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만에 국회 온 이재명···“강서구청장 투표율 낮아, 민심 보여달라”
단식 후유증으로 치료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입원한 지 18일 만에 국회 본회의에 참석했다. 민주당이 당론 발의한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특별검사(특검) 도입법안의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해 한 표를 행사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5시34분쯤 흰색 카니발 카카오벤티를 타고 국회 본청 1층 정문 앞에 도착했다. 민주당은 “지도부 보고를 받고 계획에 없던 일정이라 차량이 준비가 안 되어 택시를 타고 왔다”고 설명했다. 당 지도부가 앞서 진행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에서 부결 당론을 정했는데도 일부 이탈표가 나왔다고 판단하고 이 대표에게 표결 참여를 부탁한 것으로 보인다. 채상병 특검 도입 법안은 재석 183명 중 찬성 182표 반대 1표로 패스트트랙에 지정됐다.
이 대표는 지팡이를 짚고 본청에 들어가며 천준호 비서실장과 조정식 사무총장으로부터 본회의 상황 설명을 들었다. 이 대표는 ‘표결에 참석한 계기가 있나’ ‘당무 복귀는 언제쯤 할 계획인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 나올 건가’ ‘(체포동의안) 가결표 (의원) 징계할 생각 있나’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은 언제 할 건가’ ‘정무직 당직자 사의 수리는 언제 할 건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 본회의장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지팡이 없이 투표했다가 본회의장에서 나올 때는 다시 지팡이를 짚었다. 당 소속 의원들은 본회의에 출석한 이 대표와 사진을 찍었다. 일부 의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대표와 찍은 사진을 올렸다. 김성환 의원은 SNS에 “이재명 당 대표, 몸이 여전히 불편함에도 단식 후 첫 본회의 출석”이라며 “본회의장 밖 동료 의원들과 찰칵”이라는 글과 함께 이 대표와 찍은 사진을 올렸다.
이 대표는 오후 6시쯤 투표를 마친 뒤 본회의장을 빠져 나왔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강서구청장 선거 투표율이 조금 낮은 것 같은데 많은 분들이 보궐선거에 참여하셔서 민심이 어떤지, 국민 뜻이 어떤지를 꼭 보여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전투표 첫날인 이날 투표율이 지난해 6·1 지방선거 사전투표 투표율보다 소폭 낮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후 ‘표결에 참여한 소감’ ‘언제쯤 복귀할 예정인지’ ‘주말에 강서 유세에 갈 생각이 있는지’ 등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택시 대신 자신의 차량을 타고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복귀했다.
당대표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표결 참석 취지에 대해 “대통령과 신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게 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는 말로 순직한 해병 부모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며 “군에 자식 보낸 부모님 마음으로 투표에 참석한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은 특검법을 반드시 관철시켜서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통해 공정과 상식을 회복시키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었다”고 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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