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추석 민심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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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민심은 없다.
추석 전 누구보다 다이내믹했던 여의도였지만 추석 밥상에서 더는 정치권에 대한 얘기가 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정치권이 읽은 추석 민심은 내가 목격한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여당은 이 대표의 신상 문제로 국회를 공전에 빠뜨렸다고 했고, 야당은 검찰에 의존한 정부·여당의 야당 죽이기가 문제라고 추석 민심을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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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민심은 없다. 추석 전 누구보다 다이내믹했던 여의도였지만 추석 밥상에서 더는 정치권에 대한 얘기가 오르지 않았다. 오랜만에 고향에서 만난 2030 지인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 “(국민의힘 대표) 김기현이 누구냐”고 묻거나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은 진짜 단식한 건가” 정도의 얘기 외에는 정치권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가족과 친지도 마찬가지였다. 양극단으로 가 버린 여야를 섣불리 변호하다가는 가족끼리 얼굴 붉히기 일쑤다. 실제 지난 1월 케이스탯리서치 여론조사 결과, 우리 국민 40.7%가 “정치적 성향이 다른 사람과 식사나 술자리를 같이하는 게 불편하다”고 답했다. 본인 또는 자녀가 정치적 성향이 다른 사람과 결혼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묻자 43.6%가 “불편하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추석 민심은 필요하다. 정치는 다양한 계층의 이견을 조율해야 하는 역할이 있기 때문이다. 추석 민심과 정치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오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남 탓보다 우리 탓을 해보면 어떨까 싶다. 다른 당이지만 한 나라를 위해 일하는 동료로서 국회의원이라는 하나의 집단으로서 무엇이 부족했는지를 짚어 보고, 국민의 관심사를 찾아내야 한다.
그 방안 중 하나로 선거제 개편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국회는 선거제 개편을 놓고 20년 만에 국회의원 전원이 토론을 벌이는 전원위원회를 열었고, 여야 할 것 없이 정치 개혁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 서로 간의 존중도 있었다. 또 현 선거제로는 민의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여야 모두 기득권을 내려놓고 한 목표를 향해 토론하고 타협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면 사라진 추석 민심이 설 민심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최우석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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