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도서관] 꿈을 크게 외쳐봐! 이 세상 누구도 널 막을 수 없단다
나이젤과 꿈꾸는 달
앤트완 이디 지음 | 그레이시 장 그림 | 홍연미 옮김 | 열린어린이 | 40쪽 | 1만6000원
창 밖에 둥근 달이 뜨면 나이젤은 말하곤 했다. “안녕! 내 이름은 나이젤이야. 나는 우주비행사야. 발레리노이고, 수퍼히어로이기도 해.” 그렇게 달에게 꿈을 얘기하다 보면 몸은 고요한 별들 속으로 빙글빙글 돌며 날아올랐다. 하늘에서 가장 밝은 건 달이 아니라 나이젤, 그리고 나이젤의 꿈들이었다.
다음 날은 도서관에서 직업 탐구 수업이 열렸다. 친구들은 책 속에서 저마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아냈는데, 아무리 책을 넘겨봐도 나이젤을 닮은 발레리노는 없었다. 그들의 꿈은 의사, 엔지니어, 수의사…. 그들의 아빠는 외과 의사거나 기상 캐스터, 엄마는 큰 회사의 사장님…. 나이젤은 끝내 아이들 앞에선 말할 수 없었다. “언젠간 난 달에 갈 거고, 발레를 할 거야. 멋진 망토를 두르고 세상을 구할 거야”라는 그 말은.
하지만 그날 밤에도 달은 나이젤에게 귀 기울여줬다. “나는 사실 두려워. 우리 엄마·아빠는 멋진 직업을 갖고 있지 않거든. 내가 이야기하면 친구들이 비웃지 않을까?”
모든, 아이들에겐 꿈꿀 권리가 있다. 통장 잔고나 피부색, 성별이나 종교 따위가 아이들의 꿈을 땅에 붙들어 매는 족쇄가 되게 해선 안 된다.
작가, 요리사, 건축가…. 부모들이 학교에 온 날 나이젤의 엄마와 아빠도 왔다. 정작 나이젤만 몰랐다. 엄마·아빠가 얼마나 재밌고 중요한 일을 하는지. 또 나이젤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
“큰 꿈을 꾸렴, 나이젤. 너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해.” 엄마·아빠는 나이젤에게 입맞추며 말한다. 세상 모든 부모가 아이에게 건네고 싶은, 모든 아이가 부모에게 듣고 싶은 응원의 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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