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 수요 늘어나는데…인력도 예산도 부족
[EBS 뉴스]
장애가 있는 학생들은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아서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들을 위한 특수학급은 정원을 법으로 정해 관리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법정 정원을 못 지키는 사례가 수두룩하고, 그나마 다닐 학교를 구하지 못해, 초등학교 입학까지 미루는 장애 학생이 수백 명에 이릅니다.
먼저, 영상보고 오겠습니다.
[VCR]
2023년 특수교육 필요학생
10만 9,703명…1년 새 18% 증가
특수교사 1명당 학생 정원 4명
전국 공립학교 특수학급
교원 1명당 학생 수 '4.2명'
지역마다 인력·예산 배정도
천차만별
인터뷰: 고선순 회장 / 한국장애인부모회
"최상위와 최하위 지자체의 점수 격차는 2023년에 1.32배로 2022년 1.18배에 비해 커짐에 따라 장애인 교육 분야의 지역 간 격차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수교육 개선 방안은?
------
서현아 앵커
열악한 특수교육 환경을 개선하려면 어떤 과제를 풀어야 할지 전국 특수교사 노동조합의 정원화 정책실장과 짚어봅니다.
실장님 안녕하세요.
특수교육 대상 학생은 사실 계속 늘어나는 추세인데 특수교사의 수는 법으로 정한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태가 어떻습니까?
정원화 정책실장 / 전국특수교사 노동조합
특수교육법에 의하면 초등학교 기준으로 한 학급에 학생을 6명까지 배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동법 시행령에 따르면 학생 4명마다 교사가 1명씩 배치되어야 해요.
그런데 현장에서는 교사 1명에 학생이 7명, 8명, 9명인 학급이 산재해 있습니다.
이건 법을 지켜야 하는 의무 주체들의 태만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결국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건 예산 문제도 큽니다.
특수교사 임용 문제는 단지 교육부뿐만이 아니라 공무원 수를 관리하는 행정안전부 그리고 기획재정부의 권한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인데요.
결국은 단순한 숫자 논리 그리고 경제 논리로 교육을 보는 시각을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특수교육 현실 자체가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생각해요.
학령기의 아동 수가 지금 줄어들고 있다는 일반적인 사실 때문에 특수교육대상 학생 수만 예외적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인지가 잘 안 되어 있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그래서 특수교육 자체가 좀 더 조명되고 사회에 관심이 형성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이런 환경 속에서는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이 더 클 것 같은데 실제 교사 입장에서 우리 장애 학생들이 느끼는 어려움 어떤 면이 가장 심각합니까?
정원화 정책실장 / 전국특수교사 노동조합
제가 초등학교 특수학급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그걸 기준으로 말씀을 드릴게요.
일반 학교에 있는 특수학급을 다니는 특수교육대상 학생들은 일반 학급이랑 특수학급을 오가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아이들은 개별화된 교육, 개별적인 특성에 맞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이 좀 많은데요.
특수학급에서는 그게 가능합니다.
그런데 일반 학급에 가면 거기에는 아이들이 30명이 있어요.
그리고 선생님은 한 분밖에 안 계십니다.
한 명의 교사가 30명의 아이들을 모두 이끌고 가르치고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에요.
특수교사가 거기에서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참 좋겠지만 특수교사는 자기의 학급을 관리하고 특수교육 관련 수많은 업무를 처리하는 것만으로도 버겁습니다.
그래서 선생님들께서, 일반 학급 선생님들께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시고 특수교사가 열심히 협조를 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아이에게 개별화된 교육을 제공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거죠.
서현아 앵커
이렇게 특수학교가 부족하다 보니까 취학을 미루는 학생들도 전국적으로 400명이나 된다고 하는데 특수학교가 필요한 이유 한번 짚어주실 수 있을까요?
정원화 정책실장 / 전국특수교사 노동조합
네 앞에서 대답한 이유랑 비슷한 내용인 것 같습니다.
결국 학년이 올라가고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학생들이 공부하는 내용은 점점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고 입시 위주의 교육이 결국은 이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 장애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생활 중심의 교육이에요.
자기의 현재와 미래의 삶을 준비하고 자립성과 독립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입니다.
특수학교는요 물론 지금도 여러 가지 지원이 미흡하고 굉장히 힘든 면들이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수교육 대상 학생만을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교육기관이에요.
정원화 정책실장 / 전국특수교사 노동조합
그래서 학생의 독립적인 기능 그리고 삶의 태도 그런 것들을 기를 수 있는 전문적인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비교적 더 갖춰져 있는 곳이기 때문에 필요한 학교입니다.
그래서 특수학교가 많이 확충이 되어서 학생들이 자기의 삶에 정말로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필요가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또 특수교육도 지역에 따른 격차 문제가 심각한가 봅니다.
지금 읍면 지역에서는 특수학급 찾기도 사실 어려운 형편이라고 하던데 어떤 점을 해결해야 할까요?
정원화 정책실장 / 전국특수교사 노동조합
우리나라가 특수교육 관련해서 교육부라는 중앙행정기관이 있고 특수교육법이라는 기준점이 있어요.
