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11조 만기 오는 회사채…예금 경쟁 막으려다 또 다른 '부작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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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지난해 말 과열됐던 수신금리 경쟁이 재현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내린 조치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은행권이 예금 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원활하게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이번 달부터 은행채 발행한도 규제를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은행채 5년물 금리가 계속 상승해 4.8%에 육박했다.]
하지만 은행채 발행이 늘어나면 은행채 가격이 내려가면서 은행채 금리가 올라가게 됩니다.
이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4일 4.795%로, 한달새 0.479%p(포인트)나 오르면서 상승 흐름을 타고 있어, 은행채 발행량 증가로 추가적인 금리 상승이 예상됩니다.
[연말까지 11조5천억원에 육박하는 회사채의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다.]
이같은 금리 상승은 대표적인 기업 자금조달 창구인 회사채 시장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가 11조4891억원에 달하는 가운데, 회사채보다 우량한 것으로 평가되는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 회사채는 금리를 더 높여야 자금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있고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경기 부진이 지속됨에 따라 기업들의 상황이 좋지 않은데,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가 기업들이 채권 시장에서 필요한 자금을 제대로 구하지 못하는 악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번 은행채 발행한도 폐지가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5년만기 은행채 금리는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의 준거금리가 되기 때문에 은행채 금리 상승이 고정형 주담대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미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 상단이 6%대까지 올라온 상황에서 추가적인 금리 상승으로 7%를 넘볼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은행채 금리 상승에 부담을 느낀 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높여 자금을 조달할 경우 금융당국이 우려했던, 2금융권과의 예금 금리 경쟁으로 다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예금 금리 인상에 따라 자금조달 부담이 커진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높이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예금 금리 경쟁을 막겠다고 내놓은 조치가 회사채 시장에는 긴장감을 높이고 대출 금리도 올리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겁니다.
허준영 서강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예금 금리가 높아지면서 대출 금리가 조금 더 높아질 것이고, 한국은행이 5회 연속 금리를 동결하고 있지만 대출 금리는 더 올라서 금융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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