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초가 뭐길래…아시안게임서 희비를 가른 찰나의 순간들[항저우AG]

안영준 기자 2023. 10. 7. 05: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0.01초.' 눈을 깜빡하기에도 짧은 시간이다.

누군가에겐 고작 0.01초일 수도 있지만, 이들에겐 그 시간만큼 더 당길 수 있느냐 없느냐가 지난 5년의 노력을 결정하는 문제였다.

0.01초만 늦었어도 피재윤의 승리였으나, 0.01초의 시간은 그렇게 둘의 운명을 바꿔 놓았다.

최동열은 "2위와 불과 0.01초 차이여서 아쉽다. 하지만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며 0.01초를 동력으로 삼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롤러 정철원, 세리머니 하다가 금메달 놓쳐
가라테 피재윤, 종료 직전에 공격 허용해 탈락
2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첸탕 롤러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트 남자 스피드 3,000m 계주 결선에서 한국 선수들이 기록 확인 후 아쉬워 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0.01초.' 눈을 깜빡하기에도 짧은 시간이다. 하지만 스포츠 세계에선 그 작은 찰나에 많은 것들이 정해진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단 0.01초로 많은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 2일 열린 롤러스케이트 남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한국은 뼈아픈 추월을 허용했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정철원(안동시청)이 결승선을 앞두고 선두를 질주, 금메달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결승전 통과 전 만세 세리머니를 준비하다 속도가 줄었고, 바짝 뒤따르던 황유린(대만)이 발을 쭉 뻗어 역전했다.

최종 기록은 대만이 4분5초692, 한국이 4분5초702. 둘의 차이는 불과 0.01초였다. 끝까지 추격한 황유린조차 "역전했다는 확신은 없었다. 전광판을 보고서야 내가 '기적'을 일궜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0.01초가 늦어 금메달을 놓친 정철원은 "하지 말았어야 할 경솔한 행동"이었다며 사과문까지 썼다.

고승환(왼쪽부터), 이재성, 이정태, 김국영이 3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400m 계주 결선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후 태극기를 들고 있다. 육상대표팀은 38초74로 3위를 차지하며 남자 400m 계주에서 37년 만에 아시안게임 메달을 따냈다. 2023.10.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육상에선 0.01초를 더 앞당겨 새 역사를 썼다. 김국영(광주광역시청), 이정태(안양시청), 이재성(한국체대), 박원진(속초시청)으로 구성된 계주 대표팀은 2일 육상 남자 400m 계주 예선 1조에서 38초75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전체 2위에 해당하는 좋은 기록이었지만 선수들의 표정엔 아쉬움이 가득했다. 목표로 했던 한국 기록 38초74에 0.01초가 모자랐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겐 고작 0.01초일 수도 있지만, 이들에겐 그 시간만큼 더 당길 수 있느냐 없느냐가 지난 5년의 노력을 결정하는 문제였다.

선수들은 "아직 만족할 수 없다"며 도약을 다짐했고, 결국 3일 이어진 결선에서 기어이 38초74로 결승선을 통과, 한국 타이기록을 세웠다. 선수들은 그제야 태극기를 펼치며 환호, '0.01초 더 빨라진' 기쁨을 만끽했다.

격투 종목인 가라테에서도 0.01초 차이로 승패가 뒤바뀌는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 피재윤(대한가라테연맹)은 5일 가라테 쿠미테 16강전에서 바흐만 아스가리(이란)에게 2-4로 역전패, 메달의 꿈을 접었다.

피재윤은 1-1로 맞선 경기 종료 1초 전 천금 같은 득점으로 2-1로 앞섰으나 곧바로 뒷발차기 공격을 허용, 2-4로 역전패했다. 상대의 공격은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이뤄진 것처럼 보이기도 했는데, 비디오 판독 결과 0.01초 차이로 공격 유효가 인정됐다.

0.01초만 늦었어도 피재윤의 승리였으나, 0.01초의 시간은 그렇게 둘의 운명을 바꿔 놓았다.

최동열(강원특별자치도청)은 지난 9월29일 남자 평영 50m 결선에서 26초93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동메달을 땄다. 최동열의 기록은 은메달을 딴 쑨자쥔(중국)의 26초92보다 불과 0.01초 뒤졌다.

최동열은 "2위와 불과 0.01초 차이여서 아쉽다. 하지만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며 0.01초를 동력으로 삼았다.

최동열이 29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아쿠아틱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평영 50m 결선에서 성적을 확인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최동열은 이날 열린 결선에서 26초93의 한국 기록을 세우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2023.9.2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tre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