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광석 목소리 재현한 음성기업 수퍼톤 "명확하고 유일한 목적" [인터뷰]③

최희재 2023. 10. 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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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광석, 김현식, 유재하 등 목소리 재현
"AI 저작권 문제, 업계의 책무"
"창작 플로우 변화, 수퍼톤이 이끌 것"
이교구 대표(왼쪽)와 허훈 최고기술책임자(사진=수퍼톤)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소리나 음성의 영역에서 상상만으로 가능했던 것들을 현실화하는 데에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수퍼톤 본사에서 만난 하이브IM 인공지능(AI) 오디오 기업 수퍼톤의 이교구 대표와 허훈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수퍼톤의 목표에 대해 설명했다.

수퍼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의 자회사로 다양한 미디어 분야에서 최첨단 오디오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디즈니+ ‘카지노’, 넷플릭스 ‘마스크걸’ 등에 수퍼톤의 기술력이 쓰였다.

이교구 대표(사진=수퍼톤)
이 대표는 수퍼톤의 목표에 대해 “저희가 만든 기술을 통해서 더 많은 창작자들이 새로운 실험을 하고 그게 또 개발자들에게 피드백이 돼서 새로운 기술을 만들고 창작자들에게 또 다시 제공하는 것”이라며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창작 생태계가 활성화되고 다채로워질 수 있도록 돕는 목표와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퍼톤은 소리나 음성의 영역에서 상상만으로 가능했던 것들을 현실화하는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수퍼톤은 故 김광석, 김현식, 유재하, 거북이 임윤택 등 세상을 떠난 아티스트들의 목소리를 재현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수퍼톤이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가 고 김광석님의 ‘보고싶다’였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앞서 SBS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을 통해 김광석 AI가 김범수의 ‘보고싶다’를 부르는 무대가 연출됐다.

이교구 대표(왼쪽)와 허훈 최고기술책임자(사진=수퍼톤)
해외에서도 고인이 된 가수의 목소리를 재연하는 것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고. 이 대표는 “굉장히 복잡한 문제라서 제작이 되진 않았다. (고 김광석 목소리 재연은) 누구나 공감하고 사랑하는 가수이고 가창성이 워낙 독특하시지 않나. 그래서 시작하게 된 프로젝트였고 당연히 권리자의 동의를 얻어서 하게 됐다. 방송사에서 많이 도와주셨다”며 “그 후에 다른 프로그램도 비슷한 맥락에서 기획 의도를 가지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누구의 마음대로 상업적 목적을 위해서 고인이 되신 분을 환생시키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존경심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다행히도 ‘고맙다’는 반응을 보여주셨다. 저희가 의도했던 대로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결국 팬들에게 감동을 전했다는 아주 명확하고 유일한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허훈 최고기술책임자(사진=수퍼톤)
기술의 발전이 뮤지션과 음악의 가치를 낮추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허 CTO는 오토튠, 신디사이저 등을 예로 들며 “결국 중요한 건 아티스트가 표현하고자 했던 예술적 가치가 잘 전달되는 것,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대중이 즐길 수 있느냐다. 저희는 기술적으로 작품 활동을 돕고 그분들과 함께 작품활동을 컬래버를 하면서 사례를 만들어나가야지만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그 답은 팬들이나 시청자분들이 내려주실 거라고 생각한다”며 “예를 들어 AI로 만들어내는 건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판단하는 건 할 수 없지 않나. 음악이든 영화든 그것을 소비하고 감상하는 건 인간이다. 창작자들을 돕는, 조수 역할을 하겠다는 거지 대체한다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AI 음성 저작권 문제도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기준은 명확하다. 저작권의 정의를 보면 모든 콘텐츠에 대해 인간의 고유한 사상과 감정이 들어가는 것만 저작권을 인정할 수 있다고 정의를 하고 있다”며 “미드낫의 경우는 당연히 인간의 감정이 들어가는 것이고 가창도 직접 했다. 기술적으로 발음 교정하는 부분은 충분히 저작권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케이스가 됐다. 그래서 음원 발매도 된 것”이라고 말했다.

허 CTO는 음성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모든 AI 회사들의 사회적 책무라고 전했다. 그는 “수퍼톤은 이런 기술을 창업 초기부터 연구했다”며 “저희가 만든 음성은 95%의 확률로 구분할 수 있다. 혹여라도 합성된 음성을 가지고서 누군가 피해를 보거나 사회적 문제가 됐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는 게 AI 업계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교구 대표(왼쪽)와 허훈 최고기술책임자(사진=수퍼톤)
K-콘텐츠의 글로벌화, 이 대표는 “K-팝을 필두로 K-콘텐츠가 전세계적으로 퍼지고 굉장히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 않나. 어마어마한 성과라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국산 장비나 소프트웨어를 보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시장은 충분히 활성화됐다. 저는 우리나라의 인공지능 기술이 3위쯤 된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경쟁력을 갖고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수퍼톤의 비전이랑도 연관이 되는데 사람들이 듣고 즐기는 모든 영상·음악 콘텐츠에 수퍼톤의 기술이 기준이 됐으면 좋겠다. 바뀌기는 굉장히 어렵지만 도전장을 내밀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 CTO 또한 “창작 흐름의 변화를 수퍼톤이 이끌어낼 수만 있다면 시장에 큰 임팩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분들이 저희의 기술을 가지고 뛰어난 콘텐츠를 가져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최희재 (jupit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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