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새 핵미사일 성공”… “방사포 필요한 러, 최근 北과 대량거래”
사거리 무제한-요격 사실상 불가
33년 중단한 핵실험 재개 위협도
北, 美 경고에도 러 무기지원 가속
● 핵 위협 카드로 분열하는 서방 압박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국제토론클럽 회의에서 “러시아는 더욱 공정한 세계를 구축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전 지구를 사정거리로 한 순항미사일인 부레베스트니크(Burevestnik)의 마지막 시험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부레베스트니크는 핵추진 로켓을 탑재해 사거리가 무제한인 핵미사일로 푸틴 대통령이 2018년 공개한 6대 신(新)전략무기 중 하나다. 특히 지상 50∼100m의 고도로 저공 비행해 현존하는 미사일방어망으로는 요격이 불가능한 만큼 푸틴 대통령의 주장대로 미사일 시험에 성공했다면 미국과 서방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를 공격하면 그 누구도 생존할 수 없다”며 핵실험을 재개할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국제 핵실험 금지조약을 언급하며 “우리가 실제로 핵실험을 재개할지는 말할 준비가 되지 않았지만 이론적으로 미국과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했다.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서명했지만, 의회 비준을 받지 않은 미국처럼 러시아도 핵실험 금지조약 비준을 취소할 수 있다는 취지다. 러시아는 1990년, 미국은 1992년 이후 핵실험을 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이 핵실험금지조약 비준을 철회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다음 날 러시아 국가두마(하원)는 구체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국가두마 의장은 6일(현지 시간) 텔레그램에서 “국가두마는 다음 회의에서 CTBT 비준 취소 문제를 반드시 논의할 것이다. 이는 러시아 연방 국익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핵 위협 수위를 높인 것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고 있는 서방 국가들의 균열을 노린 포석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선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둘러싼 여야 대립 속에 초유의 하원의장 해임 사태로 추가 지원 예산 확보가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北, 러에 대포 이전”… 122mm 방사포 가능성
이 보도에 대해 미 국방부는 “국방부 대변인과 부대변인의 기존 발언 외에 추가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3일 “러시아가 최근 빠르게 대포를 늘리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북-러 무기 거래가 실제로 이뤄졌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CBS 보도와 관련해 우리 정부 고위 당국자는 6일 동아일보에 “최근 북-러 간 대량으로 물자가 자주 오가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을 지원해 온 구체적인 정황은 우리 정부가 수개월 전 이미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122mm 방사포까지 수출했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정부의 다른 당국자는 “현재 우크라이나 전황에서 러시아에 가장 시급한 무기 중 하나가 122mm 방사포”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당시에도 러시아 측이 김 위원장에게 122mm 방사포 지원을 요청했을 거란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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