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인공지능 성능 높인 모바일칩 내놨다
삼성전자가 1년 9개월 만에 새로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400′을 공개했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 격인 핵심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5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미주 총괄 본부에서 ‘삼성 시스템 LSI 테크 데이 2023′을 열고 “신형 AP 엑시노스 2400은 이전 제품(엑시노스 2200)보다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은 1.7배, 인공지능(AI) 구동 성능은 14.7배 향상됐다”며 엑시노스 2400 개발 완료를 알렸다.
엑시노스는 메모리 반도체 중심인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시스템 반도체 사업의 주력 제품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이번 엑시노스 2400에서 최근 2년 동안 엑시노스를 두고 끊이지 않았던 성능 저하·발열 논란을 얼마나 해결했느냐에 글로벌 테크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엑시노스 2400은 삼성전자 4나노미터(nm·1㎚는 10억분의 1m) 공정으로 생산하고, 올 하반기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차기 주력 스마트폰 갤럭시 S24 탑재가 유력하다.
◇절치부심 끝에 돌아온 엑시노스
엑시노스는 갤럭시 S22 발열 논란으로 한때 위기에 처했다. 엑시노스 2200을 탑재한 갤럭시 S22에서 고성능 게임을 구동하면, 열이 심하게 발생하고 성능이 저하된다는 지적이 수차례 제기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출시된 갤럭시 S23에는 회사가 개발·생산한 엑시노스가 아닌 미국 퀄컴의 AP 스냅드래곤만 사용했고, 퀄컴은 차세대 AP 위탁생산을 TSMC에 맡겼다. 엑시노스를 주력으로 생산하던 삼성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 위기설까지 나왔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절치부심 끝에 성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엑시노스 2400을 출시했다. 엑시노스 2400에는 AMD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엑스플립스 940′이 탑재됐고, 삼성전자는 이 제품에 빛을 추적하는 레이 트레이싱과 반사효과·그림자 경계를 현실과 비슷하게 표현하는 첨단 그래픽 기술을 탑재했다. 삼성전자는 발표 현장에서 엑시노스 2400을 탑재한 기기가 문자를 이미지로 바꾸는 AI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바일로 고성능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에게 이번 엑시노스는 최고의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AP 시장은 세계 1위인 대만 미디어텍(시장점유율 30%)과 중국의 유니SOC(15%)가 중저가 스마트폰용 AP를 장악하고 있고, 고성능 AP는 퀄컴(29%)과 아이폰 AP를 직접 설계하는 애플(19%)이 양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AP 시장점유율은 올해 2분기 기준 약 7%이다. 특히 퀄컴과 애플의 고성능 AP 위탁생산은 삼성의 파운드리 경쟁사 대만 TSMC가 독점한 상황이다. 테크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입장에선 직접 만든 엑시노스를 갤럭시 S24에 탑재해야 가격 경쟁에 유리하다”며 “엑시노스 2400 공개는 스마트폰 시장에선 애플과 가격·성능 경쟁을 이어가고, 파운드리 산업에선 대만 TSMC와 첨단 공정에서 맞붙겠다는 삼성전자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사물인터넷·AI 비서 기능과 성능 모두 강화
삼성전자는 같은 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 2023′을 개최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자사 가전과 스마트폰·TV 등을 통합해 연결하는 IoT(사물인터넷) ‘스마트 싱스’의 강화된 기능들을 선보였고, 오는 11일 출시 예정인 삼성 스마트태그2를 공개했다. 스마트태그는 인터넷 연결이 없어도 블루투스·초광대역(UWB) 연결로 물건이나 반려 동물 등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사용자의 연락처와 메시지를 입력해 놓을 수 있는 기능이 추가돼, 습득자가 쉽게 사용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 삼성전자는 앱으로 요리 재료 사진을 찍으면, 맞춤 요리법을 추천해 주는 ‘삼성 푸드’ 서비스와 AI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 성능 업그레이드도 발표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연간 판매되는 우리 제품이 5억대를 넘고, 삼성의 플랫폼 서비스에 가입된 고객은 6억명 이상”이라며 “고객에게 더욱 진화된 설루션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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