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의 금메달 위해 음지에서 헌신한 '에이스' 김우진

▲ 김우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선 태극궁사들은 금메달의 영광을 함께하지 못한 4번째 국가대표에 공을 돌렸습니다.

한국 남자 양궁 대표팀의 이우석(코오롱), 오진혁(현대제철), 김제덕(예천군청)은 오늘(6일) 중국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인도에 5-1로 승리하고 금메달을 수확했습니다.

한국 양궁이 아시안게임에서 13년 만에 따낸 남자 단체전 금메달이었습니다.

시상식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들은 우승 소감을 말하면서 약속이나 한 듯 김우진(청주시청)에게 고맙다고 했습니다.

김우진은 한국을 넘어 세계 최고의 궁사로 꼽힙니다.

세계선수권에서만 금메달 9개를 수확했습니다.

2010년대 이후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대부분이 김우진의 차지가 됐고 세계 랭킹에서는 3위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습니다.

하지만, 김우진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예선 라운드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낮은 4위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에이스' 타이틀을 잠시 내려놓은 김우진은 '음지'에서 팀을 위해 헌신했습니다.

동료가 경기를 치를 때면 관중석에서 응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우석이 혼성 단체전에서 우승했을 때는 그의 소속팀 코오롱 모자를 믹스트존으로 들고 와 전달해주는 '잡일'도 했습니다.

취재진이 옆에서 보고 있는데도 전혀 부끄럽지 않다는 듯 "우석아! 코오롱에서 이 모자 쓰래!"라고 외쳐 모두를 웃게 했습니다.

코치진이 쓰는 망원경 삼각대를 들고 이리저리 빠른 걸음으로 돌아다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맏형' 오진혁부터 김우진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오진혁은 "단체전 경기를 하지 않은 김우진 선수, 우리 서포트한다고 너무 고생 많이 했고, 너무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우석 역시 "김우진 선수가 옆에서 서포트 진짜 많이 해주고 응원도 제일 크고 열심히 많이 해줬다"면서 "그게 진짜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워했습니다.

김제덕도 "김우진 선수가 진천선수촌에서 많이 신경 써주고 후배 관리해주고 하나라도 더 가르쳐준다"면서 "세 분 형들에게 감사하다"고 거들었습니다.

(사진=대한양궁협회 제공, 연합뉴스)

이현영 기자 leehy@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