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중 베이스를 부수고 스테이크 썰어 먹은 ‘분노의 재즈맨’

윤수정 기자 2023. 10. 7. 03: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을유문화사

찰스 밍거스 소리와 분노

진 샌토로 지음|을유문화사|962쪽|3만8000원

훌륭한 연주인은 많지만, 자기 존재를 한 장르의 별칭으로까지 아로새긴 이는 많지 않다. 재즈 베이시스트 ‘찰스 밍거스’(1922~1979)는 후자였다. 재즈피아니스트 거장 듀크 엘링턴을 울린 압도적인 연주 실력으로 당대 즉흥 연주의 혁신을 이끌었지만, 연주 중 화가 난다며 베이스를 부수고 스테이크를 썰어 먹는 기행 탓에 ‘분노의 재즈맨’으로 불렸다.

저자는 밍거스에게 분노는 ‘시대의 음악’을 연주하는 방편이었다고 평가한다. 주변인들의 증언을 통해 재현된 밍거스의 분노는 ‘흑인, 백인, 아시안의 혼혈’이란 그의 정체성, 그리고 동시대 마틴 루서 킹과 같은 흑인 인권운동가들이 분노한 미국 사회의 모순과도 맞닿아 있었다. 생의 마지막까지 “인도 갠지스강에 유해를 뿌려달라”며 남다른 유언을 남긴 밍거스의 본 모습을 그의 개인 비서 조디 데비토 올솝은 이렇게 증언한다. “그는 삶 전체를, 그리고 죽음 역시 예술로 만들었죠.”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