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7%까지 치솟는데…주담대 한달새 3조원 ↑

김현주 2023. 10. 6.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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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5개월 연속 증가세
뉴스1
국내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이달에도 1조원 넘게 늘며 5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한 달 새 3조원 가까이 늘었다. 미국발(發)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은행 주담대 최고금리가 다시 연 7%대로 치솟고 연체율도 오르는 상황이어서 가계대출 증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일 뉴스1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3294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5274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5월 1년5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뒤,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가 폭도 5월 1431억원에서 6월 6332억원, 7월 9755억원, 8월 1조5912억원, 9월 1조5274억원으로 눈에 띄게 커졌다.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17조8588억원으로, 한 달 새 2조8591억원 불어났다. 1년9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던 8월 기록(2조1122억원)을 뛰어넘었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07조3409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762억원 줄었고, 전세대출 잔액도 122조1756억원으로 전월보다 2784억원 감소했다.

정부가 가계대출 증가 주범으로 꼽힌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만기를 40년으로 단축하는 등 대출 문턱을 높이고 나섰음에도,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과 집값 반등에 대한 조바심에 '막차수요'가 몰리면서 주담대 증가세가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발(發)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가계대출 증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대했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미뤄지고, 은행권의 수신경쟁과 은행채 상승 영향으로 주담대 금리가 다시 들썩거리면서 영끌 차주들은 역풍을 맞게 됐다.

추석 연휴 기간 긴축 장기화 전망으로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국내 가계대출 금리도 상승 압박이 커졌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3일 4.8%까지 오르며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영향으로 5년 만기 한국 국채 금리도 4.151%로 전 거래일 대비 0.209%포인트(p) 급등했다. 은행채 금리는 국채 등락에 영향을 받게 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고금리가 장기화할 것을 암시했다. 연준 점도표(금리전망표)에 따르면 금리는 올해 남은 기간 0.25%포인트(p) 한 번 더 인상될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내년 금리는 3개월 전 전망했던 4.6%에서 5.1%로 높아져, 내년 금리인하 예상 횟수는 4번에서 2번으로 줄었다. 상당 기간 고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형 금리는 전날 기준 연 4.17~7.12%로 집계됐다. 가까스로 6%대를 유지하던 주담대 금리 상단은 9개월만에 다시 7%대로 올라섰다.

1년 전 '레고랜드 사태' 때 유치했던 고금리 예금의 만기시점이 대거 도래함에 따라 수신경쟁이 가열되고, 은행채까지 올라 은행 조달비용이 늘어나면서 주담대 금리 상승 압박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은행들은 예적금과 채권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해 대출에 활용하기 때문에, 조달비용이 늘면 대출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가계대출 연체율도 상승하는 추세여서 가계대출 증가는 더욱 심각하게 여겨지고 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평균 연체율은 3월 말 0.25%에서 7월 말 0.39%로 뛰었다.

금융당국도 가계대출 증가 문제에 대해 거듭 경고하며, 금융회사의 대출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미국 기준금리가 동결됐으나, 고금리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며 "자금쏠림현상에 따른 시장불안 가능성도 상존하는 만큼, 시장상황에 적시대응해달라"고 말했다.

가계부채가 거시경제 부담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차주의 상환능력 심사를 강화하고, 금융회사의 외형확대 경쟁 및 과잉대출을 차단할 것을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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