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리 장하준 황현희가 주식투자 권유? 페이스북 사칭 광고 기승
유명인 경제전문가 등 사칭해 리딩방 가입 유도, 사기로 이어질 위험성
메타 "별도 인력과 기술 투입해 지속적 단속"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4년 동안 30배 이상 성장! 저는 이렇게 투자 중입니다.”
“주식으로 돈 버는 방법을 알려드리기 위해 저의 방법을 무료로 진심으로 공유합니다.”
경제 전문가나 유명인을 사칭해 투자 노하우를 무료로 알려준다면서 리딩방 등 가입을 유도하는 광고가 페이스북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페이스북 운영사인 메타는 사칭 광고를 단속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문제 광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관련 광고를 모니터한 결과 경제학자 장하준 교수,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장, 존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개그맨 황현희씨, 김미경 MKYU 대표 등을 사칭한 광고가 게재되고 있다.
장하준 교수의 사진과 이름을 도용한 사칭 계정 명의의 광고를 보면 자신을 장하준 교수라고 소개한 다음 “오늘은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다”며 “주식 투자는 연봉보다 수십배, 심지어 수백배 더 높을 수 있다. 80%의 승률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다른 광고는 개그맨 황현희씨의 사진과 함께 “저는 수백억의 투자자”라며 “최근에 아주 전문적인 투자서적 '주식투자 초보 탈출하기'를 읽고 많은 것을 배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랜 기간 보내주신 성원에 보답하고자 황현희가 실물책 500권을 준비했다”고 했다.
해당 광고는 모두 사칭 계정에 의한 허위 광고였다. 이들 광고는 유명인이나 경제 전문가의 권위를 이용해 무료 투자 노하우를 알려준다고 밝혀 관심을 끈 다음 리딩방 가입을 권유하는 식이다.
존리 전 대표 사칭 계정 광고에 접속해 실제 어떤 광고를 하는지 확인했다. 우선 주식 노하우를 알려주는 '무료 책 배포'를 강조하며 관심을 끈다. 책을 무료로 받기 위해 신청 버튼을 누르면 네이버 밴드 단체채팅방 가입을 권유한다. 이 밴드 채팅은 리딩방과 같은 역할을 한다. 책 수령을 위해 주소를 입력하고 나면 해당 업체 관계자가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투자 상담을 해주겠다고 밝히고, 관련 '강의'를 하니 참여하라는 식으로 계속 메시지를 보낸다.
이들 광고는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 해당 페이스북 광고의 댓글창을 보면 유명인이나 경제 전문가가 직접 쓴 글로 오해한 이용자들이 많다. 해당 광고를 한 업체 관계자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사칭광고가 아니냐고 묻자 “대표님이 존리와 친한 친구”라고만 답하고 친분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다.
지난달 19일 황현희씨는 자신의 SNS계정을 통해 “전부 다 여러분들의 돈을 노리는 사칭이다. 개인적인 상담이나 오픈카카오톡 절대 안 한다”고 밝혔다.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장은 지난 8월 페이스북을 통해 “저나 저희 선대인경제연구소를 사칭해서 사기를 치는 채널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며 “피해자가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저희도 노력하고 있지만, 이들의 수법이 교묘하고 이들이 주로 외국에 서버를 둔 채널들을 이용하고 있어서 법적 처벌을 받게 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했다.
특히 이들 광고는 리딩방 사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특정 종목을 미리 매수해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우량 종목으로 매수 추천한 다음 주가가 오른 뒤 팔아 시세차익을 내는 등의 리딩방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8년 905건이었던 불법 주식 리딩 관련 피해 민원은 지난해 3070건으로 239%가량 급증했다.
페이스북 운영사인 메타는 관련 광고를 단속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메타코리아 관계자는 지난 5일 오전 미디어오늘에 “타인을 사칭한 계정은 메타의 정책에 따라 엄격히 금지되며, 이러한 활동을 적발하기 위해 별도 인력과 기술을 투입해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타는 '계정 실제 신원 이용' 정책을 통해 허위 광고계정이 발견될 경우 광고주에게 광고 제한을 적용하거나, 커뮤니티 규정에 따라 허위 사용자 계정을 제한하거나 삭제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사칭 광고는 메타코리아의 답변 이후 시점인 5일 오후와 6일에도 지속적으로 노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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