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만둣집을 유니콘으로" … 자영업도 벤처투자 받는다
가글·정장 등 105개업체 참가
34개팀에 최대 4천만원 지원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육거리소문난만두'는 1970년대 길거리 포장마차 영업을 시작으로 3대가 50년간 명맥을 이어온 '노포' 만둣집이다. 그러나 2대 사장이 나이가 들면서 후계자를 구하지 못해 폐업을 고민할 처지가 됐다. 마침 만둣집 인근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단골 손님 이지은 씨(38)가 3대 바통을 이어받아 현재까지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4일 오후 수백 명의 투자자와 청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커다란 무대에 올랐다. 투자자들을 상대로 새로 개발한 '비건만두'를 홍보하고 제품화를 위한 투자자금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그는 청중을 향해 "고기를 사용하지 않고 무말랭이를 만두소 베이스로 사용한 비건만두를 개발했다"며 "쫄깃한 무말랭이의 식감이 고기와 차이가 별로 없고 무에서 단맛이 나와 설탕을 쓰지 않고도 달콤한 만두소를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5분간 진행된 발표를 마치자 투자자들은 "다른 대형 식품회사와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비건만두 시장의 성장성은 어떻게 보는가" 등을 앞다퉈 묻기 시작했다.
치과의사 출신 고성준 대표가 세운 '주식회사 고차원'은 농축 가글용액인 '리브러쉬'를 주요 품목으로 내세웠다. 구강질환 예방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는 환자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껴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고 대표는 "리브러쉬 한 병에는 일반 가글 100병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농축된 성분이 담겨 있다"며 "가글 1회당 사용 비용은 기존 가글의 3분의 1이고 이에 따라 병도 작아져 플라스틱 쓰레기를 10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들이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날갯짓을 하고 있다. 지난 4~6일 사흘간 경기 광명시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2023 라이콘: 강한 소상공인 파이널 피칭 오디션' 현장은 사업 투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오디션에 참석한 소상공인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라이콘'은 라이프스타일, 로컬, 유니콘의 합성어로 '지역 특화 기업형 소상공인'을 의미한다.
지난 6월에 열린 1차 오디션을 통과한 105개 팀은 3개월간 사업모델 고도화 작업을 했고 사흘간 열린 파이널 피칭 오디션에서 최종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파이널 오디션을 통과한 34개 팀에는 스케일업(성장)을 위한 사업화 자금이 최대 4000만원씩 지원된다. 행사장 밖에서는 파이널 오디션에 참여하는 참가자들이 전통 처마 곡선을 디자인에 활용한 남성 수제 정장, 원주 쌀로 만든 소주, 동해에서 잡은 해산물로 만든 건어물, 전통 방식으로 만든 양갱 등 아이디어 제품을 전시하며 투자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행사장 옆에 마련된 전시 부스를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응원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많이 팔아봅시다" "세계로 뻗어나가 봅시다"라고 말하며 상인들의 설명을 열심히 경청했다.
[이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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