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후쿠시마 오염수 2차 방류에도 조용한 민주당 왜?

은현탁 기자 2023. 10. 7.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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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진=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2차 방류가 5일 시작됐는데요. 1차 방류 때와는 달리 민주당의 대대적인 오염수 공세는 없습니다. 한 달 전에 비해 동력이 완전히 떨어졌어요.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수가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과연 내년 총선에서 '오염수 카드'가 먹힐지 예측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이재명 리스크가 오염수 문제 덮어버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2차 해양 방류는 5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진행됩니다. 2차 방류량은 1차 때와 거의 같은 7800t이며 하루 방류량은 460t가량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민주당 내 분위기는 1차 방류 때보다 가라앉아 있어요. 기껏해야 오염수 총괄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가 런던협약 의정서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정도입니다.

민주당이 지난 8월 24일 1차 방류를 앞두고 일찌감치 대대적인 장외투쟁을 벌인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당시에는 전국민 서명운동을 벌여 한 달 만에 서명 100만 명을 돌파했고, 주말마다 서울 도심에서 오염수 투기를 규탄하는 범국민대회를 열었죠. 이재명 대표도 부산, 인천, 강릉 등 연안도시를 돌면서 정부·여당에 대한 공세를 퍼부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한 달 사이 분위기는 많이 바뀌었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여전히 반대하고 있지만 1차 때처럼 대대적인 장외투쟁이나 홍보전은 보이지 않아요. 이재명 대표의 단식과 검찰의 구속영장청구, 국회의 체포동의안 표결,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이재명 리스크'가 부각하면서 오염수 문제는 의제에서 밀려나 버렸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민주당의 공세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없는 '가짜 뉴스'라며 맞불작전을 펼친 것도 주효했습니다. 정부는 주말을 제외하고 일일브리핑을 통해 방류 안전성 점검, 한국인 전문가 현지 파견, '오염수' 용어 변경 검토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내놓았죠. 그러다 보니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반대 여론이 여전하지만 국민 불안감은 많이 희석됐습니다.

수산물 소비와 관련해 민주당 신정훈 의원(나주·화순)의 여론조사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신 의원이 티브릿지코퍼레이션에 의뢰해 지난 9월 21-22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수산물 소비 변화를 물은 결과 '소비 감소' 50.7%, '소비 동일' 36.2%, '소비 증가' 6.5%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소비 감소' 의견이 가장 많았지만 소비가 동일하거나 증가했다는 의견도 42.7%나 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수산물 소비가 후쿠시마 오염수의 영향권에 있기는 하지만 크지는 않다고 봐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수산시장이나 횟집 매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요. 전어와 대하철을 맞아 대형 횟집은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이래저래 민주당의 오염수 공세가 약발이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9월 3주차 갤럽 여론조사. 자료=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윤 대통령 부정평가 순위도 밀려

한국갤럽은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를 하면서 긍정과 부정의 이유를 묻는데요. 부정평가자에게는 잘못하고 있는 점 1가지만 구체적으로 말해달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외교,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경제·민생·물가, 경험·자질부족/무능함, 전반적으로 잘못한다, 독단적/일방적, 소통미흡, 재난대응, 통합·협치 부족, 인사 등 20여 개의 항목을 제시합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 항목 중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1차 오염수 방류 직후 가장 많은 영향을 미쳤고, 시간이 지날수록 영향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갤럽이 국민 1003명을 대상으로 8월 첫 주(1-3일)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33%, 부정평가는 56% 였습니다. 부정평가의 이유로 평가자 560명 중 12%가 외교라고 답했으며 경제·민생·물가 10%, 전반적으로 잘못한다 7%, 독단적/일방적 7%, 소통미흡 7%,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5%로 나타났어요. 오염수 문제는 5위권 안에도 들지 못했는데요. 8월 2주 차(8-10일) 조사에서는 고작 2%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그런데 1차 방류를 실시한 8월 4주 차(22-24) 조사에서는 외교(18%) 다음으로 경제·민생·물가와 함께 오염수 문제는 11%까지 치고 올라오게 되죠. 이어 8월 4주차(29-31) 조사에서는 오염수 문제는 무려 21%를 기록해 외교 11%, 경제민생 8%를 크게 앞질렀습니다. 9월 2주 차(12-14일) 조사도 오염수 문제는 15%를 기록해 국정 평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꾸준히 데이터를 제시하면서 오염수 사태는 9월 중순 이후에는 진정 기미를 보이게 되죠. 9월 3주차(19-21일) 조사를 보면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 이유로 외교가 15%로 다시 1위를 기록했고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10%로 내려앉았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가 시간이 지날수록 국민들 관심사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얘긴데요. 이런 분위기라면 민주당이 내년 총선용으로 '후쿠시마 오염수 카드'를 써먹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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