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도적’ 이현욱 “또 악역? 불나방처럼 뛰어들었죠”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skyb1842@mkinternet.com) 2023. 10. 7.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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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적’ 시즌2 나와야...그래야 제가 살아요”
“김남길에 많이 배워, 서현 앞으로 기대돼”
이현욱이 ‘도적’에서 악역 이광일을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이현욱(38)이 또 한번 강렬한 악역으로 돌아왔다.

넷플릭스 시리즈 ‘도적: 칼의 소리’(이하 도적)는 1920년 중국의 땅, 일본의 돈, 조선의 사람이 모여든 무법천지의 땅 간도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하나 된 이들이 벌이는 액션 활극이다. 모래바람 휘몰아치는 간도의 황무지에서 시작된 얽히고설킨 운명과 강렬하고 스펙터클한 액션으로 한국형 웨스턴 액션물을 표방한다.

드라마 ‘38 사기동대’ ‘나쁜 녀석들 : 악의 도시’ ‘블랙독’ 등을 연출한 황준혁 감독과 ‘비밀의 숲2’ ‘홈타운’ 등을 연출한 박현석 감독, ‘뱀파이어 검사’ ‘38 사기동대’ ‘나쁜 녀석들 : 악의 도시’ 등의 각본을 맡은 한정훈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배우 김남길 서현 이호정 유재명 등이 출연했다.

이현욱은 ‘도적’에서 조선 출신 최연소 일본군 소좌 이광일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는 공개 소감을 묻자 “제작사 사무실에서 봤는데, 역사 이야기도 있고 후루룩 보기 힘들어서 한 편 보고 쉬었다가 봤다. 다른 배우들은 모르겠는데 저는 출연 작품이라서 객관성 있게 볼 수가 없더라. 대본도 많이 봤고 촬영도 하니까 객관성이 떨어진다. 그래도 CG랑 완성된 거 보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생각했던 것보다 확장돼서 나온 느낌”이라고 말했다.

‘도적’에서 악역이자 친일파를 연기한 그는 앞서 SNS에 “추석 때 고향에 안 가렵니다”란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이현욱은 “시국이 안 좋으니까 저에 대한 반응이 더 안 좋은 것 같다. 작품 나왔을 때 SNS를 활발하게 하는데 지금은 안 보고 있다. DM(다이렉트 메시지)이 많이 밀려 있다”며 “엄마는 연락이 없었고 아직 못 본 것 같다. 누나와 매형은 답장이 짧아졌다. 잘 봤다는 느낌보다는 ‘손가락이 없네’란 느낌으로 연락이 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악역도 누군가는 해야 한다. 대작에 참여하는 것에 의미도 있고, 대본을 보며 걱정되긴 했는데, 제가 워낙 불나방 같은 성격이다. 그래서 더 뛰어들었다. 그려낼 수 있는 것이 있다고 생각해서 캐릭터에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광일이를 미화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어요. 하지만 우리나라 시대적 배경의 아픔에 있어 그런 사람들도 존재했고 표현하려고 노력했죠. 숙부님을 고문하는 장면도 감독님이랑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광일이의 선택이 잘못됐지만 인간적인 갈등이 있었을 거고 찰나에 딜레마와 자조적인 느낌을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손가락이 날아가는 신 때도 이윤이 도망가라고 광일이의 이름을 부르는데 찰나의 착했던 이광일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이현욱이 ‘도적’에서 호흡을 맞춘 서현 김남길에 대해 언급했다. 사진|넷플릭스
‘도적’에서 친일파인 척 하지만 독립운동가로 활동 중인 남희신(서현)과 자신의 노비였으나 친구가 됐다가 멀어진 이윤(김남길)을 향한 마음에 대해서도 밝혔다.

이현욱은 “광일이란 인물이 뼛속까지 나쁜 놈은 아니다. 순정적이고 사랑 앞에서는 바보 같은 느낌도 있었는데, 다듬어지면서 없어지긴 했다. 드라마상 표현된 게 적어서 어디까지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지만, 희신에 대한 마음은 진짜였다”며 “시즌제로 가면 설명 가능한 장면이 있을 거다. 결혼식 때도 이윤과의 관계도 알고 있고 복잡한 감정인데 그래도 내 옆에 두고 싶은, 그래서 물음표가 붙는 표정이 나온 거다. 광일이는 미화시키고 싶지 않지만, 그런 부분에선 안타까운 마음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희신에게는 애정이고, 이윤에게는 애증이 있다. 내가 유일하게 친구라고 생각한 사람이 이윤이었고, 서사가 다 표현은 안 됐지만 윤이를 보면서 어떻게 보면 나보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동경도 했을 수 있다. 그런데 나를 떠난다고 했을 때 미치고 팔짝 튀는 것도 내 사람이 되지 않았을 때 올라오는 짜증과 집착이 맞다”고 부연했다.

