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탐사, 미-소 경쟁에서 다극화로…전국시대 열렸다
중 ‘우주굴기’ 미와 대결…우주서도 패권다툼 ‘신냉전’
‘네번째 달 착륙국’ 인도, 다크호스로…EU·일본 등 각축
“50억년 전 태양에 불이 켜지자 칠흑 같은 어둠에 잠긴 태양계에 빛의 봇물이 흘러들었다. 태양계 안쪽에 있던 불균질한 바위와 금속 덩어리 초기 행성들이 그 빛에 처음 잠겼다.”
우주과학 대중화에 기념비적 주춧돌을 놓은 천문학자 칼 세이건(1934~1996)이 꼭 50년 전에 쓴 ‘코스믹 커넥션’의 본문 첫 문장은 시적인 아름다움으로 빛난다. 성경 창세기를 연상시키는 도입부는 태양계와 인간의 탄생 설화이기도 하다. “그 행성들은 원시 성운을 이루고 있던 티끌과, 태양이 타오르기 시작한 뒤에도 날려가지 않고 남은 물질로 이루어져 있었다. 초기의 대기는 아주 다양한 원자들로 이뤄져 있고 수소가 넘쳐났다. 분자의 충돌에서 더 큰 분자가 만들어졌다. 이 분자들은 화학과 물리학의 예외 없는 법칙에 따라 상호작용했고, (…) 이 분자들이, 상당히 놀랍게도, 바로 우리를 구성하고 있다.”
지구에 최초의 생명이 탄생한 것은 약 30억년 전, 고도의 지적 능력을 갖춘 현생인류(호모 사피엔스)가 출현한 것은 불과 30만년 전이다. 먼 옛날부터 인류는 밤하늘을 관측하며 길흉과 시운을 점치고, 신의 뜻을 해석했으며, 우주에 대한 상상력을 키웠다. (▶관련기사: 책으로 읽는 달의 신화, 달의 과학)
그러나 인류가 실제로 지구를 벗어나 우주에 흔적을 남기기 시작한 것은 채 70년이 되지 않는다. 그 짧은 기간에 인간이 이룬 성취는 놀랍다. 1957년 소련이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린 이후, 지금까지 1만개가 넘는 인공위성이 발사됐다. 국제우주정거장 우주인 교대와 보급품 수송, 달과 행성 탐사, 심우주 (달 바깥의 우주) 관측을 위한 우주선 발사도 빈번하다.
미·러 우주 협력의 상징 ’미르’
지난 8월24일 오후 3시(세계표준시각)께, 지상 고도 400㎞ 궤도에서 지구를 공전 중인 국제우주정거장(ISS)의 러시아 모듈 엔진이 불을 뿜었다. 우주정거장 쪽으로 날아오는 인공위성 파편을 피하기 위한 긴급 회피 기동이었다. 우주정거장은 자세 제어 장치만 갖췄을 뿐 주요 추진 장치와 착륙 설비가 없다는 점에서 우주선과 구별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우주정거장의 즈베즈다 모듈 엔진이 21.5초 동안 가동했다. 우주 쓰레기 한 조각의 예상 궤도를 벗어나기 위한 조종이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도 “우주정거장이 지구 쪽으로 약 500m 하강했다”고 확인했다. 물체 51561번(Object 51561)으로 명명된 이 우주 쓰레기는 2021년 11월 러시아가 수명이 다한 자국 정보위성 코스모스 5호를 대상으로 위성파괴 테스트를 하면서 생긴 잔해물이었다.
위성추적 웹사이트 ‘오비팅 나우’의 집계를 보면, 2023년 8월 말 기준 지구 궤도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인공위성은 8486개에 이른다. 이 중 절반 가까이는 수명을 다했거나 부서진 우주 쓰레기다. 우주정거장과 활동 중인 인공위성에 실질적 위협이 되는 길이 10㎝ 이상의 물체만 2만9000개, 길이 1㎝ 이상의 파편은 무려 67만개로 추산된다.
21세기 들어 인류의 우주 탐사가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옛소련)가 압도적인 양대 축이었던 우주 경쟁이 다자 구도 각축전으로 바뀌는 추세가 뚜렷하다. 경쟁과 협력이 뒤섞이고, 군사·안보 전략과 우주의 비밀을 캐는 과학 탐사가 공존한다. 상업적 우주 개발도 본궤도에 올랐다.
