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멋따라] 크루즈산업 강조하더니…부산항 승객들 환전도 못 해 쩔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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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팬데믹을 뒤로 하고 각국의 크루즈 관광이 일제히 닻을 올린 채 순항하고 있다.
올해 초 경험했던 싱가포르를 모항으로 하는 로얄캐리비안 크루즈의 스펙트럼 호를 탔던 기억이 났다.
롯데관광개발 백현 대표이사는 "이탈리아와 같은 반도국인 대한민국에서 크루즈 산업이 발달하면 지역경제에 큰 도움도 되고 일자리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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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길고 긴 팬데믹을 뒤로 하고 각국의 크루즈 관광이 일제히 닻을 올린 채 순항하고 있다.
올해 초 경험했던 싱가포르를 모항으로 하는 로얄캐리비안 크루즈의 스펙트럼 호를 탔던 기억이 났다.
15층 아파트 10개동 규모로,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호텔이다.
싱가포르를 모항으로, 말레이시아 페낭과 태국 푸껫 등지를 순회하는 이 크루즈는 다양한 서비스와 여행 상품을 서비스한다.
배에 몸을 싣기만 하면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체험하며 '배캉스'를 즐길 수 있다.
크루즈산업의 효과는 말해 무엇할 것인가.
롯데관광개발 백현 대표이사는 "이탈리아와 같은 반도국인 대한민국에서 크루즈 산업이 발달하면 지역경제에 큰 도움도 되고 일자리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각국이 국제 크루즈 재개에 기대하는 것은 그만큼 일자리 창출 등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크루즈가 운항하려면, 최대 수천 명에 달하는 승선 인원이 먹고 마시고 잘 데 쓰는 다양한 물품들이 선적돼야 한다.
그런데 최근 일본을 모항으로 한국 부산 등을 기항하는 크루즈선에 올랐던 한 지인의 불만 가득 섞인 소셜미디어(SNS) 글이 기억났다.
일본의 지인 집에 머무르던 그는 요코하마 출항, 벳푸와 가고시마와 부산 등지를 기항하는 외국 선사인 MSC사의 9박 10일짜리 일정의 벨리시마 크루즈에 올랐다.
그는 특히 유명한 외국 선사의 크루즈 편으로 부산로 입항한다는 사실 때문에 다른 기항지보다 마음이 더 들떴다고 했다.
한국인인 데다 신용카드와 교통 앱이 있으니 별다른 준비 없이 배에서 나왔는데 그의 눈에는 환전할 곳을 찾지 못해 쩔쩔매는 외국인이 눈에 띄었다.
크루즈에 탑승했던 조남경 씨는 "더욱 가관인 것은 주차장에 그득한 택시가 모두 관광택시로, 일반 승객은 태우기를 거부했다"면서 "환영 행사까지 마련해 준 일본의 기항지들과 비교하면 너무 형편없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조 씨는 오전 8시 하선할 때부터 바로 환전소에서 환전해 자원봉사자 등의 안내를 받았던 일본 등 다른 기항지의 서비스와 너무나 많은 차이를 느꼈다고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은행에 요청해 이동식 차량 환전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크루즈가 일찍 도착하는 경우도 있고 환전소가 눈에 띄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크루즈가 올해 모두 19차례 기항하지만, 부정기적인 데다 택시 기사들이 스케줄을 알기 어렵고 부산시 또는 선사에서도 셔틀버스 등을 운행하고 있으나 제대로 안내가 되지 않은 점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크루즈 승객 조 씨는 "부산이 정말 멋진 곳이라고 외국인들에게 여러 차례 자랑스럽게 얘기했었는데 얼굴이 붉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마침 벡스코에서는 국제관광엑스포가 열리고 있다는 플래카드가 보였는데 사소한 것부터 챙기기를 기대하고 싶다"고 글을 끝맺었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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