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수상' 윤여정, 57년 차에도 사랑받는 '월드스타'는 이유가 있다 [MD픽]
[마이데일리 = 부산 노한빈 기자] 배우 윤여정이 과감한 입담으로 오랜 연륜의 품격을 드러냈다.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KNN 시어터에선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프로그램 '액터스 하우스-윤여정' 스페셜 토크가 진행됐다.
지난 2021년 신설된 '액터스 하우스'는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출연, 그들의 연기 철학, 연기 인생 면면 등을 나누는 스페셜 토크 프로그램이다.
영화 '미나리'(2021)로 제93회 미국아카데미시상식(오스카)에서 한국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은 애플 TV+ '파친코'(2022)에서 선자 역으로 뜨거운 울림을 전한 바 있다.
그는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뜻밖의 여정'에서는 인간 윤여정으로서의 따뜻한 모습과 함께 수많은 어록들을 선보여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날 윤여정은 거침없는 입담으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그는 "(미국아카데미시상식에서 수상 이후 국내 인터뷰를 갖지 않은 것에 대해) 그거에 대해 인터뷰하는 게 되게 겸연쩍다"면서 "수상은 저한테 행복한 사고 같은 거였다.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도 우스워서 피해왔다. 그런데 (액터스 하우스에) 어쩌다가 걸렸다"고 너스레 떨었다.
공식 포토타임 시간이 이어졌고, 윤여정은 포토타임이라고 특별한 포즈를 취하지 않았다. 그는 "제 나이가 지금 77세다. 나 하고 싶은 대로 살다가 죽으려고 한다"고 전하면서 "옛날에도 안 했던 건데 여배우는 왜 이렇게(허리에 손을 얹는) 포즈를 취하고 찍어야 되는지 모르겠다"고 과감하게 소신발언 했다.
"누굴 만나더라도 고급인 사람과 놀아라"는 윤여정은 "돈으로 고급이 아니고 나보다 나은 사람과 만나야 내가 발전한다. 나보다 못한 사람하고 노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조언하기도. 더불어 그는 "고급이 되려고 노력하자"며 "허영을 쫓자는 얘기가 아니라 책을 많이 읽는 사람과 얘기해야 내가 모르는 걸 배울 수 있게 된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故 김기영 감독의 '화녀'(1971)이 대표작인 것 같다는 말에는 "저한테는 너무 혹독한 시간이었고 다시는 영화배우를 안 하겠다고 다짐한 시간이다. 그런데 너무 대단하고 훌륭한 감독님을 만났다"며 "어른 말씀 들어라. 다 경험에서 나온 얘기다. 책으로 배운 것과 몸으로 사는 건 다르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대표작을 묻자 윤여정은 "남들이 얘기하는 거 아니냐. 내가 어떻게 뽑냐"면서 "내가 얼마나 고생했고, 힘들었는지만 생각난다. 대표되려고 찍은 것도 아니고 그냥 일을 한 것"이라고 답했다.
"우리나라에서 살아남은 게 용할 정도"라는 그는 "나는 기존의 전통적인 거, 관습적인 거가 맞지 않았다. 반항적으로 생각했다. 반응을 좋게 받은 적도 없다. 주변에서 쟤는 '이상한 아이다'라고 해서 (내가) 이상한가 보다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또한 윤여정은 "명언 못한다. 어떻게 명언이 됐는지 모르겠다"며 "저는 결점도 많은 사람이고 존경받을 사람은 절대 못 된다. 나라를 위해 한 것도 없다. 지금 잠깐 빛나는 건 아카데미상 때문인데 그건 어쩌다 운이 좋아서 된 것"이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이 외에도 윤여정은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 중 하나인 영화 '에미'(1985)를 본 관객이 없자 "여기 이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왜 보러 온 건지 모르겠다", 이후에도 "나를 좋아해요? 왜 좋아해?", "왜? 나 곧 죽어?"라고 폭탄 발언을 하는 등 화끈한 말솜씨로 웃음이 끊이지 않는 시간을 선사했다.
한편, 윤여정은 지난 1966년 TBS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주연과 조연을 가리지 않고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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