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지물' 헌재 국선대리인 제도…신청해도 78%는 기각

박소연 기자 2023. 10. 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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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헌법소원 청구 등에서 국선대리인을 신청해도 78%는 기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정훈 의원은 "헌법소원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한 헌법재판이다. 변호사 강제주의면서 국선대리인 선임이 어려운 것은 재판의 권리가 고르지 못하단 의미"라며 "헌재 규칙을 개정해서 국선대리인 기각 기준을 명확하게 하고, 헌법소원을 청구하려는 국민 누구에게나 국선대리인 선임이 넓게 보장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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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기각 사유 98%가 제70조3항 단서조항인데, 기준 모호…조정훈 "헌재 규칙 개정해 기준 명확히 해야"

헌법재판소의 헌법소원 청구 등에서 국선대리인을 신청해도 78%는 기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기각 사유가 모호해 청구인들의 제도 활용이 어려운 만큼 헌재 규칙을 개정해 국선대리인 기각 기준을 명확하게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헌법재판소에서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선대리인 신청은 지난 5년간 매년 1000여건에 이르는데 실제 선임은 150여건에 그쳐 선임률이 10%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선대리인 선임률은 2018년 13.6%, 2019년 12.9%, 2020년 12.2%, 2021년 14.3%, 2022년 15.2%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헌법소원 심판 청구 시 반드시 대리인(변호사)이 필요하다. 변호사 조력이 없을 경우 보정명령이 내려지고 청구가 기각된다. 이에 헌재는 변호사 선임이 어려운 사람들도 변호사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국선대리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국선대리인 선임은 기본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할 경제적 능력이 없는 경우를 기준으로 하며, 공익상 필요한 경우도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제70조3항의 단서조항에 따라 △심판청구가 부적법하거나 △이유가 없는 경우 △권리남용인 경우는 선정하지 않을 수 있다고 조건을 달았다.

헌법재판소가 밝힌 국선대리인 기각 사유를 살펴보면 헌법재판소법 제70조3항의ㅊ 단서조항에 의한 기각이 대부분(지난해 기준 98%)이다.

문제는 기각 사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70조3항의 기준이 모호하단 것이다. 심판청구의 부적법하다고 판단하는 기준,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는 기준 등 보다 세부적인 기준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현재는 다수의 청구인들이 정확히 어떤 이유로 국선대리인 선임이 안 됐는지 알지 못한 채 헌법소원심판을 받을 기회도 상실하고 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2023.08.09. /사진=뉴시스

경제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도 공익을 위해 국선대리인 선임이 가능한 만큼, 보다 적극적이고 넓게 국선대리인 선임이 보장될 필요가 있단 지적이다. 헌법소원심판은 결국 '기본권'을 다투는 재판이고, 변호사 강제주의로 운영되기 때문에 더 많은 국민들이 쉽게 국선대리인을 선임할 수 있어야 한단 것이다.

조정훈 의원은 "헌법소원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한 헌법재판이다. 변호사 강제주의면서 국선대리인 선임이 어려운 것은 재판의 권리가 고르지 못하단 의미"라며 "헌재 규칙을 개정해서 국선대리인 기각 기준을 명확하게 하고, 헌법소원을 청구하려는 국민 누구에게나 국선대리인 선임이 넓게 보장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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