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군에 처음 이긴 곳… ‘몽클라르의 길’ 조성
정부는 6·25전쟁 ‘지평리 전투’를 승리로 이끈 프랑스 참전 용사를 기리기 위해 9일 경기도 양평 지평리 자전거도로를 ‘몽클라르의 길’로 지정한다고 6일 밝혔다. 올해는 한미상호방위조약 70주년인 동시에 정전(停戰)협정을 체결한 지 7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국가보훈부 관계자는 6일 “프랑스는 전쟁 발발 직후 유엔군으로 참전해 북한·중공군의 남침에 맞서 싸운 대표적인 나라”라면서 “이들의 헌신을 기억하고자 지평리 일대의 길을 당시 프랑스군 지휘관이었던 6·25전쟁 영웅 랄프 몽클라르 장군의 이름으로 명명했다”고 말했다. 참전한 프랑스군 3421명의 의미를 담아 ‘몽클라르의 길’도 3421m로 조성됐다.
보훈부는 9일 지평리 일대에서 ‘동맹 로드(길)’ 행사도 개최한다. ‘동맹 로드’는 정전 70주년을 대내외에 알리고 유엔 참전국과의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참전국의 주요 전적지를 자전거로 달리는 행사다. 자전거 동호인들과 참전국 대사, 국가보훈부 장관, 지자체장 등이 동참한다. 이번이 세 번째로, 지난 3월에는 튀르키예, 5월에는 영연방 4국과 함께 자전거 동맹 로드를 달렸다.
3년의 전쟁 기간 수많은 격전이 벌어졌지만 ‘지평리 전투’는 중공군에 맞서 최초의 승리를 거둔 전투로 의미가 크다. 중공군은 1950년 10월 전쟁에 개입해 인해전술로 압록강부터 38도선 이남까지 빠르게 남하했다. 유엔군은 퇴각을 거듭하는 열세의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중공군은 지평리를 집중 공략지로 삼았다. 지평리는 중앙선 열차가 통과하고 원주~문막, 여주~이천, 장호원, 양평 등으로 진출할 수 있는 교통 요충지였다. 주변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분지를 이루고 있는 곳인데, 유엔군 병력이 많지 않았다. 이에 중공군은 지평리에서 유엔군을 몰아낸 뒤 남한강을 도하해 서울 남쪽을 칠 요량으로 ‘지평리 전투’에 3개 사단을 투입하며 총력전을 폈다.
이때 몽클라르 장군이 이끄는 프랑스군은 1951년 2월 13일부터 15일까지 미군과 연합해 지평리에서 중공군의 파상 공세를 하나둘 격퇴하며 진지를 사수했다. 미8군 사령관 리지웨이 장군도 병력 증원과 화력 지원으로 지평리 방어전을 뒷받침했다. 유엔군의 결사 방어에 압도적인 병력을 가진 중공군이 결국 퇴각했다. 중공군의 인해전술에 밀리던 유엔군이 처음으로 거둔 승리였다. 이를 통해 유엔군은 반전의 발판을 마련해 전선을 끌어올려 38선을 회복할 수 있었다.
몽클라르 장군은 6·25 참전을 위해 스스로 중장 계급장을 떼고 중령으로 4계급 낮춘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장군이 대대를 지휘한다는 것이 관례상 허용되지 않자 강등을 자청해 군 지휘봉을 잡은 것이다.
보훈부는 ‘몽클라르의 길’ 시작점 부근에는 그의 업적과 사진을 담은 조형물을 설치해 9일 공개할 예정이다. 몽클라르 장군의 아들인 롤랑 몽클라르는 과거 본지 인터뷰에서 “1·2차 세계대전에 모두 참전한 아버지는 나치와 맞서 싸운 것을 계기로 공산주의 세력을 박멸해야 한다는 의지가 누구보다 강했다”면서 “자유를 지키려 계급까지 낮춘 아버지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지평리 전투
1951년 2월 13~15일 프랑스 대대와 미국 23연대 등이 경기 양평 지평리 일대에서 중공군 3개 사단을 상대로 이긴 전투다. 중공군에 맞선 유엔군의 첫 승리였다. 프랑스와 미군은 사망 52명, 부상 259명, 실종 42명의 피해를 입었지만, 중공군은 5000여 명이 사망하고 79명이 포로로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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