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 무게감 깨달은 강백호 “국제대회 부담감 컸다…책임감 가지고 최선 다하는 모습 보여드릴 것” [AG인터뷰]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3. 10. 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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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대회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려서 항상 부담감을 안고 했다. 잘하든 못하든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부진 탈출의 발판을 마련한 강백호(KT위즈)가 결승전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지난 2018년 2차 1라운드로 KT의 지명을 받은 강백호는 올해까지 658경기에서 타율 0.312(2451타수 765안타) 95홈런 408타점 32도루를 기록,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성장했다.

국제대회에서의 연이은 시련은 강백호를 한 뼘 더 성장시켰다. 사진(사오싱 중국)=이한주 기자
다만 그는 국제대회에서만큼 웃지 못했다. 2020 도쿄 하계 올림픽에서 개인 성적(타율 0.308)은 좋았지만, 동메달 결정전이었던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경기에서 패색이 짙던 순간 껌을 씹는 모습이 포착됐다. 당시 한국이 노메달에 그쳤고, 강백호는 다소 억울하게 많은 비난을 한 몸에 받아야 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악몽은 계속됐다. 그는 조별리그 1차전이었던 호주와의 경기에서 한국이 4-5로 뒤진 7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하다 베이스에서 발이 떨어져 상대 2루수에게 태그 아웃되는 본헤드 플레이를 범했다. 해당 경기에서 한국이 7-8로 패했고, 끝내 1라운드에서 탈락하며 이번에도 강백호는 많은 질책을 피하지 못했다.

절치부심한 강백호는 현재 펼쳐지고 있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했지만, 6일 중국전 전까지 14타수 2안타에 그치는 부진에 시달렸다. 그 결과 한 때 4번 타자의 중책을 맡기도 했었던 그는 6번 타순까지 내려가며 자존심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어야 했다.

그랬던 강백호가 마침내 살아났다. 그는 6일 중국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중국과의 대회 야구 슈퍼라운드 두 번째 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한국의 승리를 견인했다.

경기 초반부터 강백호는 쾌조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양 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선 2회초 첫 타석에서 중국 선발투수 왕웨이이의 6구를 받아 쳐 우익수 앞으로 향하는 안타를 생산했다. 후속타자 김주원이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그는 득점까지 올렸다.

기세가 오른 강백호는 한국이 3-0으로 앞서 있던 3회초에도 매섭게 방망이를 돌렸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좌완 불펜 자원 왕샹의 6구를 통타해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이는 강백호의 이번 대회 첫 홈런이자 태극마크를 달고 쏘아올린 첫 아치였다. 앞서 그는 2019 프리미어12, 도쿄 올림픽, WBC에 출격했으나, 홈런은 때려내지 못했다.

궤도에 오른 강백호는 5회초에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중국 불펜투수 정차오췬의 5구를 공략해 중견수 방면으로 흐르는 안타를 터뜨렸다. 이번에는 아쉽게 득점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이후 6회초 1루수 땅볼로 잠시 숨을 고른 그는 8회초 볼넷을 얻어내며 이날 경기를 마쳤다. 최종성적은 4타수 3안타 1홈런 1사사구 1타점 2득점.

이 같은 강백호의 활약에 힘입은 한국은 중국을 8-1로 완파하며 결승행 티켓과 마주하게 됐다. 상대는 앞선 조별리그에서 한국에 0-4 완패라는 쓰라린 결과물을 안긴 대만이다.

중국전이 끝나고 만난 강백호는 대만전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강백호가 살아난다면 류중일호 타선의 파괴력은 한층 더 강력해 질 수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경기 후 만난 “앞선 경기에서도 좋은 타구들이 몇 개 있었는데, 결과로는 이어지지 못해서 좀 아쉬웠다. 오늘 괜찮아진 것 같아서 내일 경기가 기대된다”며 타격감이 올라왔다는 취재진의 발언에 “아직 모르겠다. 국제대회에서는 컨디션보다는 그날의 분위기나 선수들의 책임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첫 타석이 잘 풀렸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백호는 “컨디션이 좀 많이 떨어져 있었는데, 대한민국 선수들이 정말 좋은 경기 결과를 보여줬다. 그래서 부담이 좀 덜어진 것 같다. 정말 고맙다”며 “남은 한 경기에서 우리나라 대표 선수로 바라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대만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위에 말했듯이 조별리그에서는 한국에 패전을 안겼다. 특히 당시 대만의 선발투수였던 좌완 린위민은 6이닝 4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한국 타선을 꽁꽁 묶은 바 있다.

해당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었던 강백호는 “내일 경기는 선취점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선취점을 내준다면 우리 투수들이 충분히 막아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첫 타석부터 좋은 경기력을 보여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대만 투수들도 좋지만, 우리 선수들의 경기 감각도 많이 올라와서 충분히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내일은 경기 차가 크지 않은 타이트한 경기가 될 것 같은데, 빠른 선취점이 승부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욕을 약속했다.

연이은 국제대회에서의 불운 및 부진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강백호. 그러나 이는 그를 한 뼘 더 성장시키며 태극마크의 무게를 알게했다.

“국제대회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려서 항상 부담감을 안고 했다. 이번 대회만큼은 정말 기대해주시는 만큼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었다. 집중도 많이 했다. 그런데도 국제대회는 한 경기, 한 경기가 매우 어려웠던 것 같다. 정말 중요한 경기가 내일 하나 남았다. 잘하든 못하든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강백호의 말이었다.

사오싱(중국)=이한주 MK스포츠 기자

[사오싱(중국)=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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