그리고 시도교육청이 그 기준점에 맞게 일정한 자율성을 가지고 지역 상황에 맞게 계획을 세워서 운영을 합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지역별 편차가 큰 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정원화 정책실장 / 전국특수교사 노동조합
특수지역에 따라서 특수교육법을 준수하는 비율 그리고 특수교육 관련 정책, 사업 이런 것들에 있어서 차이가 나는데요.
예를 들어서 제주 같은 경우는 특수학급이 정말 부족해서 과밀학급이 좀 심각한 현상이 있는 경우가 있고 강원 같은 경우는 인구 밀도랑 인구 밀도가 높은 곳과 낮은 곳의 차이가 커서 특수교육 환경도 편차가 큰 상황 그런 것들이 있는데요.
결국은 중앙에서 계획을 세울 때부터 모든 환경을 고려해서 포괄할 수 있도록 좀 더 세심하게 고려하고 그 교육부의 계획을 받아서 지역교육청에서 다양한 상황을 모두 밀도 있게 세심하게 고려해서 지역에 맞는 정책을 제대로 실행해야 한다는 거죠.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교육 전문가인 현장 교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저희는 생각을 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예산 사용 문제가 있겠는데요.
행정기관의 적절한 예산 사용에 대해서 국회의원이나 시도의회 같은 입법기관 그리고 언론이나 시민 여러분 같은 분이 꾸준히 관심을 내고 관심을 가지고 의견을 내면서 지켜봐 주시면 좀 더 예산 사용이 지역 편차가 그렇게 크지 않게 골고루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서현아 앵커
예, 정말 꾸준한 감시와 어떤 관심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 장애 학생들의 꿈도 굉장히 다양할 텐데 뭐 직업이나 기술을 원할 수도 있겠지만 대학에 가서도 더 깊은 공부를 하고 싶을 수 있을 거란 말이죠.
그런데 대학에 진학하는 장애학생 비율이 10%대에 그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고등교육까지 배울 기회가 확대되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요?
정원화 정책실장 / 전국특수교사 노동조합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일부 대학들에서는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이라는 걸 운영해요.
그런데 장애 학생의 대부분은 발달장애 학생인데요.
이 특수교육 대상자 특별전형이 실질적으로 발달장애 학생에게는 아무래도 좀 그림의 떡이라고 할까요, 그런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정원이 미달인데도 불구하고 기준을 모른 채 불합격 처리를 되는 경우도 있고요.
대학들이 특별전형의 취지에 맞게 진입 장벽을 낮춰서 장애 학생들도 배움을 지속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갖추면 좋겠습니다.
장애학생을 위한 입시설명회 같은 것도 좀 더 많이 이루어지면 학생들이 선택의 폭이 넓어질 거예요.
그래서 교육 기회를 늘리면 좋을 것 같고요.
결국 가장 중요한 건 학생들이 초중등 교육 이후에도 다양한 삶의 형태가 모두 보장되고 존중받아야 한다는 건데요.
특수교육의 큰 목적 중의 하나는 학생이 독립적이고 사람들과 어울려서 사는 삶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거거든요.
근데 어떤 학생들은 사회에서 직업을 가지고 자아실현을 하는 게 목적일 수도 있지만 어떤 학생들은 말씀하신 것처럼 공부를 더 하고 학문을 닦으면서 또 최근에는 대학이 사실 학문만이 아니라 또 다른 고등학교 이후에 새로운 삶의 형태로 자리잡기도 했잖아요.
그래서 그런 다양한 삶의 형태가 기회가 모두 보장되고 그런 기회에 따른 지원도 같이 주어져야 하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다양한 삶의 형태를 지원해야 한다, 마지막 질문 드려보겠습니다.
특수교사 노조 활동을 하고 계신데요.
더 나은 특수교육을 위해서 정책적으로 꼭 추진해야 한다 하는 사안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정원화 정책실장 / 전국특수교사 노동조합
통합교육은 장애학생이 한 명의 시민이고 한 명의 사회인으로서 독립적으로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서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점점 더 중요성이 강조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 통합 교육을 가로막는 것 중에 하나는 학생의 도전 행동이라는 것인데요.
자신이나 타인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행동을 그렇게 일컫습니다.
그래서 이런 도전 행동을 제대로 중재해서 학생이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서 잘 살 수 있도록 충분한 지원이 필요한데요.
의료적인 지원 이라든가 관련 전문가가 충분히 연계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런 것들이 지원이 가장 필요하고요.
그리고 또 이제 학생이 지역사회에 나와서 함께 살고 어울릴 수 있도록 지금 초등학교에서는 돌봄이 지자체로 이관되는 것에 대해서 계속 논의를 하고 있는데 특수교육 대상 역 학생 역시 지자체에서 돌봄을 함께 어울려서 받으면서 다른 학생들이랑 함께 어울려서 방과 후의 삶도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사실 이런 것들을 지원하기 위해서 특수교사가 충분한 여력이 있어야 하는데요.
지금 특수교사는 학생 지도뿐만 아니라 너무 많은 행정업무에도 시달리고 있어요.
그래서 행정 업무가 충분히 감축되고 간소화되어서 교사가 학생의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건 일반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서현아 앵커
더 많은 장애 학생들이 더 나은 교육을 위해서 다양한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바라겠습니다.
실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