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장동 첫 재판서 “유동규가 범행”… 柳 “재판서 다 밝혀질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 첫 정식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김동현)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그들(민간 업자)이 유동규 본부장을 통해 뇌물을 주고 부정 거래를 했지만 저는 전혀 인지하지 못했고, 그들이 원하는 바를 단 한 개도 들어준 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기소한 혐의에 대해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소리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는 측근이며 공범으로 기소돼 피고인석에 앉아 있는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안아보고 싶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보석 조건 때문에 정씨와 전혀 접촉하지 못하는데, 이 법정 안에서도 휴정하거나 재판이 종료되면 대화하지 않을 테니 그와 신체 접촉을 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한 것이다. 재판부가 “그 정도는 가능할 것 같다”고 하자, 이 대표는 공판이 끝난 후 정씨의 등을 두들기며 포옹하고 말없이 악수했다.
하지만 유동규씨는 이날 같은 법원 다른 법정에서 열린 대장동 공판에 출석하면서 “(이 대표 혐의는) 재판 과정에서 다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유씨는 다음 달 3일 이 대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유씨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시절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으로 있으면서 대장동·위례신도시 사업을 주도했다. 그는 이 대표와 그의 측근 정진상씨,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함께 15년 가까이 동지 같은 관계로 지낸 것으로 조사됐다.
유씨는 지난 2021년 11월 대장동 비리와 관련해 성남시 측 최고위직으로 기소됐다. 작년 7월 검찰이 전면 재수사에 착수한 뒤 유씨는 범행을 시인하기 시작했고 이를 바탕으로 검찰이 김용씨와 정진상씨, 이 대표를 잇따라 기소했다.
이날 이 대표의 법정 진술과 달리 유씨가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씨, 남욱(천화동인 4호 소유주)씨 등 민간 업자들을 위해 ‘맞춤형 공모’를 진행하고 이를 이 대표와 정씨에게 보고했다는 게 지금까지 검찰 수사 결과다. 정씨는 민간 업자에게 2억4000만원을 받았고, 대장동 수익 중 428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혐의로도 기소돼 있으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이 대표가 법정에서 정씨와 포옹한 일에 대해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한 법조인은 “이 대표가 그간 검찰 수사와 공판에서 자신과 관련된 혐의를 부인한 정씨에게 감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른 법조인은 “공범 관계인 두 사람의 포옹을 허락한 재판부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날 이 대표 공판은 1시간 20분 만에 끝났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공판 시작 직후 “(이 대표가) 근육이 많이 소실되어서 앉아 있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재판을 빨리 끝내달라고 했다. 이에 검찰은 “이 대표의 빠른 쾌유를 빌지만, (공판이) 이미 한 번 연기됐다”며 “영장 심사 때도 의료진이 대기한 상태에서 9시간 심문이 진행됐고, 오늘은 그때부터 상당한 시일이 흘렀다”고 했다. 결국 재판부는 위례신도시 특혜 사건에 대한 검찰 측 설명과 이 대표의 반박만 듣고 공판을 마쳤다.
재판부는 매주 화요일과 격주 금요일에 공판을 열되 국회 일정 등을 고려하기로 했다. 이 대표 측이 10월 24일은 국정감사, 10월 31일은 국회 연설이 예정돼 있다고 하자 재판부가 짧은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17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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