일본어 대사는 과거 약 1년간의 어학연수 경험과 극 중 일본 총영사관 경시 오오카를 연기한 재일교포 정무성의 도움이 컸다.

그는 “일본 어학연수를 한 적이 있지만, 사극 말투라 어렵더라. 제 친구가 20년 넘게 일본에서 살았는데 구사하기 힘든 일본어라고 잘했다고 하더라. 정무성 선배가 옆에서 밀착마크 해줘서 의지가 많이 됐다. 극 중에 일본인에게 어설픈 일본어에 대해서 지적받지 않나. 그 대사도 도움이 됐다. 완벽하지 않아도 되고, 오히려 한국어 뉘앙스에 일본어를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도적: 칼의 소리’에서 호흡을 맞춘 서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서현에 대해 “TV에서 많이 봐서 독립군이 어울릴까 생각했다. 우리가 생각한 깨끗한 이미지가 있는데 친일파로 위장하는 거니까. 그런데 설득력 있었고 망가짐에 두려움이 없더라. 받아들이는 것도 빠르고 앞으로가 더 기대됐다. 같이 하는 동안엔 편하고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김남길에 대해서는 “형님과 지향하는 방향성이 맞았다. 손가락이 날아가는 신도 제가 의견을 낸 부분이 있는데 흔쾌히 수락을 해줬다. 형님도 주인공으로서 해야 할 게 많은데도 먼저 의견도 제시해주고 많이 배웠던 것 같다”며 “아무래도 스타란 선입견이 있었는데, 배울 점도 많고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다. 상대 배우의 연기도 생각해서 신에 대해 생각하고 전체를 아우르면서 후배나 상대에게 신을 넘겨주고 그 신을 잘 살릴 수 있는 걸 고민하더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현욱이 ‘도적’ 시즌2와 악역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드라마 ‘마인’ 등을 통해 악역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그는 또 악역을 한다고 해도 부담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왜 악역을 하냐고 하는데 악역도 성격 직업이 다 다르다. 예전엔 악역을 그만하자고 생각했는데 한편으로는 내가 뭘 많이 보여줬나 싶더라. 선하고 영웅적인 역할도 있지만, 악역도 재미있다. 이광일도 목적이 있고 여러 가지 감정이 있어서 저에겐 도전이었다. 또 악역을 한다고 해도 부담스럽고 하지는 않을 것 같다. 다른 지점이 있으니까. ‘샤크2’에서도 다른 결의 악역의 모습을 보여드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의 연기 모토이기도 하다. 그게 연기를 계속할 수 있는 힘이다. 그런 도전과 재미가 없으면 연기자 생활을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언제라도 재미를 못 느끼고 도전할 가치가 없으면 미련 없이 떠날 거란 마음으로 연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악역도 재미있는 게 배우 존 말코비치가 악역을 잘 할 수 있는 게 본인이 인간성 결여된 사람을 싫어해서 잘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동의한다. ‘마인’ 때도 그렇고 지금도 내가 싫어하는 것들을 표현했다. 사람들이 제 역할을 싫어한다는 건 그 인물로서 목적을 달성한 거지 않나. ‘마인’ 때는 너랑 가족이 죽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때는 좀 그랬는데 주변 사람들이 그만큼 네가 잘한 거라고 해주더라. 저도 지금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당연히 논리적인 비평이나 내가 생각해 볼만한 것들에 대해서는 생각하지만, 감정적인 비난에는 영향을 안 받는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앞서 ‘도적’은 열릴 결말로 마무리 돼 호기심을 자아냈다. 이현욱도 시즌2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며 깨알 홍보를 이어갔다.

그는 “배우들끼리도 시즌2 이야기를 많이 했다. 저희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보여드릴 것도 많다. 자본주의 사회니까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겠지만, 순리대로 될 거라고 생각한다. 시즌으로 가는 결말이었는데 시즌2를 간다면 부족했던 서사도 설명될 것 같다. 광일이 서사도 더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제가 산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도적’은 우리나라서 새로운 장르, 웨스턴 액션 활극인데 그런 점에서 새롭게 봐줬으면 좋겠어요. 역사적 일들도 다시 한번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픽션도 있지만, 저희도 고증을 한 내용이 담긴 거니까요. 젊은 친구들은 모를 수 있으니까 이런 사실이 있었다는 걸 인지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요.가볍게 볼 수 있는 작품은 아니지만 화려한 액션도 있고 추석 때 즐겨줬으면 좋겠습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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