반세기 전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했던 우주 경쟁은 동서 냉전 대결 구도와 맞물렸다. 첨단 우주과학 기술과 활짝 열린 ‘최초’의 도전들은 체제 우월성의 징표였다. 1990년대 들어 옛소련의 몰락으로 냉전이 종식되면서 우주협력 시대가 열렸다. 러시아는 자국의 우주정거장 ‘미르’를 미국과 함께 사용했고, 미국은 자국의 우주왕복선들에 러시아 우주인과 보급품도 함께 실어 보냈다. ‘셔틀-미르 프로그램’으로 불린 미-러 우주협력은 1994년부터 1998년까지 5년간 지속됐다. 2001년 미르의 임무 종료를 앞두고는 국제사회의 우주협력 범위가 더 확장됐다. 미국은 독자 우주정거장 계획을 접고 러시아와 국제우주정거장 건설에 앞장섰다. 국제우주정거장 프로그램에는 미·러를 포함해 유럽우주국(ESA) 소속 국가들과 캐나다, 일본 등 15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관련기사: 포스는 누구와 함께?…‘21세기 스타워즈’ 미-중-러 우주정거장)
지난해 이틀에 한번꼴로 로켓 발사
그러나 최근 10여년 새 미국·서유럽 대 러시아의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높아지고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우주에도 국경을 넘는 협력 시대가 저물고 신냉전의 기운이 감돈다. 특히 중국은 2007년에 처음으로 달 탐사선 창어 1호를 발사한 지 불과 15년 사이에 달 착륙(2013), 화성 착륙(2021), 우주정거장 건설(2022)에 성공하고, 수년 안에 자국인의 달 착륙을 추진하는 등 ‘우주 굴기’를 향한 괄목상대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수십년 이어온 우주 경쟁 구도도 ‘미·러 양강’에서 ‘미-중 경쟁’으로 바뀌었다.
몇몇 강대국이 독점하던 우주 프로그램에 후발 국가들이 적극 가세하는 것도 21세기 우주 개발 신풍경이다. 우주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국가는 2012년 33개국에서 2022년에는 86개국으로 급증했다. 2022년 한해에만 세계 전역에서 발사에 성공한 우주 로켓은 178건(실패 8건), 역대 최다 기록이다. 이틀에 한번꼴로 지구에서 우주선이 날아오른 셈이다. 미국(84건), 중국(62건), 러시아(22건)가 대부분(94%)을 차지했고, 유럽연합과 인도가 각각 4건, 한국과 이란이 각각 1건이었다.
국제 시장정보업체 유로컨설트의 집계를 보면, 지난해 각국 정부가 집행한 우주 프로그램 투자가 1030억달러(약 138조원)를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우주 경제’의 가치는 4640억달러(약 626조원)에 이른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 항공우주연구원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우주개발 동향과 전망’ 자료를 보면, 전 세계 우주개발 예산은 미국·중국·일본·프랑스·러시아 등 상위 5개국이 전체의 83%를 차지한다. 이는 각국의 민간과 정부 예산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우주 예산 중 국방 부문의 비중은 미국(55%), 러시아 (46%), 중국(33%), 일본(30%), 프랑스(26%) 차례다.
유럽연합·일본에 이어, 최근에는 인도가 신흥 우주 강국으로 급부상했다. 지난 8월 인도는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를 자체 개발한 로켓으로 발사해 세계 최초로 달 남극에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인도는 미국·러시아(옛소련)·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번째로 달 착륙 국가 대열에 합류하는 기술력을 과시했다. 인도는 또 2024년까지 지구 궤도에 자국 최초의 유인 우주선 가가니얀호를 발사해 다양한 과학 실험을 할 계획이다. 일본은 지난달 7일 자국 최초의 달 탐사선 ‘슬림’(SLIM)과 천문위성 ‘크리즘’(XRISM)을 탑재한 자체 개발 추진체 ‘에이치투에이’(H2A) 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아랍에미리트는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발사한 화성 탐사선 ‘아말’이 2021년 2월 궤도 진입에 성공해 데이터를 전송받고 있다.
한국도 지난 5월 자체 개발한 로켓 누리호를 발사해 지구 궤도에 인공위성들을 띄우는 데 성공했다. 앞서 2022년 8월엔 달 탐사선 다누리호가 미국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엑스(X)의 팰컨9 로켓을 이용해 달 궤도에 안착해 귀중한 정보들을 보내오고 있다. 이란과 북한도 자체 개발한 발사체(로켓)로 군사정찰 위성을 띄웠다.
