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BIFF] "태어난 지 100일 지난子, 떳떳한 아빠 되고파"…배우 아닌 인간 송중기의 고민(종합)

조지영 2023. 10. 6.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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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아빠'가 되면서 인생 3막을 연 배우 송중기가 인간 송중기로서 매력을 과시했다.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KNN타워 KNN시어터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가 열렸다. 이날 액터스 하우스는 송중기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액터스 하우스는 동시대를 대표하는 배우들과 함께 그들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며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향후 계획까지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스페셜 토크 프로그램이다. 지난 5일 진행된 존 조의 액터스 하우스에 이어 두 번째 주자로 송중기가 등판, 관객과 만남을 가졌다.

앞서 지난 2021년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사회자로 활약했던 송중기는 올해엔 액션 누아르 영화 '화란'(김창훈 감독, 사나이픽처스·하이스토리 제작)의 주연 배우로서 아시아 관객과 만났다. '화란'에서 냉혹한 현실을 사는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으로 파격 변신한 송중기. 기존의 세련되고 부드러운 모습은 떠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새로운 송중기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무엇보다 송중기는 '화란'의 시나리오에 매료돼 노 개런티로 출연을 자처할 정도로 애정을 쏟은바, 그의 새로운 인생작 탄생으로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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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송중기는 부산영화제 방문에 대해 "요즘 한국 영화 상황이 어려운데 그래서 이곳이 더 간절해지고 소중해진 자리인 것 같다. 상황이 해마다 바뀌고 있다. 상황 변화에 맞게 잘 적응해야 할 것 같다"며 "사실 나는 관객과의 대화를 굉장히 즐긴다. 관객과 대화를 하면서 느껴지는 매력이 있다.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매력이 있는데 그걸 영화제에서만 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영화제는 항상 신나고 설렌다.솔직히 소주 한 잔 하면서 대화하고 싶기도 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최근 소름돋는 순간이 있었다. 내가 처음 부산영화제에 왔을 때가 박보영과 '늑대소년'(12, 조성희 감독)으로 왔었다. 그때 야외극장에서 '늑대소년'을 처음 스크리닝으로 봤다. 그때 객석이 다 안 차면 어떻게 하나 걱정하기도 했는데 막상 상영 때 계단까지 관객이 꽉 찼었다. 관객과 함께 웃고 울었는데 그때 정말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됐다"고 곱씹었다.

신작 '화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송중기는 "가정폭력을 당하는, 가정폭력을 당했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누군가는 건달 영화로 보기도 하는데 나는 한 편의 멜로 영화처럼 느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월 개최된 제76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으로 이름을 올린 것 역시 송중기에게는 특별했다. 송중기는 "칸영화제가 영화를 만드는 영화인들의 최종 목적지는 아니다. 그렇지만 영광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기뻤던 부분은 주목할만한 부문에 초청을 받았다는 것이다. 내가 올해 초 헝가리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로기완'(김희진 감독)을 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제작자로부터 연락이 와서 턱시도를 맞추라고 하더라. 그날 너무 중요한 감정신 촬영을 앞두고 있었는데 집중이 안됐다. 어떤 반응을 얻을지 몰랐지만 성의를 다해 즐기고 오려고 했다"고 당시를 추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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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경계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답했다. 송중기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쇼트트랙 운동을 그만두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배우를 하겠다고 부모님께 선언했다. 예상대로 부모님의 부정적 반응을 받았다. 그때는 뜬구름을 잡는 것인가 싶기도 했다. 그 경계에서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부모님 반대로 못 했다는 것보다 내가 확신이 없었던 것 같다. 대학교 입학 후 아르바이트로 현장에 가면서 그 경계를 넘은 것 같다"며 "운이 좋게 SBS 드라마 '칼잡이 오수정'이라는 작품을 했다. 그때 보조출연자로 나갔는데 갑자기 연출부에서 대사를 줬다. 기자3이라는 대사 있는 역할을 맡았다. 그때 잘한다는 칭찬을 받았는데 좀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내 앞에서 성동일 선배라는 대배우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몇 년 뒤 '마음이 2'(10, 이정철 감독)로 성동일 선배와 만났다. 그때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렸을 때 악과 깡이 생겼다. 쇼트트랙은 의외로 얼음 위에서 하는 훈련이 1~2시간이었고 지상에서 하는 훈련이 3~4배 더 많다. 그런 의미에서 거시적으로 보는 시선이 단련된 것 같다. 참는 법, 길게 기다리는 법 등을 생각하게 된 시기였다"며 "2009년 MBC 드라마 '트리플'이라는 작품을 했는데 쇼트트랙 선수 역할이 필요하다고 들었다. 이 작품은 무조건 내 것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오디션에서 떨어졌다. 대사를 정말 못 했던 것 같은데 이후 다시 오디션을 봐서 붙었다. 너무 즐거운 경험이었다. 이선균 선배가 나를 정말 잘 챙겨줬다. 현장에서 10시간 넘게 차에서 대기를 하던 시기였는데 차에서 나를 꺼내서 짜장면도 사주고 낮술도 사줬다"고 웃었다.

송중기의 인생작 중 하나인 '늑대소년'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거절한 작품이었다. 그때 막 주인공 역할을 맡을 시기였고 힘이 많이 들어가기도 했다. 처음엔 대사가 없어 건방지게 거절했다. 다시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내가 이 작품을 왜 거절했지' 후회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하면 할수록 손과 발이 다 묶인 기분이었다. 이런 답답함을 벗겨준게 이준혁 선배였다. 그 때 이 작품을 안 했다고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비주얼에 대한 자부심도 솔직하게 답했다. 송중기는 "정우성 선배도 계시고 너무 타고난 아름다움을 보유하고 있는 많은 선배들이 있다. 나는 거기에 급이 안 된다. 부모님이 주신 겉과 속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오히려 내가 부족한 게 많은데 외모로 도움을 받기도 한 것 같다. 남과 나를 비교하는 행동을 많이 한 적도 있는데 언제부터 부질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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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송중기는 올해 1월 케이티 루이스 사운더스와 결혼 후 지난 6월 득남 소식을 전하며 '아빠'로 인생 3막을 열었다. 달라진 삶에 대해 "아이가 태어난지 100일이 넘었다. 박수 한 번 보내달라"며 관객에게 호응을 유도했다.

그는 "아빠가 된 지 얼마 안 돼 잘은 모르겠지만 배우 송중기이기 전 인간 송중기로서 나중에 아기에게 떳떳하지 못한 아빠는 되지 말자는 생각을 더욱 명징하게 갖게 됐다. 배우로서도 떳떳한 배우가 되자는 생각을 하며 작품에 임하게 됐다. 그게 또 '화란'을 하면서 다시 생각하게 됐다. 이 일을 하면서 비겁한 행동을 하면 안 되고 자신의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이런 생각을 가지고 일을 해야할 것 같다"고 소신을 전했다.

이어 "'따거' 주윤발 선생님을 보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데뷔한지 50년이 됐다고 하더라. 개막식 끝나고 만난 오정세 형님과 '겸손해지자'라며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주윤발 선생님에 비교하면 신생아 수준이다"고 농을 던졌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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