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家 상속 소송 첫 변론…"김영식 여사도 서명" 경영승계 증거 공개

상속 협의 담당자 증언에 원고 측 동의 담긴 자료 제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LG(003550)가(家) 상속 소송의 첫 재판에서 상속인 간의 합의가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증언에 이어 증거가 다수 제출됐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에게 '경영 재산'을 승계해야 한다는 고 구본무 선대회장의 유지뿐 아니라 소송을 제기한 부인 김영식 여사가 서명했다는 자료가 제출된 것이다.

6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5일) 서울서부지법 제11민사부(부장판사 박태일) 심리로 진행된 세 모녀(한 부인 김영식 여사,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가 구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회복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에서 피고 측은 원고인 김 여사가 직접 서명한 동의서 등을 증거로 내세우며 상속 재산 분할 합의 과정을 공개했다.

피고 측이 제시한 증거 자료는 총 6건이다. 피고 측은 김 여사가 "본인 김영식은 고 화담 회장님(구 선대회장)의 의사를 좇아 한남동 가족을 대표해 ㈜LG 주식 등 그룹 경영권 관련한 재산을 구광모에게 상속하는 것에 동의함"이라는 문구와 함께 직접 서명한 동의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또 △구자경 명예회장의 경영 재산인 ㈜LG 주식을 모두 피고인 구광모에게 배분하는 데 동의한다는 원고측 3명(김영식, 구연경, 구연수)의 서명이 담긴 동의서 △서울클럽의 회원권의 소유자를 김 여사로 변경하는 요청서△구연경과 구연수에게 주기로 한 2.52%의 배분에 대한 비율 합의서 △선대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미술품을 누구에게 나눠줄 것인지 김 여사 자필로 적은 미술품감정평가서 △구연수씨 소유로 돼있는 뉴욕 아파트 매매 보고서 등 김 여사의 서명이 들어가 있는 자료가 제출됐다.

이날(5일) 양측은 유언장 공개 여부와 구 선대회장의 유지가 담긴 메모가 폐기된 경위를 놓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원고 측은 "상속 절차 과정에서 유언장이 있는 것으로 속았다"며 유언장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증인으로 출석한 하범종 ㈜LG 경영지원부문장(사장)은 "유언장이 있다고 한 적은 없고 구 선대회장의 유지가 담긴 문서가 있다고 말한 뒤 보여드렸다"며 "(메모는) 유언장도 아니고 상속이 이뤄지지 않아 상속세 신고 종결 이후 효용 가치가 없어져 업무 관행에 따라 폐기했다"고 했다.

또 "(유지에 따라) 경영 재산 일체를 모두 구 회장이 상속하는 걸로 합의해서 인감도장을 찍으러 갔는데 김 여사가 딸들이 주식 한 주를 못 받는 게 서운하다고 했다"며 "구 회장에게 이를 전달하고 안정적인 경영권 행사에 필요한 15%를 제외한 지분 2.52%를 원고들에게 상속하는 걸로 제안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하 사장은 구 선대회장 별세 즈음 ㈜LG의 재무관리팀장으로 상속 분할 협의를 맡았던 인물이다.

m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