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AI도 진화···삼성·구글·애플, ‘온디바이스’ 경쟁
데이터 송수신 비용 줄이고 개인정보 유출 방지
삼성, 새 두뇌칩 엑시노스2400에 생성형AI 탑재
구글은 '텐서' 애플은 'A17' 자체 칩 AI 고도화
슈퍼컴퓨터가 아닌 스마트폰 자체에 내장된 인공지능(AI) 모델, 이른바 ‘온디바이스 AI’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스마트폰의 두뇌칩(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에 생성형 AI 같은 신기술을 탑재함으로써 데이터 송수신을 위한 클라우드 비용과 개인정보 유출 위험을 줄이면서도 고도의 AI 기능을 스스로 구현할 수 있는 이 기술을 두고 삼성전자, 구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삼성 시스템LSI 테크데이 2023’을 열고 플래그십(고급형) 스마트폰용 차세대 AP ‘엑시노스2400’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전작인 엑시노스2200보다 AI 성능이 14.7배 향상됐을 뿐 아니라 생성형 AI 기반으로 문자를 이미지로 변환하는 기술도 탑재됐다”며 엑시노스2400의 AI 성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생성형 AI는 대량의 데이터 학습을 통해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차세대 AI로 대화를 만들어내는 챗GPT, 문자를 입력하면 그에 맞는 그림을 그려주는 달리(DALL-E) 등이 대표적이다. 외부의 슈퍼컴퓨터 연산을 통해 이뤄지던 생성형 AI를 스마트폰 두뇌가 자체적으로 구현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엑시노스2400은 삼성전자가 내년 초 출시할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에 탑재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AP뿐 아니라 새로운 이미지센서 기술 ‘줌 애니플레이스’에도 AI 신기술을 탑재, 카메라 화면을 확대하면 피사체를 자동으로 추적하는 기능을 선보였다.
구글이 4일(현지시간) 공개한 스마트폰 신제품 ‘픽셀8’ 시리즈 역시 회사의 자체 AP ‘텐서G3’가 강화한 AI 성능을 뽐냈다. 텐서G3는 반복해서 찍은 여러 장의 단체 사진을 합성해 모든 사람이 가장 잘 나온 한 장을 만들어주는 ‘베스트 테이크’, 사진 속 피사체를 자연스럽게 지울 수 있는 ‘마법 지우개’, 다양한 피부색을 효과적으로 표현해주는 ‘리얼톤’ 등 AI 기반의 이미지 처리 기능을 갖췄다. 또 동영상에서 특정 소리를 지우거나 AI 음성으로 간단한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는 음성 처리 기능도 자랑한다. 무선이어폰 ‘픽셀 버즈 프로’와 결합해 고성능의 소음 제거도 지원한다.
구글은 오픈AI의 챗GPT에 대항한 자체 생성형 AI 모델 ‘바드’를 갖춘 만큼 온디바이스AI 기반의 새로운 스마트폰 성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음성AI ‘구글 어시스턴트’ 역시 바드와 결합한 ‘어시스턴트 위드 바드’로 진화하며 문서, 이미지, 이메일, 일정관리, 쇼핑 등 작업 효율을 높일 예정이다. 구글은 픽셀8 시리즈와 함께 어시스턴트 위드 바드를 공개하며 일부 이용자 대상 테스트를 거쳐 수개월 내 상용화하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애플도 ‘아이폰15’ 시리즈에 들어간 자체 개발 AP ‘A17 프로’의 뉴럴엔진 성능을 개선하는 등 기기의 온디바이스AI 성능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챗GPT를 계기로 가속화한 빅테크 간 AI 경쟁 속에서 이런 온디바이스AI는 스마트폰이 슈퍼컴퓨터와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는 장점 덕에 점점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3사뿐 아니라 최근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전설적인 아이폰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와 손잡고 AI에 최적화한 새로운 하드웨어 개발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그런가 하면 5일(현지시간)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이 아닌 타이젠 운영체제(OS) 기반의 가전에도 “온디바이스AI를 통해 보다 스마트하고 개인화된 홈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김윤수 기자 sooki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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