미 아르테미스 vs 중·러 달 기지
우주 개발 경쟁이 지상의 신냉전 구도와 맞물려 블록화 조짐을 보이는 것도 주목된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달 탐사 계획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는 2023년 10월 현재 한국, 유럽우주국, 캐나다,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아랍에미리트, 우크라이나, 브라질, 나이지리아 등 모두 29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1972년 아폴로 17호의 달 착륙 이후 50여년 만에 다시 달에 우주인을 순차적으로 보내고 상설 우주기지를 세우려는 야심 찬 계획이다. 그러나 참가국 명단에 중국과 러시아는 빠졌다. 중국은 2026년 세계 최초로 달 뒷면의 토양 표본 채취, 2030년 중국 우주인의 달 착륙과 ‘국제 달 과학연구기지’(ILRS) 건설 등을 목표로 자체적인 달 탐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의 아르테미스 계획이 “거대한 정치 프로젝트”라며 “지나치게 미국 중심적이며, 유엔 우주조약에 위배된다”고 비난한 바 있다.
국제우주정거장도 신냉전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국제우주정거장은 이미 2014년에 시설과 소프트웨어의 노후화가 상당히 진행됐는데도 2024년까지 10년 더 운용하기로 했다. 후속 정거장 건설에 대한 국제적 합의는 없었다. 2014년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령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면서 서방-러시아 관계가 악화 일로로 치닫던 시점이다. 2022년 초, 미국은 국제우주정거장의 수명을 2030년까지 한차례 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국제우주정거장이 폐기되면, 2022년 11월 완공된 중국의 ‘톈궁’이 유일한 우주정거장이 되는 것을 의식해서다.
중국은 자체 개발한 ‘톈궁’을 활용하면서 국제우주정거장에 참여하지 않았다. 러시아도 2024년 국제우주정거장을 탈퇴하고 독자적인 우주정거장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튀르키예·브라질·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 모듈 건설 참여도 제안했다. 러시아는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 달 과학연구기지에도 참여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중국의 달 기지 프로그램에 러시아·튀르키예·에티오피아·파키스탄·베네수엘라 등 10여개국이 참여를 결정했거나 협상 중인 반면, 미국이 주도하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참가국들은 중국과의 우주 협력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 소행성에서 태양계 생성 탐구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연학’에서 우주를 달 아래 ‘지상계’와 달 위의 ‘천상계’로 구분했다. 지상계에선 물·불·공기·흙의 4대 원소를 기본으로 만물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지만, 천상계에는 영원불변의 제5원소인 에테르가 충만하다고 봤다. 중세 이탈리아 피렌체 출신의 사상가 단테는 ‘신곡’에서, 지하 세계에는 지옥과 연옥이 있으며, 천국은 월천·수성천·금성천·태양천·화성천·목성천·토성천·항성천·원동천·지고천까지 10개의 천계로 구성됐다고 묘사했다. 제10천(지고천)은 신과 천사들이 있는 곳이다. 지구 중심 천동설은 틀렸지만, 실제 태양계의 행성 배열과 공전 궤도를 점층적 천국으로 해석했다.
1969년 7월 미국이 인류 최초로 달에 인간의 발자국을 남긴 이래, 달은 신화와 동화의 세계에서 인간의 숨결이 닿는 이웃으로 성큼 다가왔다. 그러나 달은 아직까지 ‘무주공산’의 영역이다. 현재 달 탐사와 광물 채굴, 달 기지 건설 등에 대해 구속력 있는 국제적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우주전국시대라 할 만하다. 오늘날 인간의 지식과 기술은 달 너머 영원불멸의 천국 대신 태양계 생성과 심우주의 비밀을 쫓는다. 달 아래 세계는 협력과 경쟁으로 시끌벅적하지만 달 너머 행성계 탐사는 아직까진 고요한 과학 탐사 성격이 짙다.
지난달 24일, 미국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발사된 지 꼭 7년 만에 소행성 ‘베누’에서 채취한 흙과 암석을 미국 유타주에 투하한 뒤, 지구로 귀환하지 않고 다른 소행성 ‘아포피스’ 탐사를 위해 다시 날아갔다. 우주선 명칭도 ‘오시리스-에이펙스’(OSIRIS-APEX)로 변경됐다. 아포피스(Apophis)와 탐사선(Explorer)의 앞 두 글자씩을 붙였다.
