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쟁 예견했던 이 남자, 이번엔 한반도 핵위기 경고 [Books]

김형주 기자(livebythesun@mk.co.kr) 2023. 10. 7.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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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된 위기
백승욱 지음, 생각의힘 펴냄
지난 5일(현지시간) 러시아군 공습을 받은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주 쿠피얀스크 지역 흐로자 마을에서 구조대원들이 일하고 있다. 올레흐 시네후보우 하르키우 주지사는 이번 공격으로 8세 소년 1명을 포함해 최소 51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기 전 전쟁 발발을 예측했던 학자가 중국의 대만 침공과 한반도 핵 위기를 경고하는 저서를 출간했다. 저서는 이들 분쟁이 동일한 원리를 따르고 있으며 위기가 연쇄적으로 악화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백승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의 신간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양안 충돌, 북한의 핵 위협을 하나의 ‘연결된 위기’로 분석한다.

책이 꼽는 이들 분쟁의 연결점은 얄타 체제의 붕괴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2년 2월 미국, 영국, 소련이 크림반도의 휴양도시 얄타에서 설계한 전후 국제 질서가 무너지며 최근의 위기들이 초래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다자주의로 대표되는 얄타 체제가 특정 국가의 팽창을 억제했고 냉전 시기와 탈냉전 이후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서도 이 체제가 유효했다고 주장한다. 나토, 바르샤바조약기구, 샌프란시스코 강화 조약, 코메콘, 유럽경제공동체 모두 얄타 체제의 산물이며, 모순적으로 보이는 이러한 공존이 21세기에도 지속됐다는 것이다. “냉전의 진영 대립은 얄타 구상을 상당히 변형시켰지만 이 대립 때문에 신생 독립국들의 다양한 도전이 가능할 수 있었다...이후 냉전이 고착화하면서 이질적으로 보이는 요소들도 결합해 얄타 체제로 굳어졌다.”

책은 얄타 체제가 무너지는 하나의 원인으로 중국의 독자노선 추구와 애국주의를 지적한다. 시진핑 시대에 접어든 중국이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를 거부하고 공산당 영도에 의한 중화민족의 부흥을 목표로 삼으면서 대만 침공 등 대외 팽창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영토 확장을 금지한 국제 사회의 규칙을 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처럼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무질서로 회귀하는 태도다. 책은 “시진핑은 3연임 확정 이후 모스크바를 방문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했고, 푸틴 역시 대만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지지했다”며 “두 지도자는 북한의 핵 도발에 대해서도 정당한 자위적 대응으로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8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의 한 병사가 대만 인근 해역에서 군사훈련을 하던 중 망원경으로 대만 호위함 란양호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 출처=AP 연합뉴스]
저자는 중국의 대만 침공이 남북 간 무력 충돌로 연결될 공산이 크다고 경고한다. 중국이나 북한이 두 지역 모두에서 위기가 발생하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면 도발을 감행할 거라는 설명이다. 저자는 최악의 경우 북한이 살상력을 축소한 전술핵을 한반도에 투하하고 추가적인 핵 위협 아래 대한민국이 북한의 공납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양안 전쟁, 북핵 위기의 연결성을 조명하는 것은 다가올 위험을 올바르게 분석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다. 가능성이 있는 위험이라면 섬뜩한 시나리오일수록 철저히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연결된 위기’가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위기가 시작되는 문 앞에 우리가 서 있음올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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