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 "떳떳한 父·배우 되겠다…50주년 주윤발 비하면 난 신생아"(종합)[BIFF]
[스포티비뉴스=부산, 강효진 기자] 배우 송중기가 팬들과 진심어린 소통을 통해 더욱 왕성한 활동 의지를 드러냈다.
배우 송중기가 6일 오후 6시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진행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에 참석했다.
송중기는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사회자로 활약한데 이어 2년 만에 다시 부산을 찾았다. 신작 '화란'은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돼 화제를 모았다.
이날 송중기는 이번 액터스 하우스에 참여한 것에 대해 "윤여정 선생님께서도 올해 함께한다는 것을 듣고, 제가 뭐라고. 선생님께서도 함께 한다고 해서 너무 영광이었다. 효주 씨도, 존조 배우도 있지 않나. 같은 카테고리에서 액터스 하우스를 따로 마련해주신다는 것에 너무 감사드린다. 진심으로 영광이었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송중기는 영화제가 자신에게 주는 의미에 대해 "저는 관객과의 대화를 즐기는 편이다. 인터뷰도 있지만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직접 소통하는 것을 즐기는데, 영화제에서밖에 할 수 없다. 솔직히 더 많이 했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걸 많이 할 수 있어서 신이 난다. 소주 한 잔 하면서 대화하고 싶은 마음으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절대 잊을 수 없는, 소름 돋는 순간이 있다. 제가 처음 부국제에 공식적으로 왔을 때 박보영 배우와 '늑대소년'으로 왔을 때다. 10년 좀 지난 것 같다. 그 때 제가 야외극장에서 '늑대소년'을 처음 스크리닝 했다. 저희 둘 다 신인 배우였고, 감독님도 신인 감독님이셨다. 관객 분들이 자리에 안찼으면 어쩌지 했는데 오늘처럼 계단까지 꽉차서 철수가 울 때 같이 울어주시고, 귀엽다고 해주시고 반응을 보면서 소름이 쫙 돋았다. 그 날 끝나고 소주와 회를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 때를 잊을 수가 없다. 그게 부산국제영화제다"라고 각별한 추억을 떠올렸다.
데뷔 전 쇼트트랙 선수로 활약했던 그는 "저는 초, 중학교 시절엔 운동선수 생활을 했다. 정말 국가대표가 되고 싶어서 열심히 했는데 쉽지는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배우의 꿈을 꾸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운동을 그만두고 고등학교 1학년 때 막연하게 생각했던 배우가 되겠다는 말을 처음으로 드렸다. 예상대로 부정적인 답변이 왔다.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으셨다. 말씀은 드렸지만 '내가 진짜 배우가 되고 싶은 게 맞나?' 했다. 괜히 뜬구름인지, 허세인지를 생각했던 시기다. 진지하게 하고 싶은 것이 맞나. 괜히 들떠서 어린 마음에 말씀드린 것이 아닐까 경계에서 혼자 고민하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생각해보면 부모님 반대가 심해서 못했다면 맞는 말은 아니다. 제가 용기가 없고 확신이 없었다. 그 경계가 무너졌다는 건 확신이 생겼다는 뜻이다. 대학교 들어가서 군대를 가기 직전에 '내가 진짜 원하는 걸 하자'며 실행에 옮기면서 보조출연 아르바이트로 현장에 갔다. 그 때 경계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송중기는 "거창하진 않은데 보조출연 할 때는 아무래도 눈에 띄지 않으니까. 어떻게 운이 좋게 '칼잡이 오수정'이라는 드라마에 보조 출연자로 갔다. 조감독님께서 와보라고 해서 정장 입혀서 '너 이거 한 마디 할 수 있겠어?'했던 것이 기자3 역인가 그랬다. 제 앞에는 성동일 선배님이 계셨다. 기자3의 대사가 짧지 않나. 그 당시에 처음으로 연출 감독님이 '잘하네. 오케이 하나 더 찍을게요'라고 했다"며 "칭찬 받으니까 '잘할 수 있겠는데' 싶었다. 바로 앞에서 성동일 선배님이라는 대배우를 보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내가 지금은 한 문장 대사를 하는 기자3이지만 살아있는 대사를 하시니까 나도 저렇게 하고 싶었다. 감사하게도 그 욕망을 현장에서 확신하게 된 거다. 이후에 '마음이'라는 작품에서 존경하는 성동일 선배님을 만났다. 그 때도 뿌듯했다"고 웃음 지었다.
이어 "제가 너무 설레서 '언제 한 번 말씀드려야 하는데'하고 눈치를 봤다. 이후에 저녁 식사 자리에서 '선배님 제가 그 때 기자3이었는데'라고 말을 했다. '어 그랬어?'하는데 그것도 멋있었다. 저는 모든 것이 뿌듯했다. 그 때 뵀던 분과 이제는 현장에서 더 길게 호흡을 나누고 동료가 됐다는 게 너무 설렜다"고 밝혔다.
송중기는 "감사하게도 제가 누리는 영광들은 많은 선배님들께서 드러나지 않게 쌓아오신 것 덕분에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겸손한 척 하려는 것이 아니다. 지금 제가 이 산업에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배우라고 한다면 비겁한 행동은 하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책임질 줄 아는 배우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며 일하고 있다"고 다짐했다.
특히 '승리호'에서 아버지 역을 맡았던 사실이 언급되자 "(아들이 태어난지)백 며칠 지났다. 박수 한 번 주세요"라고 관객 호응을 자아내며 흐뭇함을 드러냈다.
그는 아빠가 된 이후 달라진 배우로서 변화에 대해 "인생 선배님들도 많이 계시겠지만, 제가 얼마 안돼서 다는 모르겠지만 배우 송중기이기 전에 인간 송중기로서도 나중에 우리 아기에게 떳떳하지 못한 아빠는 되지 말자는 생각은 좀 더 명징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 직업군으로 들어와서도, 배우로서도 떳떳한 배우가 되자. 그런 마음가짐으로 작품에 임하자는 생각을 요즘 굉장히 많이 갖고 있다. 그래야 될 것 같다. 그게 또 '화란'이란 영화의 편집본을 다시 보면서 '그렇지. 치건이가 연규에게 그런 좋은 점을 물려주진 못했지만 어른이 좋은 세상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줘야 하지 않나' 했다"며 "누군가는 오지랖이라 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성인이라면, 그리고 저는 많은 분들이 지켜봐주시고 영향력 있는 배우이기에 당연히 그런 생각으로 일을 해야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더더욱 든다"고 밝혔다.
끝으로 송중기는 개막식에서 주윤발의 모습을 봤던 당시를 떠올리며 "이번에 주윤발 선생님, '따거' 큰형님을 개막식 때 보고 그런 생각을 많이 가졌다. 50주년이라고 하시더라. 엘리베이터에서 오정세 선배님을 만나서 '겸손해집시다. 우리 더 오래 합시다'라는 얘기를 했다. 저는 신생아다"라며 앞으로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한편 2021년 신설된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는 동시대를 대표하는 배우들과 함께 그들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며,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향후 계획까지,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스페셜 토크 프로그램이다. 올해 호스트는 배우 존 조, 송중기, 윤여정, 한효주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4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열흘 간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69개국 209편의 공식 초청작과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60편을 포함한 269편을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대영 등 총 4개 극장 25개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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