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6·25 참전 영화… 흥행 3위, 인기 시들
지난달 28일 개봉한 중국의 항미원조(抗美援朝) 영화 ‘지원군:웅병출격’이 흥행 부진을 겪고 있다. 항미원조는 ‘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도왔다’는 뜻으로, 6·25 전쟁을 일컫는 중국식 명칭이다. 홍콩 명보는 5일 “관객들이 애국 구호를 외치는 주인공에 실망하고, 항미원조 실상을 알게 된 이들이 늘어나며 흥행에 실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6·25 전쟁을 ‘미국의 침략을 막아낸 전쟁’으로 미화하며 미·중 경쟁 속 내부 결속 도구로 이용하고 있지만, 약발이 다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패왕별희’로 1993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던 천카이거 감독이 ‘장진호’ 시리즈에 이어 내놓은 영화로 주목받은 이 영화는 올해 국경절 연휴(9월 29일~10월 6일) 시작 하루 전 야심 차게 개봉했다. 1950년 11월 중국 의용군(지원군) 1개 중대가 미군 2사단과 싸운 ‘송골봉 전투’ 등을 담았다. 관영 매체 중국신문망은 “피 흘리며 싸운 290만 지원군을 기억하고, 19만7000여 명의 희생된 영웅을 추모하는 수작”이라며 “중국 영화사에서 보기 드문 거대 스케일”이라며 호평했었다.
하지만 지난 4일까지 일주일간 흥행 수입은 4억3600만위안(약 805억원)으로, 2년 전 비슷한 시기(2021년 9월 30일)에 개봉한 항미원조 영화 ‘장진호’의 첫 일주일 흥행 수입(30억위안)의 7분의 1 수준이다. 흥행 순위도 중국산 범죄 영화인 ‘젠루판스(감독 장이머우)’, 로맨틱 코미디 영화인 ‘첸런4: 잉녠자오훈(감독 톈위셩)’에 밀려 3위에 그쳤다. 올해 중국이 6·25 전쟁 정전 협정 체결 70주년을 ‘항미원조 승리 70주년’이라고 부르며 대대적으로 기념하고 있고, 코로나 봉쇄도 끝났기에 ‘지원군’의 성적이 더욱 초라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항미원조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식기 시작했다는 신호라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재미(在美) 학자 저우샤오정 전 중국 인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중국 관리들이 ‘정치적 성과’ 축적을 위해 항미원조 영화를 줄줄이 제작했지만, 일부 중국인들은 인터넷을 통해 역사의 실상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했다. 중국의 영화 평론 블로거 타오즈샤오위는 “영화 주인공들은 국가를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구호만 외칠 뿐, 각자의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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