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모험정신 때문에 다양한 캐릭터 연기한 것 아냐, 내 처지를 잘 알아서 그런 것" [BIFF]

김경희 2023. 10. 6.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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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 시어터에서는 배우 윤여정의 액터스 하우스가 진행되었다. (부산 해운대=iMBC연예 김경희 기자)

iMBC 연예뉴스 사진


윤여정은 대표작이 뭐라 생각하냐는 질문에 "우리나라에서 살아 남은게 정말 용한 사람이다. 못나서 그랬는지 관습적인게 정말 맞지 않았다. 연기에 대한 반응이 좋은 적도 없었다. 나의 대표작은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만 생각난다."라고 답변했다.

윤여정은 영화 '화녀'에 대해 "나를 왜 선택했나 하며 저주를 퍼부으며 찍은 영화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며 "계약 조건이 하루에 2시간씩 한달동안 만나야 하는 것이었다. 이 남자 이상한 남자라 생각하고 그걸 피하려고 한시간이 지나면 세시봉 친구에게 연락해 달라고 했었다. 김기영 감독은 그런 제 속마음을 다 알고 있었다. 그때 감독은 저에게 연기를 오래 하고 싶으면 주인공을 하지 말라고 했었다. 당시에는 무슨 소린가했는데 그런데 그 말이 맞더라. 지금은 그 말을 실천 중이다"라고 화통하게 말했다.

자유분방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가던 윤여정은 "우리 모두 고급스러워집시다. 나보다 나은 사람에게는 배울점이 있더라. 나보다 못한 사람을 윽박지르는 건 아닌 것 같다"며 관객들에게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서 윤여정이 출연했던 '바람난 가족''죽이는 여자' 파격적인 캐릭터의 영상들이 보여졌다. 윤여정은 곤혹스러운 캐릭터나 연기를 하게 될 때에도 "똥밟았다 생각하고 그냥 한다. 도망가거나 안 할수 없었다"라며 어떤 마음으로 연기하는지를 이야기했다. 그러며 "시작했으니까 못한다고 할수 없었다. 다행인건 내가 막 스타였던 적이 없어서 내 존재가 중요하지 않아 별 불만도 없었다. 특출난 미인만 배우가 되는 시절이었는데 내가 특출난 미인이 아니어서 불평 불만이 없었다. 굳은 살이 마음에 많이 박혀있던 사람이라 그냥 했다"며 좀 더 구체적으로 온갖 캐릭터를 소화했던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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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은 출연작 '어미'에 대해 (딸의 복수를 위해 남자들을 처단하는 영화 / 유튜브로 볼수 있다고 함) "미국 갔다가 한국에 다시 돌아왔을때 찍었던 영화다. 10년의 미국 생활을 하고 돌아왔을때 김수현이라는 작가가 내 재주가 아깝다며 나를 백을 써서 이 작품에 투입시켰다. 김수현 뺵으로 들아온 사람이라 얼마나 구박을 하고 힘들었는지 모른다. 이 작품은 내가 지금까지도 한 번도 보지 않았다. 나는 뒤끝작열하는 성격이라 나를 힘들게 했던 사람의 작품이라 죽을때 까지도 안 볼 것."이라는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영화의 첫 기억이 김기영 감독의 작품이었기에 감독이 중요하다는 걸 처음부터 알았다는 윤여정은 "작업하는 동안 사람의 인품이 좋으면 그 작업은 해나갈수 있겠더라. 인품이 없는 사람과는 못하겠더라"고 강조했다.

그러며 "정말 인품이 좋은 사람은 정이삭이다. 한국말을 못한다는 것에 대해 정말 미안해 하더라. 한국 사람이 미국에서 잘 숙성되면 이런 인간이 나오겠구나 생각들었다. 좋은 학교 나왔고 부모가 애써서 키워서 그 결실을 보는 것 같아 너무 보기 좋았다. 너무 좋은 사람인데 현장에서 너무 시련을 겪었다. 감독인데 모니터도 없더라. 그걸 보고 내가 너무 욱해서 내가 아이삭을 위해 뭐든 다 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미나리'를 함께한 정이삭 감독의 인품을 칭찬헀다.

윤여정은 "제가 너무 물색이 없어서 정이삭에게 반한 이후부터 코리안 아메리칸을 물색없이 다 좋아하기 시작했는데 그렇지 않더라. 안 그런 사람도 있더라"며 소탈한 모습을 보여 폭소를 안겼다.

믿음직한 감독, 친한 감독과의 작업이지만 보통의 여배우가 수락하기 힘든 캐릭터를 끊임없이 해 온 모험정신에 대해 윤여정은 "나는 모험정신이 없다. 나는 바른 역할은 안 들어올것 같고, 내 처리를 빨리 읽었다. 이런거 할거라는 현실적인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남들이 안하는 역할이 저에게 차례가 왔고 내 처지를 빨리 알아서 그런 걸 했다."고 이유를 설명하면서도 "사실 주위에서는 내가 배짱이 굉장히 크다고 하더라. 나는 나를 잘 모르고 남들이 보는 내가 진짜 같다"라며 주변에서 평가하는 자신을 이야기 했다.

50년 넘게 연기를 해온 윤여정은 "나는 달라지지 않은 것 같은데 환경은 많이 달라졌더라. 신성일 엄앵란 같은 분들은 너무 안됐다. 신성일은 저에게 제임스딘 같은 분이었다. 그가 누린 영광은 별거 없었다. 못 누리고 가신게 너무 안됐다. 저는 오래 산 덕에 조금 영광을 누리고 있다."고 회상하며 "결론은 오래 살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오랫동안 연기를 해온 무명 배우라는 관객이 어떻게 하면 연기를 잘 할수 있냐고 질문하자 윤여정은 "연기를 잘 하는 방법은 없다. 그냥 많이 열심히 해야 한다. 요리를 잘 하는 사람도 보면 요리를 정말 많이 해서 그렇게 된 것. 우리 어머님은 저에게 '연기는 김혜자가 진짜 잘하지'라고 하신다. 나도 김혜자가 연기를 잘 한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김혜자 처럼 연기를 하려고 하는데 그게 정답은 아니다. 자기다운 연기를 해야 한다"라며 진심어린 답변을 해 관객의 박수를 이끌었다.

2021년 신설된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는 동시대를 대표하는 배우들과 함께 그들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며,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향후 계획까지,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스페셜 토크 프로그램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올해는 윤여정, 한효주, 송중기, 존 조 등 전 세계를 사로잡은 배우들이 함께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iMBC 김경희 | 사진 iMBC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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