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 약물 검사 모두 양성…"포그바, 사실상 선수 생활 끝났다"

맹봉주 기자 2023. 10. 7.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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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 포그바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두 번째 검사도 마찬가지였다.

폴 포그바의 선수 생활이 끝날 위기다. 이탈리아 안사 통신은 6일(이하 한국시간) "포그바의 백업 샘플인 B검사체에서도 양성 반응이 나왔다. 테스토스테론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포그바는 지난 8월 21일 우디네세와 올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개막전이 끝나고 진행된 약물 검사에서 양성 결과를 받았다. 곧바로 출전이 정지됐다.

약물 검사 때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A, B 두 가지 소변 샘플을 채취한다. 포그바는 이 두 개에서 모두 양성 결과가 나왔다.

약물 검사서 나온 테스토스테론은 남성호르몬을 뜻한다. 운동능력을 올려줘 세계반도핑기구(WADA)에서 지정한 대표적인 금지 약물이다.

포그바는 곧 도핑방지재판소에서 조사를 받는다. 유죄가 인정되면 2년간 출전이 금지된다. 고의적으로 약물을 사용했다면 그 두 배인 4년 출전 정지다.

앞으로 1주일 동안 포그바는 변호할 준비를 한다. 2~4주 안에 재판이 펼쳐진다.

▲ 포그바.

영국 매체 '더 선'은 "PAUL OVER(포그바는 끝났다)"라는 헤드라인을 달고 보도했다. '더 선' 외에도 각종 유력 유럽 매체들은 일제히 포그바의 선수 생활이 사실상 끝났다고 보고 있다.

유벤투스도 포그바와 손절을 준비한다. 포그바와 맺은 주급 13만 파운드(약 2억 1,500만 원)짜리 계약 파기를 검토하고 있다.

막스 알레그리 유벤투스 감독은 "죄송하다. 우리는 정말 몰랐다.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아직 포그바에 대해 뭐라 얘기하는 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포그바 에이전트인 라파엘라 피멘타는 "포그바는 결코 규칙을 어기고 싶지 않았다. 장담한다"고 밝혔다.

포그바는 한때 세계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 중 하나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벤투스를 오가며 활약했고 프랑스 대표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우승 핵심 전력이었다. 2016년 유벤투스에서 맨유로 이적할 때는 당시 세계 최고 이적료인 1억 5,000만 유로(약 2,140억 원)를 기록했다.

지난 2022년 여름 유벤투스로 복귀한 포그바는 부상으로 1년을 날렸다. 이번 시즌은 두 경기 출전에 그쳐 있는 상태였다.

▲ 약물은 선택하지 말았어야 했다.

포그바는 한때 유럽 전역에서 주목했던 재능이다. 2009년 맨유 유스팀에서 성장했다.

1군 데뷔를 노렸지만, 당시 감독이었던 알렉스 퍼거슨은 기용하지 않았다. 포그바는 새로운 무대에서 도전을 택했다.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로 향했다.

능력은 확실했다. 유벤투스에서 기회를 받은 포그바는 월드클래스 반열에 올랐다.

안드레아 피를로,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 아르투르 비달 등 전설적인 미드필더들과 같이 뛰며 만개했다. 큰 키에 뛰어난 운동신경, 킥 능력까지 보유한 만능 중원이라 불렸다. 끝내 마르키시오를 밀어내고 주전 자리까지 꿰찼다.

이탈리아 무대를 정복한 포그바는 2016년 친정팀 맨유로 돌아왔다. 조제 무리뉴 감독 체제의 맨유는 당시 최고 이적료를 과감히 투자했다.

포그바가 향후 몇 년간 맨유의 핵심 중원으로 활약하길 바랐다. 핵심 등번호 6까지 줬다.

▲ 약물이 아니더라도 포그바는 가치가 폭락한 상황이었다.

이적 초기에 펄펄 날았다. 포그바는 과감한 전진 패스와 경기장 전 지역을 누비는 활동량으로 맨유의 엔진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무리뉴 감독도 그를 적극적으로 기용했다. 맨유가 기대한 모습 그대로였다.

하지만 활약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포그바는 점점 힘에 부치기 시작했다. 유벤투스 시절 호흡이 맞았던 비달과 사미 케디라 같은 선수가 맨유에는 없었다. 무리뉴 감독의 눈 밖에 나기도 했다. 와중에 이적설은 매번 포그바를 흔들었다.

대표팀에서는 여전히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포그바는 조국 프랑스의 핵심 미드필더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은골로 캉테와 호흡이 돋보였다. 세계 최고 수준의 중원을 갖춘 프랑스는 결승전에서 크로아티아를 4-2로 크게 이기며 월드컵을 차지했다.

20대 후반 전성기 나이에 접어들수록 포그바의 축구 인생은 내리막길을 탔다. 계속된 부상에 태도 논란까지 불거졌다. 결국, 맨유는 2022년 자유계약선수(FA)로 포그바를 놓아줬다. 포그바는 다시 유벤투스로 향했다.

▲ 한때는 세계 최고의 기량을 지녔다.

유벤투스의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포그바는 유벤투스 복귀 후에도 부상에 시달렸다.

와중에 휴가 중 스키를 타는 등 프로 의식 결여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2022-23시즌 포그바는 총 10경기에서 161분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회복에 전념한 포그바는 2023-24시즌에 복귀했다. 우디네세와 개막전에서 벤치에 앉았다. 이어진 볼로냐전과 엠폴리전에서는 교체로 뛰었다.

경기를 뛰지 않았던 우디네세전에서 포그바는 도핑 테스트를 받았다. 해당 테스트에서 테스토스테론 양성 반응이 검출됐다.

