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궁, 13년 만에 AG 남녀 단체전 ‘동반 금’ 명중
한국 양궁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녀 단체전을 싹쓸이했다. 13년 만의 경사다.
먼저 ‘세계 최강’ 한국 여자 양궁이 아시안게임 단체전 7연패를 달성했다. 최미선(광주은행), 안산(광주여대), 임시현(한국체대)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6일 중국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에 세트 점수 5-3(58-58 55-53 55-56 57-54)으로 승리했다.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전인미답의 9연패를 이뤄낸 여자 단체전은 아시아 무대에서도 새로운 금자탑을 쌓았다. 이번 금메달로 1998년 방콕 대회부터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는 7연패를 완성했다.
위기도 있었다. 29-28로 앞선 4세트, 마지막 3발을 남긴 상황. 한국의 첫 주자 안산(광주여대)의 화살이 8점에 들어갔다. 그러나 나머지 두 선수가 집중력을 잘 유지했다. 최미선(광주은행)과 임시현(한국체대)이 나란히 10점을 명중시켰다. 10점 3발을 쏴야 역전이 가능한 중국은 부담감에 10-8-8점으로 무너졌다.
세 선수 모두 아시안게임 첫 출전에 금메달을 합작하며 대회 7연패를 이뤘다. 안산은 “사실 7연패 기록을 몰랐는데 듣고 나니 뿌듯하다. 정말 실력이 좋았던 선배님들의 기록을 이어갈 수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최미선은 “8연패까지 이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했고, 임시현은 “언니들하고 7연패하게 돼 기쁘다. 다음 8연패도 이 언니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말해 선배들의 애정어린 시선을 받았다.
오후에는 오진혁(현대제철), 이우석(코오롱), 김제덕(예천군청)으로 팀을 구성한 남자 단체가 인도에 세트 점수 5-1(60-55 57-57 56-55)로 승리, 시당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대표팀은 1세트 시작과 함께 김재덕, 이우석, 오진혁 순으로 나서 6발을 모두 10점에 명중시켜 승리를 예감했다. 한국 남자 양궁은 이로써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13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압도적인 기량으로 1982년 뉴델리 대회부터 한 번도 이 종목 우승을 놓치지 않던 한국은 2014년 인천 대회에서 중국에 금메달을 내줬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도 대만에 져 은메달에 그쳤다.
한국 양궁이 남녀 단체전에서 동반 금메달을 차지한 것도 13년 만으로, 통산 8번째 기록이다. 13년 전 광저우 대회 이후 40대가 되서야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1981년생 맏형 오진혁은 “너무 원했던 메달이다. 광저우 대회 이후로 따지 못해 선수들이 절치부심했고,, 동생들이 너무 잘 쏴줬다”고 했다.
세 선수 모두 예선 라운드에서 대표팀 4위로 밀리며 대회에는 뛰지 못한 김우진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특히 이우석은 “김우진 선배의 도움이 큰 힘이 됐다. 금메달은 서로 끝까지 믿고 경기한 결과물”이라며 “그동안 힘든 연습을 잘 이겨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혼성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우석과 임시현은 2관왕에 올랐다.
이날 현장에는 대한양궁협회 회장,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직을 맡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찾아 응원했다. 양궁 사랑이 남다른 정 회장은 남녀 단체전 석권이 확정된 뒤 선수들을 만나 “너무 잘해줬다. 각자 제몫을 잘하더라”며 격려했다.
한국 양궁의 메달 사냥은 7일에도 이어진다. 임시현은 개인전 결승에 나서 1986년 서울 대회(양창훈 4관왕·김진호 3관왕·박정아 3관왕) 이후 37년 만의 아시안게임 양궁 3관왕에 도전한다. 상대는 안산이다. 안산은 “금메달은 한국 선수가 가져가는거니 부담 갖지 말고 즐기자고 했다”고 했다. 임시현도 “내일 경기 많이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우석은 남자 개인전 3·4위전에서 동메달을 노린다.
항저우 |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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