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신형 핵미사일 시험 성공”…핵실험 재개 가능성도 시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5일(현지시간) 신형 핵추진 대륙간 순항미사일인 부레베스트닉 발사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어 핵실험금지조약 비준을 철회할 수 있다는 뜻까지 내비쳤다. 러시아 국가두마(하원)은 실제 비준 철회를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스푸트니크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 ‘발다이 국제토론클럽’ 본회의에서 부레베스트닉 발사 시험에 최종 성공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다른 핵무기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 시스템 완성도 눈앞에 뒀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1990년 이후 시행하지 않은 핵폭발 관련 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론적으로 핵실험금지조약 비준 철회는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험 재개 여부를 선언할 준비가 되진 않았지만, 원칙적으로는 미국이 조약에 서명은 하고 비준은 하지 않은 것과 똑같이 행동할 수 있다”며 비준 취소는 국가두마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는 1996년 유엔총회에서 결의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대해 러시아는 2000년 비준까지 마무리했지만, 미국은 1996년 서명만 했을 뿐 비준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발언이다.
다만 실제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엔 “그럴 이유가 없다”며 “오늘날 그 어떤 것도 러시아 존재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제정신이라면 누구도 러시아에 핵무기를 사용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사일 발사가 감지되는 순간, 우리는 해상이든 지상이든 미사일 수백 발을 날려 적이 생존할 수 없도록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핵실험금지조약 비준 철회 발언 이후 6일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국가두마 의장은 텔레그램에서 “국가두마는 다음 회의에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 비준 취소 문제를 반드시 논의할 것”이라며 “이는 러시아 연방 국익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미국에 대한 거울 대응이 될 것”이라며 “그들은 아직 조약을 비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소위 ‘전쟁’을 시작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그것을 끝내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침공부터 줄곧 ‘특별군사적전’이라는 용어를 택해왔다. 하지만 이날 푸틴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전쟁’이라는 표현을 여러 차례 사용했다.
그는 “이번 분쟁은 제국주의나 영토 문제가 아니라 세계 질서에 관한 것”이라며 “러시아엔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겠다는 사명이 있다”고 덧붙였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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