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틱한 엑시트 외친 김행···청문회장 줄행랑 친 이유 살펴보니

2023. 10. 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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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파행···10분 정회 선포 후 복귀 안해
코인·주식·김건희 여사와의 관계 등 불거진 의혹에 여야 공방
권 위원장 “오늘 자정까지 기다릴 것”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한경DB)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6일 김 후보자와 여당의 불참으로 파행됐다. 5일 열린 국회 여성가족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권인숙 위원장이 김행 후보자의 자료 제출 미흡을 질타하며 “의원들의 질의를 도저히 감당 못하겠으면 사퇴를 하셔라”고 말했다. 

이에 여당의원들은 “위원장이 중립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반발하며 김행 장관과 함께 퇴장을 시도했다. 여야의원들의 고성으로 얼룩진 청문회장을 수습하기 위해 권 위원장은 10분간 정회를 선포했다. 이때 청문회장을 나선 김 후보자는 다시 복귀하지 않고 있다. 
 
김 후보자가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에 오른 직후부터 청문회장까지 이어진 의혹에 대해 야당의원들은 “후보자의 자질보다 죄질을 물어야 할 때”라며 비판했다. 

코인·주식파킹·김건희 여사 등 의혹으로 불거진 청문회장 
5일 국회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문정복 의원은 김 후보자에 “성공한 코인쟁이라는 의심을 떨 칠 수 없다”면서 2018년 블록체인 기업 스팀잇과 위키트리의 협약을 문제 삼았다. 

문 의원은 “위키트리가 생성한 콘텐츠를 스팀잇에 업로드하면 스팀잇은 코인으로 기사 비용을 준다”며 "더 많은 코인을 받으려고 위키트리가 어뷰징도 하고, 결과적으로 어마어마한 코인을 축적했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8년 상장한 스팀코인은 2021년에 급등했고, 이는 망하던 회사 가치가 폭등한 시기와 일치한다"며 "코인 지갑을 오픈해 내역 공개가 가능한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스팀잇과 코인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없는데 내용을 어떻게 공개하나"라며 "'코인쟁이'가 아니다. 그것으로 돈을 번 적이 없다. 그렇게 이야기하지 말라"며 강하게 부정했다.

문 의원이 지적한 코인 의혹과 연관성이 있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발언 의혹이다. 김 후보자가 공동 창업한 인터넷 매체 ‘위키트리’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의 소지가 있는 기사 및 발언을 했다며 야당의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5일 인사청문회에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싫어요 207번 외쳤으나 제자에게 몹쓸 짓한 60대 교수’, ‘30대 남성 집들이 한 후 정말 파렴치한 짓 저질렀다’, ‘“xx빠는 것 아니야” 여자 동기를 집단 성희롱한 남자 생도들’ 등 위키트리에서 작성한 기사제목을 예로 들면서 “‘몹쓸 짓’, ‘파렴치한 짓’ 같은 표현으로 가해행위의 심각성을 축소하는 잘못된 보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고 모욕감을 안길 수 있는 아주 악의적인 이미지들만 골라 썼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야당의원 지적에 “저도 부끄럽고 이게 현재 대한민국의 현실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한 2012년 9월 위키트리 쇼셜방송 ‘김형완의 시사인권 토크’에 출연한 김 후보자는 “낙태가 금지된 필리핀에서는 한국인 남자들이 취하고 도망쳐도 여자들이 아이를 다 낳는다”며 “임신을 원치 않지만 너무 가난하거나 남자가 도망갔거나 강간을 당했거나 어떤 경우라도 여자가 아이를 낳았을 적에 사회적 경제적 지원 이전에 우리 모두가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톨러런스라고 할까, 이런 것이 있으면 여자가 어떻게 해서든 키울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같은 날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이 “여성이 강간을 당해도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발언을 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김 후보자는 “전혀 없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낙태 관련 발언 논란에 대해서도 “대표적 가짜 뉴스”라며 “60년 내 인생을 이렇게까지 매도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에 관해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 중 하나는 주식 파킹 의혹이다. 2013년 청와대 대변인 임명 당시 회사 지분을 손위 시누이, 배우자의 친구 등에 넘겼다가 재인수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김 후보자는 백지신탁 결정을 통고받은 후 회사 주식 매각을 위해 노력했지만 부채 등으로 매수자를 찾지 못해 배우자 소유 지분을 시누이가 떠안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 의혹에 대해서도 김행 후보자는 재차 부인했다. 야당에서 의혹의 근거로 내밀고 있는 ‘월단회’는 문화계 사교 모임이다. 이 모임에 김건희 여사와 공훈의 전 위키트리 대표가 함께 속해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김 후보자와 김건희 여사와의 연결고리가 월단회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행 후보자는 위키트리 공동 창업자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김 후보자는 김 여사와의 친분 관계에 선을 그었다. 지난달 14일 인사 청문 준비단 사무실에 첫 출근길에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 의혹에 대해서도 ‘가짜뉴스’이자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다. 이어 “나는 70년대 학번이고 여사님은 70년대생인데 어떻게 연결이 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여사님과 학연, 지연에서 걸리는 게 전혀 없다. 친분관계를 맺기에는 너무나 먼 그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6일 재차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도 김 후보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권 위원장은 “후보자가 출석하지 않아서 인사청문회를 실시할 수 없어 정회하고자 한다”며 “오늘 자정까지 기다리겠다”고 언급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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