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겨눈 김의겸 `법무장관 미국출장비` 질의, 박범계 리스크로

한기호 2023. 10. 6. 18:3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親野단체 한동훈 미국출장비 내역공개 승소로
김의겸 압박에 韓 "지난 정부 장관도 공개" 맞불
韓 9일간 4840만원, 박범계 8일간 1억713만원
朴, 연수시스템에 경비·인원 축소보고 불거져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보수단체 고발 이어져
지난 9월1일 정기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 출석한 한동훈(왼쪽부터) 법무부 장관이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국회 의사중계시스템 영상회의록 갈무리>
2021년 12월21일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등록된 박범계 당시 법무부 장관의 미국 방문 일정(당해 11월 17~24일) 출장 결과 보고서 내 박범계 장관의 활동 장면이 담긴 사진 일부.<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 자료>
2021년 12월21일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등록된 박범계 당시 법무부 장관의 미국 방문 일정(당해 11월 17~24일) 출장 결과 보고서 개요에서 출장 인원이 박 전 장관을 비롯한 총 6명, 총 경비는 6840여만원으로 적시돼 있다. 하지만 이는 최근 법무부가 정보공개 청구에 따라 공개한 박 전 장관의 동일한 미국 출장 실제 인원(12명)과 경비(1억713만원)에 비해 축소된 것으로 파악됐다.<국외출장정보시스템 홈페이지 검색 결과 일부 갈무리>
2022년 8월5일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등록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법무부장관 미국 출장 결과(FBI 본부 및 UN뉴욕본부 등 방문)' 개요에 따르면 출장 인원(4명), 총 여비(4840만여원) 등이 법무부의 최근 정보공개 청구에 따른 공개 내용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겨냥한 친야(親野)시민단체와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미국출장비 공개 요구가 '문재인 정부 마지막 법무장관' 박범계 민주당 의원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일평균 2배 가까운 출장비 지출 격차가 드러난 데다 미국출장 경비·인원 축소 보고 의혹으로 형사고발이 뒤따랐다.

보수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대표 오상종·이하 호국단)은 6일 서울중앙지검을 찾아 박범계 의원에 대해 허위공문서작성 및 허위공문서 행사 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 단체는 "박범계 전 장관이 재임시절 미국 출장을 다녀온 후 공무원 해외출장 정보사이트인 '국회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출장 수행인원과 경비를 축소해 올린 것이 드러났다"며 "국민세금으로 1억이 넘는 출장비를 사용했지만 이를 4000만원 가까이 축소 보고한 건 허위공문서작성 및 동(同)행사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호국단은 "박 전 장관은 재임 시절인 2021년 11월17일부터 24일까지 6박8일 동안 미국 워싱턴D.C.와 뉴욕 출장을 다녀왔는데 미국출장 일정은 대부분 비(非)정부 기관을 방문했고 수행인원은 실제 인원 11명보다 6명 적은 '5명'이라고 밝혔으며, 출장 경비 총액도 실제로 사용한 1억713만원보다 3873만원 줄어든 '6840만원'으로 공개했다. 실제 시스템에 들어가 보니 축소된 숫자의 보고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국민을 기망한 행위이므로 결코 가볍지 않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실은 전날(5일) '법무부 장관 해외출장 및 출장비 정산내역'을 분석한 결과 한동훈 장관이 현재까지 해외출장에서 일평균 589만원을 사용했고, 박 의원의 장관 재임 기간 해외출장비는 일평균 1074만원이라고 밝혔다. 시민단체·언론사 등의 정보공개 청구로 드러난 내용이다.

박 의원은 재임 당시 각각 6박8일 일정으로 방미·방독해 총 1억7186만원을 썼다. 2021년 11월 17~24일 유엔 대테러실(UNOCT) 사무차장 면담과 MOU 체결차 미 워싱턴과 뉴욕으로 향했고 1억713만원을 썼다. 총 인원은 12명, 박 의원은 항공기 비즈니스와 퍼스트 좌석을 이용했다. 강연·대담 등 '촬영비용' 약 200만원도 포함됐다.

박 의원은 또 2022년 1월 8~15일 '한·독 형사사법 협력 증진' 취지로 총 6명 인원으로 독일을 방문했고 비용으로 6473만원이 쓰였다. 이 중 방미 비용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재인 정부 시절 법무부가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미국 출장 경비를 6840만원으로, 수행인원을 실제 11명이 아닌 5명으로 축소 공개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장관의 경우 지금까지 3차례 해외출장에서 총 1억3100만원을 썼다. 지난해 6월29일~7월7일 형사사법공조 강화를 위해 7박9일 일정으로 미 워싱턴과 뉴욕을 방문했다. 박 의원의 6박8일보다 하루 길지만 경비는 4840만여원만 사용했다. 출장 인원은 4명으로 박 의원의 3분의1 규모였다. 한 장관은 항공기 비즈니스 좌석을 이용했다.

결과 보고서를 보면 미 연방법무부, 연방수사국, 월드뱅크, UN 경제사회이사회, UN 감사실, 뉴욕 남부연방검찰청을 찾았지만 박 의원과 달리 사진이 함께 수록되진 않았다. 한 장관은 지난 3월엔 7박9일간 프랑스 파리·네덜란드 헤이그·독일 베를린을 순방했고 같은 달 세계 법무부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영국 런던도 찾았다. 출장비는 각각 5533만원(인원 6명), 2726만원(인원 4명)이다.

이런 정황은 지난달 초 조선일보가 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 때 재직한 전·현직 법무장관들의 해외출장비 내역 정보공개를 청구하면서 공개됐다. 조국 전 장관은 취임 35일 만에 물러났고, 추미애 전 장관은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출장을 다녀오지 않았다. 박상기 전 장관은 3차례 해외출장에서 총 1억1943만원을 썼다(일평균 702만원).

앞서 지난달 1일 국회 법사위에선 김의겸 의원이 한 장관의 '미국 출장비 과다지출' 의혹을 제기했다. 참여연대·녹색당 출신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가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행정소송에서 8월말 승소한 데 따른 것으로, 한 장관은 내역 공개에 응하되 지난 정부 장관들의 출장비 내역도 함께 공개 청구해달라고 했다.

이에 김 의원이 "또, 또 지난 정부 (거론한다)"며 지적하자 한 장관이 "지난 정부가 아니면 이승만 (초대)정부랑 비교를 하냐"고 응수하기도 했다. 한 장관은 "지난 정부 장관급보다 내실 있는 출장"이라고 자부했다. 이후 법무부는 행정소송 항소를 포기했고 언론사에 의한 문재인·윤석열 정부 법무장관 해외출장비 정보공개 청구가 이뤄졌다.

한편 장동혁 의원은 "야당발 가짜뉴스가 시민단체의 고발로 이어진 결과 장관의 공식적인 공무출장마저 정쟁거리로 전락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장관들의 외부 활동과 출장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경우 국익을 위한 외교 활동이 위축될 수 있는 만큼 정치인의 말과 행동에는 신중함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