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선 파괴력 살아난 류중일호, 대만에 지난 패배 설욕하며 AG 4연패 대업 달성할까 [MK사오싱]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3. 10. 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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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호의 금빛 항해에 이제 마지막 관문만 남았다. 상대는 지난 조별리그에서 패배의 아픔을 안겨준 대만이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7일 중국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1구장에서 대만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을 치른다.

여기까지 오는 여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한국은 조별리그 B조 첫 경기였던 홍콩전에서 10-0 8회 콜드승을 거뒀지만, 2차전에서 ‘난적’ 대만에 0-4로 완패했다. 이어 펼쳐진 ‘약체’ 태국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는 17-0 5회 콜드승을 완성했지만, 3전 전승을 올린 대만에 밀려 B조 2위로 슈퍼라운드에 진출할 수 밖에 없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에 딱 1승만을 남겨 놓고 있는 류중일호. 사진=김영구 기자
야구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류중일 감독. 사진=천정환 기자
다행히 대표팀은 무너지지 않았다. 조별리그 성적 및 슈퍼라운드 성적을 합산해 결승 진출팀을 가리는 대회 방식으로 1패를 안고 있었던 한국은 일본을 2-0으로 꺾었고, 전날(6일) 중국마저 8-1로 완파하며 슈퍼라운드 성적 2승 1패를 기록, 결승에 나서게 됐다.

결승 상대는 슈퍼라운드에서 중국을 4-1로 꺾은 뒤 일본에 0-2 강우 콜드패를 당한 대만(2승 1패)이다. 조별리그에서 중국에 0-1로 덜미를 잡힌 뒤 슈퍼라운드에서 한국에 패한 일본은 중국과 나란히 1승 2패의 성적표를 받아들며 동메달 결정전으로 향하게 됐다.

한국이 이처럼 가시밭길을 통과하며 결승에 나서야 했던 가장 큰 까닭은 타선의 득점 생산력이 저하됐기 때문이다. 먼저 홍콩전에서는 1회말 문보경(LG 트윈스)의 우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으나, 4회말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의 우월 2타점 적시 2루타가 나올 때까지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많은 주자가 출루했으나, 이를 불러들이지 못했다.

이후에도 한국은 8회초까지 단 1점도 올리지 못했다. 8회말에는 대거 7득점에 성공, 8회 10-0 콜드게임을 완성했으나, 타선의 응집력 부족은 숙제로 남았다.

이번 상대이기도 한 대만전은 6안타 무득점으로 더 심각했다. 윤동희(롯데 자이언츠·4타수 3안타), 최지훈(SSG랜더스·4타수 2안타), 노시환(한화 이글스·3타수 1안타)을 제외하곤, 안타를 때려낸 선수가 전무했다. 사사구 또한 노시환, 박성한(SSG)이 한 차례씩 얻어낸 것 말고는 없었다.

이어 몇 수 아래의 태국을 상대로는 11안타 17득점을 몰아붙였지만, 태국의 전력을 감안했을 때 공격력이 완벽히 살아났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슈퍼라운드 첫 경기였던 일본전에서도 결승타 포함 3타수 1안타 2타점을 올린 노시환을 제외하곤 빈곤한 득점력을 보였던 한국. 그랬던 한국 타선은 중국전 들어 점차 살아났다. 달라졌다. 16안타 8득점을 몰아치며 낙승을 이끌어 낸 것.

특히 무엇보다 중국과의 경기 전까지 14타수 2안타에 그치던 강백호(KT위즈)가 살아났다는 점이 가장 고무적이었다. 6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한 그는 4타수 3안타 1홈런 1사사구 1타점 2득점을 올리며 훨훨 날았다. 마찬가지로 이 일전을 앞두고 14타수 2안타로 고전하던 문보경(5타수 1안타 2타점)도 마지막 타석에서 2타점 적시 2루타를 작렬시키며 결승전 활약을 예고했다.

강백호는 중국전에서 3안타를 폭발시키며 결승전 활약을 예고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중국전 마지막 타석에서 2타점 적시 2루타를 작렬시킨 문보경. 사진=김영구 기자
현재 대표팀 상위 타순에 위치하며 타율 0.566 1홈런 5타점을 기록 중인 최지훈을 비롯해 윤동희(타율 0.474 1홈런 6타점)는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전 결승 2점포의 주인공 김주원(NC 다이노스·타율 0.364 2홈런 3타점)도 하위타선에서 장타력을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강백호, 문보경이 대만전에서도 활약을 이어간다면, 한국은 금메달과 한결 더 가까워 질 수 있을 전망이다.

단 방심은 금물이다. 이번 상대 대만은 앞선 조별리그에서 한국에 쓰라린 패전을 안겼을 정도로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다. 세대교체까지 고려한 한국이 젊은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한 반면, 대만은 최정예 선수들이 항저우에 모두 모여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경계대상 1호는 역시 조별리그에서 한 차례 맞붙었던 선발투수 린위민이다. 당시 6이닝 4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한국 타선을 꽁꽁 묶었던 그는 미국프로야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마이너리그팀 소속으로, 팀 내에서도 손꼽히는 좌완 유망주다. 조별리그 한국전 이후 휴식을 취했기 때문에 결승전 선발 등판이 점쳐지고 있다.

한국은 이에 맞서 문동주(한화)를 출격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조별리그 대만전에서 패전투수가 되긴 했으나, 4이닝 2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선보였다. 이 밖에 등 담 증상으로 아직 항저우에서 공을 던지지 못한 곽빈(두산 베어스)도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사령탑과 선수들은 모두 대만에 대한 설욕을 다짐하며 금메달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중국전이 끝나고 만난 류중일 감독은 “(결승전에) 어렵게 왔다. (대만에) 두 번 당하지 않도록 잘 준비해서 금메달을 따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강백호도 “남은 한 경기(대만전)에서 우리나라 대표 선수로 (팬들이) 바라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대만 투수들이 좋지만, 우리 선수들의 경기 감각도 많이 올라와서 충분히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곳 항저우에서 지난 2010 광저우 대회, 2014 인천 대회,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4연패를 노리고 있던 류중일호. 그리고 이제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딱 1승만 남았다. 과연 타선의 화력이 살아난 류중일호가 대만을 상대로 설욕에 성공하며 금메달과 마주할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쏠린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대만과의 결승전이 끝나고나서도 환하게 웃을 수 있을까. 사진=김영구 기자
사오싱(중국)=이한주 MK스포츠 기자

[사오싱(중국)=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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