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국제 찾은 송중기 "비겁하면 안돼…떳떳한 아빠 되자"(종합) [BIFF]
(부산=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송중기가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로 관객과 만났다. 그는 운동을 했던 10대 시절부터 배우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아들을 둔 아빠와 배우 선배로서의 생각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지난 6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서로 KNN타워에서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가 진행됐다.
액터스 하우스는 동시대를 대표하는 배우들과 함께 그들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며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향후 계획까지,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스페셜 토크 프로그램으로 지난 2021년 신설됐다.
◇ "상황 어려운 한국영화…영화제 더 소중해져"
올해에는 송중기가 윤여정 한효주 존 조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송중기는 "윤여정 선생님도 함께 하신다는 얘길 듣고 '내가 뭐라고' 싶었다"며 "한효주, 존 조님과 같은 카테고리에서 액터스 하우스를 마련해주신다는 게 너무 감사했다, 진심으로 영광"이라고 말했다.
송중기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받게 된 것에 대해선 "워낙 한국영화가 상황이 어렵지 않나, 그래서 더욱 간절해지고 소중해지는 자리"라면서도 "상황이 해마다 바뀌지만 상황이 바뀌는 것에 맞게 적응해가야 하는 것 같다"고도 전했다.
송중기는 관객과의 소통을 즐긴다고 했다. 그는 "아무래도 관객과의 대화를 즐기는 편"이라며 "직접적으로 소통을 하는 건 영화제에서만 할 수 있는 것 같아서 더 신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 그는 영화 '늑대소년'(2012)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던 당시를 떠올리며 "객석이 안 찼으면 어떡하지 했는데 관객분들이 함께 울고 귀엽다 해주셔서 감동이었다, 그때 끝나고 소주와 회를 맛있게 먹은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 "쇼트트랙 선수로 활동…악과 깡 생겼다"
송중기는 오는 11일 개봉을 앞둔 누아르 영화 '화란'이 올해 칸 국제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던 데 대해 언급하며 "칸 국제영화제가 최종 목적지는 아니지만 정말 영광스러운 건 사실"이라면서 "개인적으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받은 게 너무 기뻤다"고 고백했다.
'화란'에서 소년 연규(홍사빈 분)는 '화란'(네덜란드) 행을 꿈꾼다. 송중기도 어린 시절 '화란'과 같은 이상적인 목적지가 있었냐는 질문에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가 되고 싶어서 정말 열심히 했지만 쉽지 않았다"며 "운동이 너무 힘들어서 휴양지를 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아이스링크서 연습하다 보니 따뜻한 곳에 가고 싶었던 것"이라고 털어놨다.
또 그는 고등학교 때 부모에게 배우의 꿈을 고백했던 당시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말을 처음으로 했었는데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며 "저 역시도 진짜 원하는 일인지, 뜬구름인지, 허세인지 경계에서 고민하는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모님의 반대가 심해서 못했다기 보다는 확신이 없었던 것"이라고 짚었다.
고민의 경계는 군대 가기 직전에 무너졌다고 했다. 그는 "경계가 무너졌다는 건 확신이 생겼다는 것"이라며 드라마 '칼 잡이 오수정'(2007)으로 보조출연자 일을 시작했고, 성동일 앞에서 기자3 역할로 짧은 대사 한마디를 던졌던 기억을 소환했다. 그러면서 그는 "성동일 선배님이 눈앞에서 연기하시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송중기에게는 운동 선수 시절이 많은 영향을 줬다. 그는 "악과 깡이 생겼다"며 "쇼트트랙이 얼음 위에서 하는 훈련이 생각보다 적다, 지상에서 지구력 훈련을 많이 하는데 그때 거시적으로 보는 법에 대해 배우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때 참는 법, 길게 가는 법을 배웠다"고 덧붙였다.
◇ "비겁한 행동 안돼…떳떳한 아빠 되고 싶다"
송중기는 어느새 현장에서 선배가 됐다. 그는 "감사하게도 많은 선배님들께서 드러나지 않게 쌓아오신 것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제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배우라고 한다면 비겁한 행동은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책임질 줄 아는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홍사빈 배우에게도 그런 위치에 간다면 책임질 줄 알고 비겁하지 않은 선배가 되길 바란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송중기는 올해 영국 출신 아내 케이티 루이스 사운더스와의 재혼 소식을 전한 뒤 아들 출산 소식도 전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에 그는 아들에 대해 "아들이 태어난 지 100일이 좀 지났다"며 "박수를 달라"고 요청하며 팬들 앞에서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이어 송중기는 "아이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돼서 잘은 모르겠지만 배우 송중기 이전에 인간 송중기로서도 우리 아기한테 떳떳하지 못한 아빠가 되지는 말자는 생각이 더 명징해졌다"고 털어놨다.
또 그는 "내 직업군으로 들어왔을 때도 배우로서도 떳떳한 배우가 되자는 생각을 요즘에 갖고 있다, 그런 마음으로 작품에 임하고 있다"며 "'화란'을 보면서도 치건(송중기 분)가 연규(홍사빈 분)에게 좋은 점을 돌려주지 못했지만 어른이 좋은 세상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줘야 하지 않을까 한다, 누군가는 오지랖이라 할 수 있지만 적어도 성인이라면 그런 생각을 가져야한다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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