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기업' 수퍼톤, 하이브와 손잡은 이유…"전통적 엔터 사업 확장" [인터뷰]②

최희재 2023. 10. 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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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낫 프로젝트, 가장 파격적이고 실험적"
다국어 발음 교정 기술·실시간 음성 변환 기술 쓰여
위버스 매거진의 브랜드 목소리 창작
이교구 대표(사진=수퍼톤)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하이브의 고집이 만들어낸 예술과 기술의 아름다운 만남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지난 21일 서울 강남의 수퍼톤 본사에서 만난 국내 인공지능(AI) 오디오 기업인 수퍼톤 이교구 대표와 허훈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하이브와의 협업으로 진행된 미드낫(Midnatt) 프로젝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수퍼톤은 올초 하이브에 인수된 자회사다. 미드낫은 음악과 기술을 융합한 빅히트뮤직과 하이브IM의 신개념 프로젝트다. 특히 가수 이현의 목소리와 가창력을 유지한 채 다국어로 변환한 기술이 이목을 모았다. 미드낫의 디지털 싱글 ‘마스커레이드’(Masquerade)는 세계 최초로 6개 음원으로 발매됐다.

이 대표는 “하이브IM과 함께 초반 기획을 했다”며 “지금처럼 스트리밍 서비스나 매체가 글로벌해지는 환경에서 글로벌 팬 오디언스를 더 확장하고 아티스트로서 가진 능력을 더 많은 팬들에게 전달하고 싶다는 자연스러운 욕구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교구 대표(왼쪽)와 허훈 최고기술책임자(사진=수퍼톤)
수퍼톤은 영화와 영상 매체의 더빙, 자막 개념을 음악에도 접목시켰다. 이 대표는 “음악에서는 시도하지 않았던 건데 ‘왜 음악은 그러지 말아야 하지?’ 하는 파격적인 생각으로 시작이 됐다”며 “하이브의 고집이 만들어낸 예술과 기술의 아름다운 만남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공개 이후 전 세계 팬들의 반응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는 이 대표는 “다양한 언어로 반응이 왔다. 모국어로 가사 의미를 전달 받고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노래를 들으니까 전에 없던 감동이라는 반응을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했다”면서 AI의 좋은 사례로 쓰였다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성공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라고 덧붙였다.

허훈 최고기술책임자(사진=수퍼톤)
기술적인 어려움은 없었을까. 허 CTO는 “미드낫 씨의 높은 수준의 가창력을 유지한 채로 원어민의 발음으로 바꿔야 했다. 시간적으로 틀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원어민의 발음에 미드낫의 가창력을 입혀야 했기 때문. 허 CTO는 “가창 대상(이현)이 발음에 숙련도가 높아진 상태에서 작업을 했기 때문에 높은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었다”도 전했다.

미드낫 공개에 앞서 혼성 그룹이 아니냐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허 CTO는 “미드낫이라는 아티스트가 탄생한 기획 배경에는 본인의 새로운 자아를 표현해야 하는 중요한 미션이 있었다. 미드낫이라는 가수가 노래를 할 때 새로운 여성 자아의 목소리도 관중에게 들려야 했다. 때문에 실시간 음성 변환 기술을 개발해 여러 무대에서 팬들에게 선보였다”고 이야기했다.

이 대표는 “미드낫 뿐만 아니라 창작자분들이 저희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그 전에 시도해보지 못했던 걸 시도하고 싶은 마음을 도와드리고 싶다는 욕구가 강했다. 여러 아티스트분들을 만나봤는데 꽤 많은 분들이 내가 쓴 곡을 본인의 다른 자아로 표현하고 싶다는 니즈를 표현했다. (미드낫의) 다른 자아, 페르소나를 여성으로 변환한 것도 그런 의도가 담겨있다”고 전했다.

(사진=하이브)
이 대표는 “수퍼톤의 기술이 하이브의 미래 성장 동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가장 실험적으로 했던 프로젝트가 미드낫 프로젝트였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하이브에서 가장 중시하는 게 아티스트와 팬이다. 수퍼톤과 하이브는 전통적인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어느 방향으로 확장, 발전시킬지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퍼톤은 아티스트와 팬의 소통 플랫폼인 위버스로도 사업을 확장했다. 이 대표는 “최근에 위버스 매거진이라고 해서 기사 형태로 내용(아티스트 소식)을 공유한다. 어떤 목소리로 독자들에게 이 기사를 들려주고 싶은지, 저희가 보이스 디자인부터 했다. 현재는 한국어만 하고 있지만 어느 언어로 듣던 하나의 정체성,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기사를 읽어주는 것도 협업 중이다. 그 외에도 하이브 비즈니스의 확장과 발전을 위해 계속해서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버스 매거진의 브랜드 보이스를 만든 수퍼톤. 이 대표는 “수퍼톤이 사업을 확장하려는 영역 중 하나다. 브랜드를 나타낼 수 있는 목소리를 만들려고 한다. 브랜드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디자인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희재 (jupit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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