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실적 기대감 사라지는 증권株… 전망치 떨어지고, 리스크 부각
주식시장 활황과 차익결제거래(CFD)·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리스크의 제한적 영향으로 3분기 실적 기대감이 커졌던 증권주를 향한 시각이 차갑게 돌아섰다. 지난달부터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서고 미국의 긴축 장기화 공포가 불어닥치면서 증권주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증권가는 실적 컨센서스를 낮추고 채권, 해외 부동산 투자 등 리스크 재점검에 돌입했다.
회사별로 보면 한국금융지주 1887억원, 삼성증권 1560억원, 키움증권 1547억원, 미래에셋증권 1492억원, NH투자증권 1285억원이다. 컨센서스 감소폭은 미래에셋증권이 124억원으로 가장 컸다. 유일하게 컨센서스가 상향된 삼성증권의 증가폭은 22억원이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증권가에서는 주식거래대금 확대와 충당금 적립 규모 축소로 주요 증권사들이 기대 이상의 3분기 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차전지·반도체주에 이어 테마주 투자 광풍이 몰아치며 주식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기 때문이다. 3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23조1000억원으로 2분기보다 9.4% 늘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67.3%에 달한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고금리 장기화 방침으로 이달 초 채권가격이 폭락하면서 증권주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지고 있다. 미국 국채 수익률 급등에 따른 지난 3일 전 세계 주요 증시의 폭락을 시작으로 자금 유출과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돼서다. 실제로 9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20조원 밑으로 떨어지고, 2600을 돌파했던 코스피가 2400 초반까지 밀렸다.
채권 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증권사 채권 평가손익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국채보다 카드채, 기타 금융채 금리 상승폭이 컸던 점을 고려하면 카드채, 기타 금융채 보유 비중이 큰 증권사의 경우 채권 평가이익 규모가 줄거나 손실로 돌아설 수 있다.
KB증권은 증권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하며 투자심리 개선 시기를 내년 중순 이후로 전망했다. 당분간 주가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강승건 연구원은 "4분기 채권 평가손실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고, 상반기 개선 국면에 진입했던 IB(기업금융) 부문의 실적이 3분기 이후 정체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올해 증권사 실적의 버팀목이었던 거래대금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안타증권은 주요 증권사 5곳의 실제 3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안타증권이 제시한 순이익 전망치는 한국금융지주 1750억원, 삼성증권 1420억원, 키움증권 1400억원, 미래에셋증권 1010억원, NH투자증권 1150억원이다. 합산 전망치가 6730억원으로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보다 1041억원 적다.
증권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리스크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고 봤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대형 증권사 9곳(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해외 대체투자 규모는 21조2000억원이다. 대체투자는 주식과 채권을 제외한 부동산, 사회간접자본(SOC), 기업투자(사모주식·벤처캐피털 등) 등을 통칭한다.
자본 대비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후순위·지분투자 비율은 8.8%로 비금융 업권 중 가장 높았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의 자산건전성을 보여주는 요주의 이하 비율은 23.6%에 달했다. 해당 수치는 낮을수록 건전성이 높다는 의미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권업계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중 요주의 이하 자산 비율이 금융권 내에서 가장 높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라며 "요주의 이하 등급은 이미 연체가 시작됐다는 점을 의미하기 때문에 향후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외 부동산 투자를 크게 집행했던 회사들의 경우 자본이 크게 감소하는 위기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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