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30세 특급 잠수함이 앤더슨-메디나보다 많이 던질 줄이야…ERA 6.75, 누굴 탓하리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임기영(KIA)이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보다 많이 던질 줄이야.
KIA 불펜의 에이스이자 특급잠수함 임기영(30)이 시즌 막판 확실히 고전한다. 임기영은 6일 잠실 LG전서 ⅓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부진했다. 김종국 감독은 0-1로 뒤진 7회말 시작과 함께 임기영을 올렸다. 매 경기 승부를 걸어야 하는 특성상 마침맞은 투입이었다.
그러나 임기영은 선두타자 정주현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은 뒤 신민재, 홍창기, 박해민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1실점했다. 신민재에게 던진 패스트볼이 가운데로 몰렸고, 홍창기에겐 체인지업을 낮게 잘 떨어뜨렸으나 홍창기가 감각적으로 잘 밀었다. 박해민에겐 패스트볼을 던지다 번트안타를 내줬다.
연속 3안타를 맞았으나 LG 타자들의 대처가 좋았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내용이 좋지 않아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로 올 시즌 많이 던졌다. 시즌 61경기서 79.2이닝으로 순수 불펜 최다이닝 1위다.
올 시즌 SSG 불펜에서 고생하는 노경은(39)도 70경기서 75⅓이닝이다. 노경은이 임기영보다 투입 횟수는 훨씬 많지만, 임기영은 일단 마운드에 오르면 멀티이닝을 많이 소화한다. 올해 장착한 각 큰 체인지업을 앞세워 투구수를 절약하는 능력이 탁월하긴 하다. 그러나 이미 1202구를 소화했다.
알고 보니 전반기 막판 짐을 싼 앤더슨과 메디나의 이닝을 추월했다. 앤더슨은 14경기서 79이닝, 메디나는 12경기서 58이닝만 던졌다. 임기영이 많이 던진 단적인 이유가 여기서 바로 드러난다. 앤더슨은 경기당 6이닝, 메디나는 경기당 5이닝을 채 못 던지고 퇴단했다.
KIA는 올 시즌을 시작하며 앤더슨과 메디나가 많은 이닝과 승수를 책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불펜 믿을맨이 3개월 전 떠난 외인들의 이닝을 추월했다. 시즌 전 구상에 없었던 부분이다. 올 시즌 KIA 선발진이 이닝을 못 먹는다는 게 드러난다. 선발진이 이런저런 이유로 이닝소화가 떨어졌고, 불펜이 많은 업무량을 떠안았다. 임기영이 그 상징이다.
그만큼 올해 임기영의 활약은 눈부시다. 61경기서 4승4패3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3.05. 체인지업 그립 한번 바꿔 잡은 게 인생을 바꿨다. 단, 임기영도 사람인지라 시즌 막판엔 조금 처진다. 9월 이후 12경기서 2패5홀드 평균자책점 5.25. 최근 10경기 피안타율은 무려 0.325.
희소식도 있다. 아시안게임이 폐막하면 최지민이 곧바로 팀에 합류한다. 임기영으로선 자신의 몫을 분담할 수 있는 또 다른 셋업맨의 복귀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아직도 8경기를 남겨둔 만큼, 에너지 안배는 중요하다.
KIA가 5강에 가든 못 가든 임기영은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는 게 중요하다. 야구는 내년에도 계속되고, 이제 불펜으로 완전히 전향한 임기영의 건강도 중요하다. 임기영은 2024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행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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