서 일본전 연패 흐름을 끊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설영우는 "90분 내에 끝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스쿼드 상태만 봐도 한국이 이겨야 하는 싸움이다. 황선홍호는 파리생제르맹(이강인), 슈투트가르트(정우영) 소속 선수를 보유했다. 국가대표를 넘나드는 선수(이강인 정우영 백승호 홍현석 설영우 박규현 등)도 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상대의 거친 태클에 발목을 다친 엄원상은 한일전 전날인 6일 훈련에 참가하며 출전 가능성을 높였다. 부상 변수가 없다는 건 크나큰 호재다. 이번 대회 들어 적절하게 로테이션을 돌린 황 감독은 다양한 카드를 활용해 일본을 공략할 예정이다.
황선홍호의 또 다른 동기부여는 금메달에 따른 병역혜택이다. 외신들도 주목하는 핵심이다. 이강인이 소속팀과 긴 협의 끝에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파리에서 항저우로 날아온 이유고, 모든 연령대 선수들이 이 대회에 뛰기를 바랐던 이유다. 이 모든 게 한일전 90분에 걸려있다. 이제 단 한 발 남았다.
항저우(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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