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투쟁 중에도 동료 돌본 이"…분신 택시기사 추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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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체불 문제로 회사와 갈등을 빚다 분신해 숨진 택시기사 고(故) 방영환(55)씨에 대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이같이 술회했다.
6일 오후 고인이 안치된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 앞은 추모제를 준비하는 공공운수노조 조합원과 동료, 지인들로 부산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완전월급제 이행! 택시노동자 생존권 보장! 방영환 분신 사태 책임자 처벌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를 결성하고 오후 7시부터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추모제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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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만에 숨져…생전 완전월급제 촉구
동료들 "짜증 내면 '기분 풀라' 씩 웃어"
"혼자 남아 버거워했는데" 울먹이기도
병원 앞 공대위 추모제…"끝까지 투쟁"
[서울=뉴시스]김래현 임철휘 기자 = "벌이가 없으니까 배달도 하고 세탁공장도 다녔어. 자기보다 더 힘들게 투쟁했던 동료들을 돌보고 그랬지"
임금 체불 문제로 회사와 갈등을 빚다 분신해 숨진 택시기사 고(故) 방영환(55)씨에 대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이같이 술회했다.
6일 오후 고인이 안치된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 앞은 추모제를 준비하는 공공운수노조 조합원과 동료, 지인들로 부산했다. 생전 노동당 활동을 해 당원들도 방석을 깔며 준비를 돕는 모습이었다.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H운수 분회장인 방씨는 추석 연휴 이틀 전인 지난달 26일 오전 8시30분께 양천구 신월동 소재 회사 앞 도로에서 스스로 몸에 불을 붙였다.
전신 60% 이상에 3도 화상을 입고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진 고인은 분신 열흘 만인 이날 오전 6시18분께 유명을 달리했다.
공공운수노조 등에 따르면, 방씨는 지난 2008년 1월부터 택시기사로 일하기 시작해 2017년 9월 H운수로 전근했다. 2020년 2월 근로계약 서명 거부를 이유로 해고됐다 부당해고라는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받아 지난해 11월 복직했다.
이후 사측이 사납금제 근로계약 서명을 요구하자 이를 거절하고, 올해 2월부터 임금 체불을 규탄하고 완전월급제 시행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오다 227일째 분신을 했다.
뉴시스가 만난 방씨의 노조 동료들은 그를 "자신의 해고 건만 아니라 각 (택시) 사업장의 다른 해고 사건들도 다 살뜰히 챙기던 사람" "다른 동지들이 짜증 내고 그러면 씩 웃으면서 '농담도 좀 하고 기분 풀어라'하던 사람"으로 기억했다.
고인은 지난달 25일 저녁에는 지인들과 저녁을 먹었다고 한다. 분신하기 바로 전날 밤이었다. 노조 관계자는 "이런저런 활동했던, 투쟁했던 얘기를 하던 기분 좋은 자리였다"며 "다음날 아침에도 전혀 그런 조짐이 없었다"고 했다. 이어 "신변 정리를 한다든가 그런 것들이 전혀 없었다. 조짐이 보였다면 말렸을텐데"라고 한숨 쉬었다.
H운수 노동조합에 가입할 당시 함께했던 조합원들이 하나둘 빠져나간 뒤에도 방씨는 노조를 지켰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다 나가고 혼자 딱 남은 게 버거웠나 보다"라며 "해복(해고자복직)특위 하느라 많이 힘들었을텐데, 함께 더 있었어야 했는데"라고 울먹였다.
생전 가까이 지냈던 또다른 노조 관계자는 "3~4개월 전에 갑자기 전화가 와서 인감도장을 만들 돈이 없다고 해서 빌려줬다"며 "그런 상황에서도 주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밥을 사고, 동사무소에 좋은 일에 쓰라며 10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고 기억했다.
고인은 시신을 인수할 가족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공운수노조는 '완전월급제 이행! 택시노동자 생존권 보장! 방영환 분신 사태 책임자 처벌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를 결성하고 오후 7시부터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추모제를 열었다.
주최측 추산 100여명이 모인 추모제에 참석한 조합원과 동료들은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의 빨간 조끼위에 근조 리본을 달고 촛불을 들었다. 리본에는 '방영환 열사 정신 계승 택시 완전 월급제 쟁취'라고 적었다.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방 열사가 못다 이룬 꿈을 이제 우리가 받아 안아야 할 것"이라며 "끝까지 함께 싸워 승리할 수 있도록 투쟁하겠다. 방 열사가 더 이상 외롭고 힘들지 않도록 우리가 함께하겠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열사 정신 계승해 완전월급제 쟁취하자" "노동자의 투쟁으로 사법정의 실현하자" 등의 구호를 외친 뒤 방씨의 영정에 헌화하는 것으로 추모제를 마쳤다.
☞공감언론 뉴시스 rae@newsis.com, f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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