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13년 전 멤버… 그래서 더 뜻깊었을 ‘40대 궁사’ 오진혁의 금메달

김지한 기자(hanspo@mk.co.kr) 2023. 10. 7.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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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광저우AG 단체전 활약
13년 만에 40대 돼 金 힘보태
어깨 부상 등 자신과의 싸움
동료 먼저 생각, 맏형 역할 톡톡

◆ 항저우 아시안게임 ◆

양궁대표팀 오진혁이 6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남자 단체전 결승, 인도와의 경기에서 활을 쏘고 있다. 연합뉴스
“정말 원했다. 단체전 금메달은 저희가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로 땄는데, 절치부심했다. 난 보탬만 됐다. 결과가 너무 좋게 나와 좋다. 동료들한테 감사하다”

6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오진혁은 한을 풀어낸 듯 후련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이우석, 김제덕과 호흡을 맞춰 인도에 세트 점수 5대1로 승리를 거둔 오진혁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13년 만에 이 대회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광저우 대회 당시 스물아홉살로 단체전 금메달 멤버로 활약한 그는 이제 40대를 훌쩍 넘겨 뜻깊은 금메달을 땄다. 당연히 그에겐 감회가 남다를 법 했다.

오진혁에게는 분명 뜻깊은 금메달이다. 1981년생인 그는 올해 만 나이로 42세다. 그는 고질적인 어깨 힘줄 부상 때문에 큰 대회를 앞두고서 매번 자신과 싸움을 해왔다. 그럼에도 쟁쟁한 후배들과 경쟁해 당당히 국가대표가 됐고, 종합 스포츠 대회에 후배들과 함께 나섰다. 이번 대회 예선에서 그는 전체 3위에 올라 이우석(1위)에 이어 각 국 상위 2명에게 주어지는 개인전, 단체전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개인전에서 아깝게 16강 탈락했던 오진혁은 단체전에서 ‘맏형’ 역할을 톡톡히 했다. 결승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맨 마지막 사수로 나선 그는 1세트에서 2발 모두 10점을 쐈고, 3세트에서 마지막 화살을 10점에 맞히면서 금메달을 확정짓는 역할을 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이우석, 오진혁, 김제덕(오른쪽부터). 대한양궁협회
40대에 딴 아시안게임 메달, 오진혁은 “모든 경기가 그냥 다 좋다. 나이를 먹고 딴 메달이나 어렸을 때 딴 메달이나 다 소중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메달을 향한) 그 과정이 힘들었다. 어렸을 때와 마음가짐은 비슷하다. (메달을 따낸 것은) 감사하고 소중한 결과물 같이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래서였을까. 그는 단체전 멤버들과 함께 한 금메달 소감에서 가장 먼저 김우진을 언급했다. 예선 탈락해 개인전에서 함께 경쟁하지 못하고, 단체전에서 시상대에 오르지 못한 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오진혁은 “단체전 경기를 하지 않은 김우진 선수, 서포트하느라 고생 많이했다”고 밝혔다.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2014년 인천 대회,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양궁대표팀 터줏대감 역할을 해온 오진혁의 ‘형님 본능’ ‘맏형 역할’이 눈길을 모으는 한 장면이었다.

항저우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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