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호스트로서 후배들 세계무대에 다가가게끔 역할 다할 것”

이태권 2023. 10. 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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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경기)=뉴스엔 이태권 기자]

"가능한 후배들이 세계 무대에 한발 다가서게끔 여건 될 때까지 호스트로 계속 나설 것이다"

'탱크' 최경주(53)가 여건이 될 때까지 호스트로서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경주는 10월 6일 경기도 여주 페럼클럽에서 버디 1개를 잡는 동안 보기 3개, 더블 보기 1개를 기록하며 4오버파 76타를 적어냈다. 대회 1,2라운드에서 연이틀 4타를 잃은 최경주는 이틀 중간합계 8오버파 152타를 기록하며 사실상 컷 통과가 어려워졌다.

하지만 최경주의 표정은 밝았다. 후배들에게 국내에서 보기 드물게 어려운 코스 세팅을 경험시켜줬기 때문이다.

경기를 마치고 최경주는 "이번 대회 러프가 길어 티 샷이 관건이었고 세컨 샷으로 공을 핀에 가까이 붙이는 것이 중요했는데 핀 위치도 까다롭고 그린 경사때문에 공이 가장자리로 흘러 내려가는 홀도 많다보니 마치 US오픈에 나선것처럼 오랜만에 힘든 경기를 하면서도 행복했다"고 경기를 치른 소감을 전했다.

특히 이번 대회 내내 선수들에 악몽을 선사해 화제가 된 러프에 관해 최경주는 "사실 이렇게 길게까지는 러프 길이를 말씀드리지 않았는데 러프를 잘 길러주셨다. 골프장 입장에서는 프로들도 어려워하는 이런 세팅이면 일반인들도 즐길 수 없는 세팅으로 영업 손실을 감수하고 대회 준비를 한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코스 세팅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며 미소지었다.

이어 최경주는 "일반 골퍼들도 이러한 코스 세팅에서는 평소보다 10타 이상 높은 타수가 나올 것이다. 그런 경험을 해보시면 프로 선수들의 언더파가 얼마나 값지고 얼마나 수고가 큰 지 알아주실까 싶다. 선수들을 많이 응원해주시면 좋겠다"며 선수들에 대한 응원을 부탁했다.

이러한 난코스 세팅의 배경에는 후배들을 위한 최경주의 깊은 뜻이 있었다. 최경주는 "요즘 아시안투어, 일본투어, DP월드투어 등과 공동 주관하는 대회들이 많아지는데 이러한 막상 기회가 있어도 살리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단호히 말하며 "경험해보지 못한 코스를 맞닥뜨렸을 때 잘하려면 그에 대한 대비가 평소에 필요하다. 세계적인 대회에서는 코스에 대한 적응은 물론 아이언 샷과 티샷을 모두 잘 쳐야하는 것은 물론 참을 줄도 알아야한다. 대개 세팅 자체가 이번 대회 같은 식이기때문에 이번 대회 코스를 통해 젊은 선수들이 객관적인 위치를 파악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최경주는 "특히 선수들은 압박을 받는 실전 대회에서의 경험을 통해 배운다. 일례로 페어웨이에서 공을 치는데 디봇이 생기지 않을 정도로 딱�M하고 그린도 받아주지 않을 때는 9번 피칭웨지만 고집할 수 없다. 공을 세우기 위해 아이언도 잡아야 하는데 그러한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무대에서 산전수전 많은 경험을 한 최경주의 말은 분명히 일리가 있다. 올해 PGA투어 데뷔 시즌을 치른 김성현(25)은 코스에 대한 적응을 보완 과제로 꼽았다. 또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한 김아림(28)은 코스에 맞는 9가지 구질을 완벽하게 구사하기위해 몇년째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경주는 특히 젊은 선수들을 두고 "아이언 샷이 정교함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유를 막론하고 아이언 샷은 핀 근처에 안착해야 하는데 요즘 선수들은 거리도 많이 나가고 퍼트도 잘하는 데 이 부분이 떨어진다. 다양한 방법으로 핀 근처에 공을 보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는 실력이 아닌 준비의 문제다. 대회를 통해서 준비를 잘해나갔으면 좋겠다"고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최경주는 "선수들이 더 큰 무대로 진출했으면 좋겠다. 실력에 맞춰서 아시아투어부터 시작해 일본, DP월드투어 등 자신에게 맞는 더 큰 무대로의 활약을 주저하지 않으면 좋겠다"며 후배들의 성장을 독려했다. 골프 인생을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의 진심이 묻어나는 조언이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선수들의 실력 향상을 꾀할 뿐 아니라 선수들을 환대하는 대회를 만들기 위해서도 노력한 최경주였다.

최경주는 "지난 1999년 잭 니클라우스로부터 초청을 받아 메모리얼 토너먼트에 처음 출전했을 때 필드 대부분의 선수들이 나를 몰랐는데 호스트인 잭 니클라우스만큼은 카트를 타고 다니며 나를 비롯해 모든 출전 선수를 환대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하며 "호스트라면 마땅히 선수들에 선물이라든지 선수뿐 아니라 식구들까지 식사 케이터링까지 해주는 것 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경주는 이날 고향 완도에서 전복 900미를 공수해 선수들과 캐디, 선수 가족 및 대회 관계자에 특별식을 제공하기도 했다. 최경주는 "경기는 망쳤지만 전복은 대박이었다. 재단 이사장께서 공수해주셨는데 후배들이 감사인사를 하는 것을 보고 흐뭇했다. 대회 기간 화제거리도 되고 앞으로는 케이터링을 조금 더 확대해나가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이어 최경주는 "여건이 되는 한 호스트로서의 역할을 계속 해나가고 싶다. 다행히 스폰서를 맡고 있는 현대해상에서도 꾸준히 함께 한다는 입장이고 그룹 차원에서도 KPGA를 보다 활성화시키고 싶어해서 감사하고 있다"며 호스트로서의 역할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선수 최경주로서의 계획은 어떨게 될까?

최경주는 "PGA 챔피언스투어 플레이오프 3개 대회가 남아서 출전을 하면 시즌이 마무리가 된다. 내년 1월 하와이에서 열리는 PGA투어 소니 오픈에 뛰게 해달라고 요청을 해놨는데 받아들여지면 1월부터 PGA투어에 출전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경기력이 회복되고 있는데 아이언 샷이 예전같지 않다. 몸의 유연성도 끌어올리고 내년에는 기회가 되면 PGA투어 출전을 늘리고 싶다. 기왕 은퇴하지 않을 거면 예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내가 생각하는 폼의 활약은 펼쳐서 남은 선수 생활을 잘 마무리 하고 싶다"고 전했다.

(사진=최경주/KPGA제공)

뉴스엔 이태권 ag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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