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한의 시사일본어] 2024넨 몬다이
버스, 택시 등 운수업계와 의료업계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전국 버스회사의 약 30%가 운전기사 부족에 직면할 것으로 예측됐다. 승객 수요가 적은 지방은 물론 대도시에서도 운전기사 부족으로 운행 편수가 벌써부터 줄고 있다. 의료시장은 고령화에 따른 환자 증가와 맞물려 의사와 간호사 부족이 더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내년 1월부터는 지역별로 ISDN(종합정보통신망)이 단계적으로 종료된다. 일본에서는 1990년대 주력통신망으로 보급된 ISDN 점유율이 여전히 높다. 이로 인해 기업간 결제, 수주와 발주 업무에서 예상치 못한 시스템 에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통, 의료, 전자기기, 자동차, 화학 업계 등은 ISDN 대신 초고속 인터넷 회선이나 업계내 전용 회선을 통한 업무 시스템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일본 정부와 언론은 ‘2024년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며 연일 경고음을 내고 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며 매사에 철저한 일본인들은 미래에 대해 너무 걱정이 많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반면, 우리는 미래를 장밋빛으로만 보는 게 아닐까. 12개월째 줄고 있는 수출과 국민소득 감소에다 재정 적자와 가계 대출 급증, 연금 수지 악화 등 몇 가지 숫치만 들춰 봐도 가슴이 철렁인다. 저성장,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맞아 미래가 현재보다 나아질 걸로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근거 없는 낙관론은 위험하다.
최인한 시사일본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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