부활을 꿈꿨던 포그바는 이제 갑작스러운 은퇴 위기를 걱정하게 됐다. 현재 포그바의 에이전트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탈리아 매체 ‘가제타’에 따르면 선수 측은 3일 내로 무죄를 입증할 성분 분석을 재요청해야 한다. 만약 포그바가 여전히 도핑 양성 반응을 보인다면, 유벤투스는 계약 해지를 요청할 수 있다. 현재 포그바는 2026년까지 유벤투스와 계약이 된 상황이다.

사실 약물 양성 반응과 별개로 포그바는 도움이 안 되는 선수였다. 그만큼 기량이 크게 떨어졌다. 그런데도 막대한 연봉을 받았다.

▲ 부상과 부진, 태업이 겹쳤다.

포그바는 유벤투스로 돌아오기 전부터 맨유에서 태업성 플레이와 태도로 가치가 폭락했다. 그럼에도 유벤투스가 포그바와 계약한 건 이유가 있었다.

유벤투스는 포그바의 실력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봤다. 동기부여만 다시 생기면 전성기 시절로 돌아갈 거라 예측했다. FA 시장에서 무료로 영입한 만큼, 포그바에게 많은 연봉을 안기며 기대했다.

결과는 대실패. 프리시즌부터 무릎 수술로 올해 2월에서야 시즌 첫 경기를 치렀다.

이후에도 잦은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뛰더라도 영향력이 미미했다.

유벤투스는 물론이고 이탈리아 내에서 최악의 먹튀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이탈리아 매체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유벤투스는 포그바로 전혀 수익을 내지 못했다. 지난 시즌 포그바는 딱 10경기 뛰었다. 경기당 68만 파운드(약 11억 4,000만 원), 분당 4만 2,488 파운드(약 7,125만 원)를 받은 셈이다"고 밝혔다.

지난해 유벤투스는 포그바에 4년, 총 3,590만 파운드(약 600억 원) 조건으로 계약했다. 포그바가 보너스까지 다 받을 경우 이 돈은 4,290만 파운드(약 720억 원)까지 늘어난다.

역대 최악의 먹튀라는 오명이 붙었다. 이런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이티하드가 포그바에게 3년 8,560만 파운드(약 1,435억 원) 계약을 제안하기도 했다.

▲ 불명예스럽게 선수생활을 마치게 됐다.

알 이티하드는 지난 시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알 나스르를 제치고 사우디아라비아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올 여름 캉테, 카림 벤제마를 영입하며 이적 시장 큰손으로 떠올랐다.

포그바는 사우디아라비아 여행 중 알 이티하드의 훈련시설을 알아보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알 이티하드에 있는 캉테, 벤제마는 프랑스 대표팀에서 같이 뛴 절친한 사이다.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유벤투스는 이적료 없이 포그바를 내보내는 것만으로도 2,690만 파운드(약 450억 원)를 아낄 수 있다. 이적료에 따라선 포그바에게 투자한 돈을 넘어 이익까지 낼 수 있는 상황이다"고 알렸다.

다만 결과론적으로 프그바는 사우디아라비아로 가지 않았다. 유벤투스에 남았고 약물에 손을 대고 말았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셈이다.

포그바와 계약을 해지할 경우 유벤투스는 새 선수가 필요하다. 내년 1월 이적 시장에서 토트넘의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영입을 시도하려 한다.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유벤투스가 관심을 보이는 선수는 호이비에르다. 토트넘은 호이비에르 이적료로 2,600만 파운드(약 430억 원)를 원한다"라고 밝혔다.

사우스햄튼을 떠나 2020-21시즌 토트넘에 합류한 호이비에르는 중앙 미드필더로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적 첫해부터 지난 시즌까지 세 시즌 동안 모든 감독에게 확실한 믿음을 불어넣었다.

▲ 포그바가 나가면 새로운 선수를 알아봐야 한다.

호이비에르는 지난 2022-23시즌 총 44경기서 5골 7도움을 넣었다. 프리미어리그 35경기 모두 선발로 나설 정도로 팀 내 영향력이 상당했다.

경기장 안팎에서 그의 존재감이 컸다. 영국 매체 '이브닝 스탠다드'는 "호이비에르는 라커룸과 경기장에서 리더로 간주된다. 그의 완벽주의적 성향은 구단에서 널리 인정받고 있다"고 차기 토트넘의 주장감까지 될 수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호이비에르의 계약은 2025년 여름에 끝난다. 재계약과 이적을 두고 고민할 시기가 찾아왔다.

현재 팀 내 입지는 크게 좁아졌다. 토트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중원에 이브 비수마와 제임스 매디슨, 파페 사르를 투입한다. 호이비에르는 올 시즌 총 7경기에 나섰고,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선발로 출전하지 못했다. 지금까진 내년 1월 이적 가능성이 높다.

▲ 안 좋은 소식으로 헤드라인을 장식한 포그바.

이적료는 3,000만 파운드(약 495억 원)에서 최대 4,000만 파운드(약 660억 원) 사이로 측정된다. 토트넘은 최대치를 받고 싶어 한다.

마침 토트넘과 유벤투스는 이적 시장에서 매우 절친한 사이다. 두 구단은 데얀 쿨루셉스키를 놓고 거래했던 경험이 있다.

적절한 합의점을 찾는다면 이적 성사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호이비에르는 토트넘에선 잉여자원이지만 기량 자체는 여전히 쓸 만하다.

유벤투스에선 다양한 쓰임새로 활용될 수 있다. 향후 포그바의 최종 징계 결과에 따라 호이비에르의 미래도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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