미국은 이어 오는 12일에는 또 다른 소행성 탐사선 ‘프시케’를 발사한다. 이 탐사선은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 벨트에 있는 지름 226㎞ 크기인 같은 이름의 소행성(프시케)까지 날아가 태양계 생성 초기의 비밀을 캘 예정이다. 나사는 “소행성 프시케가 독특한 것은 태양계 구성의 한 요소인 초기 행성들의 핵에 있는 니켈과 철 등 다량의 금속이 표면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라며 “사상 처음으로 토양과 얼음이 아닌 금속으로 이뤄진 천체를 탐사하게 된다”고 밝혔다. 나사는 또 화성의 토양과 광석 표본을 지구로 가져오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관련기사: [유레카] 우주에서 가져온 보물들)
중국은 오는 12월 자국 최초의 우주망원경 쉰톈을 우주정거장 톈궁과 같은 궤도에 띄워 심우주 관측에 나선다. 쉰톈은 톈궁과 인접한 곳에서 지구를 공전하다가 유지·보수나 업그레이드가 필요할 경우 톈궁에 도킹할 수도 있다. 중국은 또 이르면 2024년에 세계 최초로 달 뒷면 샘플 채취를 위한 무인 탐사선을 발사하고, 2030년께에는 중국인의 첫 달 착륙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달 착륙 탐사는 올해로 꼭 10년을 맞았다. 2013년 12월 무인 탐사선 창어 3호가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세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했다. 2019년에는 창어 4호가 세계 최초로 달의 뒷면에 착륙하는 기록을 세웠고, 2020년 12월에는 창어 5호가 달의 흙과 암석 표본을 채취해 귀환했다. 중국은 행성 탐사에서도 미국과 러시아의 뒤를 바짝 따라붙고 있다. 2021년 5월, 중국 최초의 화성 탐사선 톈원 1호가 지구를 떠난 지 10개월 만에 화성에 착륙했다. 미국과 옛소련에 이어 세계 세번째다.
러시아는 미국과 더불어 전통의 우주 강국이다. 최초의 인공위성(1957, 스푸트니크 1호) 발사를 시작으로, 유인 우주선 비행(1961, 보스토크 1호), 인간의 우주 유영(1965, 알렉세이 레오노프), 무인 달 탐사선 착륙(1966, 루나 9호), 우주정거장 건설(1971, 살류트 1호), 행성 착륙(1971, 금성 탐사선 베네라 7호) 등 인류의 우주 개발사에서 굵직한 ‘최초’ 기록들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10여년 동안은 우주정거장 셔틀 비행과 로켓의 상업적 발사 말고는 우주 개발 프로그램이 잠시 주춤한 상태다. 지난 8월에는 탐사선 루나 25호가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 남극 착륙을 시도했으나 추락해 실패했다. 러시아가 달에 우주선을 보낸 것은 1976년 루나 24호 이후 47년 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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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달·화성 무인탐사 계획
유럽연합(EU)은 올해 1월 스웨덴 키루나에 역내 최초의 독자적인 우주 로켓 발사 기지를 설치한 데 이어, 4월에는 목성의 위성 탐사선 주스(JUICE, JUpiter ICy moon Explorer)를 올려보냈다. 약 8년 뒤 목적지에 도착하면, 3년 반 동안 목성의 위성 4개 중 가니메데·칼리스토·유로파 등 3개에 근접 비행하며 원격 탐사를 벌일 예정이다. 특히 가니메데는 태양계 행성들이 거느린 수십개 위성 중 가장 큰데다, 얼어붙은 지각 아래에는 내부 열로 액체 상태의 거대한 바다가 형성돼 생명체 발생과 서식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유럽우주국은 지난 7월에는 우주망원경 ‘유클리드’를 발사해 라그랑주 2지점(L2)에 안착시켰다. 라그랑주 지점은 태양과 지구 사이에 중력과 원심력이 상쇄돼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고 머물 수 있는 특정 지점이다. 모두 다섯곳이 있으며 지구에서 거리도 각기 다르다. 유클리드는 예상 수명 6년 동안 우주의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관측해 우주 팽창과 구성의 비밀을 탐구하게 된다.
새롭게 떠오른 ‘다크호스’ 인도는 지난달 2일 자국 최초의 태양 관측 위성 ‘아디트야 엘원’(Aditya L1)을 쏘아 올렸다. 아디트야는 지구에서 150만㎞ 떨어진 라그랑주 1지점(L1)까지 4개월 여정을 순항하고 있다. 지구에서 태양까지 거리는 그보다 100배나 먼 1억5100만㎞다. 인도는 미국·러시아·유럽연합에 이어 세계에서 네번째로 화성 탐사에 성공한 나라이기도 하다. 2014년 9월 화성 궤도에 진입한 망갈리안은 애초 예정이던 6개월을 훨씬 넘겨 2022년 10월까지 무려 8년 동안이나 활약한 뒤 교신이 끊겼다.
일본은 화성이 거느린 2개의 위성 포보스와 데이모스에도 2024년부터 탐사선을 보내 토양 샘플을 가져올 계획이다. 일본의 ‘화성의 달’ 탐사에는 독일·프랑스와 개발한 탐사 로버가 사용되고 미국 나사가 제공하는 과학실험도 진행된다. 우리나라는 2032년 무인 달 탐사선을 착륙시키고, 2045년까지는 화성 탐사선을 쏘아 올린다는 목표로 원자력 추진 로켓 개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조일준 선임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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