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진] 1000만년 전 개구리에서 발견한 노란색…진화 미스터리 풀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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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00만년 전에 살다가 화석으로만 남은 고대 개구리의 몸통 색이 드러났다.
화석이 되면서 사라지는 색소의 흔적을 바탕으로 색소의 종류와 분포를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된 덕이다.
이따금 멜라닌 색소가 온전히 보존된 화석이 발견돼 화석 동물의 색을 재현한 사례도 있으나 대부분 화석에서는 멜라닌이 파괴돼 동물의 모습만 알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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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00만년 전에 살다가 화석으로만 남은 고대 개구리의 몸통 색이 드러났다. 화석이 되면서 사라지는 색소의 흔적을 바탕으로 색소의 종류와 분포를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된 덕이다. 멜라닌이 남아 있지 않아 색을 잃은 고생물이 자신의 색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티파니 슬레터 아일랜드 유니버시티 칼리지 코크(UCC) 교수 연구진은 6일 “멜라닌 색소가 화석화되면서 분해되는 패턴을 찾고 실제 화석에서 노란색을 내는 페오멜라닌 색소의 존재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아일랜드와 일본, 중국, 스웨덴 연구진이 함께 참여했다.
동물의 피부나 눈, 깃털에는 색소 단백질인 멜라닌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멜라닌 색소로는 까만색과 갈색을 내는 유멜라닌, 빨간색과 노란색을 내는 페오멜라닌이 있다. 대부분의 동물은 두 종류의 멜라닌 색소를 조합해 자신만의 색을 뽐낸다.
멜라닌의 종류와 분포를 분석하면 동물의 피부, 털 색을 유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멸종해 화석으로만 남은 동물의 색을 완전히 재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화석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안정성이 낮은 멜라닌 색소가 파괴되기 때문이다. 이따금 멜라닌 색소가 온전히 보존된 화석이 발견돼 화석 동물의 색을 재현한 사례도 있으나 대부분 화석에서는 멜라닌이 파괴돼 동물의 모습만 알 수 있을 뿐이다.
마리아 맥나마라 UCC 교수는 “동물의 사체가 화석이 되는 과정에는 강한 열과 압력이 작용해 대부분 생체 분자가 분해된다”며 “화석화 과정이 멜라닌 색소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면 멸종한 동물의 본래 색을 찾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검정색, 노란색, 흰색 깃털을 이용해 화석화 과정을 모사했다. 화석이 만들어지는 환경과 비슷한 섭씨 200도의 고온에 1시간 동안 가열한 후 수압을 이용해 대기압의 1.3배로 압축했다. 그 결과 멜라닌 색소는 화석화 과정에서 일정한 패턴으로 분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화석에서 페오멜라닌의 흔적을 발견하는 데도 성공했다. 1000만년 전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화석을 분석한 결과, 앞선 실험에서 나타난 멜라닌이 분해된 흔적이 발견됐다. 노란색을 내는 페오멜라닌도 발견됐는데, 분자 수준에서 화석의 페오멜라닌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맥나마라 교수는 “화석이 만들어질 때는 땅 속에서 강한 연과 압력에 의해 큰 변화가 일어나지만, 이때 모든 생체 분자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화석화 실험을 통해 가혹한 조건을 거친 생체 분자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단서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1000만년 전 화석에서 페오멜라닌이 발견되면서 독성을 둘러싼 진화학 난제가 해결될 가능성도 열렸다. 페오멜라닌은 세포에 독성을 나타내는 성분이지만 현재 동물에서도 흔히 발견된다. 진화학계에서는 진화 과정에서 독성 성분이 만들어진 이유와 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슬레터 교수는 “멸종한 동물의 색을 재현하는 것뿐 아니라 페오멜라닌을 둘러싼 진화학적 미스터리도 풀리길 기대한다”며 “앞으로 다양한 화석 연구를 통해 독성 물질이 널리 자리잡게 된 이유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6일 소개됐다.
참고자료
Nature Communications,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3-40570-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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