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피플] 마지막까지 불사르려는 제카, "포항이 강등? 그들이 틀렸다는 걸 증명했다"

김태석 기자 2023. 10. 7.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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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포항)

▲ 피치 피플

포항 스틸러스
FW
제카

포항 스틸러스의 브라질 폭격기 제카의 시즌 막판 페이스가 무섭다. 이제는 김기동 포항 감독의 축구에 완벽하게 적응한 듯 골과 도움을 가리지 않고 득점 포인트를 쏟아내고 있다. 일류첸코가 팀을 떠난 후 확실한 스코어러가 없어 한동안 애먹었던 포항은 만능 공격수 제카의 맹활약 덕에 K리그1 정상 등극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제카에게도 최고의 시즌이다. 지난해 대구 FC에서 K리그에 데뷔했던 제카는 당시 7골 7도움을 올렸었는데, 올해는 아직 여섯 경기를 남기고도 10골 7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도움에도 능한 제카의 플레이스타일을 떠올려 볼 때 아무나 못 하는 10-10 클럽 가입도 가능하다. 확률적으로 굉장히 적은 상태이긴 하지만, 만에 하나 포항이 올해 우승을 한다면 가장 유력한 MVP 후보는 의심의 여지없이 제카다.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가질 만한 제카다. 하지만 제카는 무척이나 겸손했다. 제카는 지난 9월 30일 울산 현대전을 마치고 <베스트 일레븐>과 만나 가진 인터뷰에서 "제가 피치에서 한 모든 것들은 온전히 저만의 힘이 아니라 동료들이 도와주기 때문에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격 포인트 부분에서 우리 팀의 세 선수가 높은 순위에 있다고 알고 있는데 그게 정말 자랑스럽다. 그리고 이번 울산전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강한 팀인지를 보여줬다. 특히 시즌 전만 해도 우리 팀이 강등 싸움할 거라는 말들을 사람들이 많이 했는데 우리가 그들이 틀렸다는 걸 증명했다"라고 포항의 일원으로서 자부심을 드러냈다.

제카는 지난해 대구FC의 에이스인 세징야·에드가와 더불어 공격진을 구축해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올해는 포항에서 김승대·백성동 등 도움 순위에 올라 있는 동료들과 함께 합을 맞추고 있다. 김승대·백성동이 도움 순위 상위권에 위치하는 덕에 제카도 수혜를 많이 받고 있다. 제카는 현재 10골 7도움이다.

대구 시절과 차이점이 있느냐고 묻자 제카는 "모두가 뛰어난 선수들"이라고 말했다. 제카는 "선수들은 모두 목표를 향해 함께 플레이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이런 선수들과 함께 멋진 플레이를 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라며 "세징야와 에드가는 정말 최고의 선수다. 그렇지만 김승대 역시 챔피언을 여러 차례 했던 선수고, 백성동도 국가대표를 오래 했던 최고의 선수다. 그들과 함께 뛸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라고 우수한 동료들과 합을 맞추는 것에 만족감을 보였다.

뛰어난 활약상 덕에 김기동 포항 감독이 제카에 보이는 신뢰감은 매우 크다. 그런데 단순히 경기력 때문만은 아니다. 김 감독은 훈련 중 제카가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일 때 종종 불호령을 내린다는데, 제카가 외국인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한국 선수처럼 넉살 좋게 받아넘기는 모습이 정말 기특하다고 반응했다.

"감독님께서 제게 소리를 치실 때는 감독님 역시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시는 것으로 생각한다."

제카는 이렇게 답하며 웃었다. 그러면서 "시즌 전에 제게 감독님께서 절 성장시키고 싶어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제가 늘 최선을 다하길 원하신다"라며 "저는 감독님께서 무엇을 말씀하시든 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감독님께서는 제가 플레이하는 걸 좋아하신다. 저는 이전과 비교해 많이 변했지만, 행복한 나날들은 변하지 않았다"라고 스승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심을 보였다.

제카가 속한 포항은 32라운드를 종료한 현재 승점 58점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종료가 이제 머지않았고, 선두 울산(승점 66점)과는 8점 차다. 산술적인 희망은 분명히 살아있지만, 역전은 분명히 쉽지 않다.

"당연하죠."

제카에게 뒤집을 수 있겠냐고 물었더니 웃으며 당차게 답했다. 제카는 "우리는 최대 승점 18점을 딸 수 있다. 우리는 다가오는 경기에서 계속 승점 3점을 따내려고 노력할 것이다. 우리는 올해 정말 대단한 플레이를 펼치고 있는 만큼 가능하다고 본다. 우리는 마지막 경기가 끝날 때까지 상황을 바꾸기 위해 모든 걸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제카는 쉽지 않아 보이는 대역전 우승에 도전하는 포항의 라스트 스퍼트에서 가장 큰 동력을 불어넣을 준비가 되어 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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