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만 좇는 허무의 시대… 스토리 중독사회에 경종 울리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재독 철학자 한병철은 2010년 저서 '피로사회'를 통해 성과주의에 매몰된 현대사회를 비판했다.
그리고 10여년이 지나 이번에는 빠르게 나타났다 사라지는 이슈만 좇느라 자기의 생각으로부터 멀어져 버린 스토리 중독 사회가 된 현시대를 고발하고 나섰다.
"오늘날은 스토리텔링이 넘침에도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사라지고 있다"는 저자는 현대인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예속되고 과잉된 정보에 휩쓸리며 생긴 "서사의 위기"로 인해 공허해진 삶을 영위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사의 위기/한병철/최지수 옮김/다산초당/1만6800원
재독 철학자 한병철은 2010년 저서 ‘피로사회’를 통해 성과주의에 매몰된 현대사회를 비판했다. 그리고 10여년이 지나 이번에는 빠르게 나타났다 사라지는 이슈만 좇느라 자기의 생각으로부터 멀어져 버린 스토리 중독 사회가 된 현시대를 고발하고 나섰다. 바로 최근 번역 출간된 ‘서사의 위기’를 통해서다.
하지만 넘쳐나는 정보는 서사의 위기를 악화한다. 정보사회의 역설은 사람들이 정보 안에 갇힌다는 것이다. 정보 사냥꾼이 된 현대인은 삶의 주체가 아닌, 상품의 소비자로 전락하기 쉽다. 요즘 기업들은 가치 없는 사물에 스토리텔링을 더한 마케팅으로 구매를 부추긴다. 저자는 이를 ‘스토리셀링’이라고 칭하면서 “스토리텔링의 세상에서는 모든 것이 소비로 환원”되고 “다른 이야기, 다른 삶의 형식, 다른 지각과 현실에는 눈멀게 한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더해 현대인은 자기 삶마저 SNS에 게시하는 등 스토리셀링을 하며 끊임없이 ‘좋아요’를 갈구한다. “셀카는 텅 빈 자기의 복제”일 뿐인데 말이다.
그렇다면 서사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저자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삶, 즉 서사의 회복을 강조한다.
안타깝게도 현대인에게는 이야기를 경청할 시간과 인내심이 없다. 그래도 명심해야 한다. “삶은 이야기다. 서사적 동물인 인간은 삶의 형식들을 서사적으로 실현시킨다는 점에서 동물과 구별된다. 이야기에는 새 시작의 힘이 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모든 행위는 이야기를 전제한다”(136∼137쪽)는 것을.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처럼 결혼·출산 NO”…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서 주목받는 ‘4B 운동’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단독] “초등생들도 이용하는 女탈의실, 성인男들 버젓이”… 난리난 용산초 수영장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